23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서 주총 개최
KB노조, 지난해 11월 하승수 변호사 추천 이후 두 번째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추천…찬성률 4.23%로 부결
노조 측 제안 정관변경 안건 모두 부결…신임 사외이사에 선우석호 서울대학교 교수 등 선임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KB금융지주의 두 번째 ‘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 시도가 또다시 주총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됐다.
KB금융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노조가 주주 제안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사외이사 추천 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안건이 통과되려면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대비 25% 이상, 출석 주주의 과반 이상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찬성률은 출석 주식수 대비 4.23%에 쳤다.
앞서 노조는 지난 11월 개최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참여연대 출신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당시 찬성률은 17.78%였다. 이때 국민연금(9.68%)이 찬성 의사를 밝혀 노조에 힘을 실었던 반면 이번 권 교수 노조 안건에 대해선 반대 의사를 표했다.
두 번째 좌절에도 노조는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주주제안 방식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반대를 표시한 국민연금은 노조의 안건에 대해 “현재 KB금융 이사회의 구성상 주주제안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조가 올린 정관변경 안건도 이날 모두 부결됐다. 낙하산 인사의 이사 선임 배제를 위해 정관 제36조를 변경하는 제7-1호 의안은 출석 주식 수 대비 찬성률 4.29%로 부결됐다. 대표이사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배제하기 위해 정관 제48조를 변경하는 제7-2호 의안은 출석 주식 수 대비 찬성률 31.11%로 부결됐다. 정관변경 안건의 경우 통과되려면 출석 주식수 대비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신임 사외이사에는 선우석호 서울대학교 교수, 최명희 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 정구환 변호사 등 3명이 선임됐으며 임기는 2년이다. 유석렬·박재하·한종수 등 3인의 기존 사외이사는 연임됐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도 노사는 강하게 대립했다. 노조는 주총의 진행을 맡은 윤종규 회장을 향해 “채용비리 의혹이 걸려있는 상황에서 의사봉을 들고 있는 게 적절하냐”라고 지적했고 윤 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성실 협조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