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스마트폰 시장 겨냥한 중국의 리튬 싹쓸이 전략에 담긴 두마리 토끼몰이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자동차배터리와 휴대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리튬시장에서 중국기업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어 독과점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31일 미국 IT전문매체 쿼르츠에 따르면 중국의 최대 리튬생산업체 티엔치리튬은 최근 수년간 세계 곳곳의 리튬광산 관련회사 지분을 무섭게 인수하면서 리튬시장의 지배권을 확대하고 있다.
티엔치리튬은 지난 17일 41억달러(4조3900억원)를 들여 캐나다 비료회사인 뉴트리엔으로부터 칠레 최대 리튬광산회사인 SQM의 지분 24%를 인수해 2대주주에 올라섰다.
티엔치리튬은 앞서 지난 2014년 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광산 호주 탈리슨의 지분 51%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티엔치리튬은 중국 쓰촨성과 티베트 시가체 지역에 리튬광산을 보유한 중국의 대표적인 리튬생산회사다.
이런 상황에서 칠레 SQM 지분까지 인수, 사실상 전세계 리튬 공급량의 절반 이상이 직간접으로 티엔치리튬의 통제권 아래 들어간 셈이 됐다.
SQM의 지분인수에는 중국정부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당초 칠레정부는 티엔치리튬이 지분을 인수할 경우 특정기업의 독점적 지배력이 강화될 것을 우려해 지분매각에 반대해왔다.
그러자 중국정부가 직접 나서 칠레정부를 압박하며 거래가 성사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했다.
중국정부와 티엔치리튬의 합작은 표면적으로는 중국 내수시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은 전세계 리튬소비량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소비국이다.
2015년 중국정부가 발표한 전기차 육성계획이 기폭제가 됐다. 배터리로 움직이는 전기차는 리튬이 필수적이다. 리튬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전기차 개발은 꿈도 꿀 수 없다.
리튬은 배터리 외에 스마트폰, 노트북 생산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자원이다.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정부가 국영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리튬을 사용하는 관련산업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국영기업의 왕성한 리튬광산 쇼핑은 단순히 중국시장을 겨냥한 것만은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계속되는 지분인수는 공급량을 틀어쥐어 전세계 리튬시장을 좌지우지 하겠다는 중국정부의 야심이 숨어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리튬가격은 최근 수년간 3배 이상 뛰었다. 테슬라로 대표되는 전기차 붐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불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의 추산에 따르면 2030년에는 전기차 생산이 지금보다 30배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도 전기차 생산에 열심이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75만대의 전기차가 팔렸다. 2016년에 비하면 50%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중국정부는 2025년에는 전체 자동차판매량의 2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리튬광산에 대한 중국정부의 집착은 싼 값에 계속해서 리튬을 공급해서 자국의 전기차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리튬자원에 대한 지배력을 높여 궁극적으로는 세계시장을 주무르겠다는 두가지 목표를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