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로 본 청년 취업대란]⑥ ‘면까몰’에 담긴 취준생의 두 가지 심리

강이슬 기자 입력 : 2018.07.17 11:24 ㅣ 수정 : 2018.07.17 11:24

[신조어로 본 청년 취업대란]⑥ ‘면까몰’에 담긴 취준생의 두 가지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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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지난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마포구 일자리 매칭데이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고 있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면접은 결과를 까보기 전까지는 알지 못한다고 해서 '면까몰'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 연합뉴스


면까몰 = 면접은 까볼 때까지 모른다
 
불합격인 줄 알았는데 합격…면접 망친 취준생에게는 ‘실낱같은 희망’
 
합격인 줄 알았는데 불합격...면접 공정성에 대한 ‘의심’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1. 한 기업 총무과에 지원한 A씨는 1차 면접에서 ‘탈락’을 예상했다. 면접관이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에 관련된 질문을 했으나, A씨가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를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올해 분기보고서를 보지 못했다고 솔직히 대답하고,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답변했다. 당연히 떨어졌을 거로 생각했는데, 면접 전형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2. B씨도 면접을 망쳤다. 지원한 기업을 열심히 공부했는데, 역시 ‘상황질문’에서 말문이 막혔다. ‘상사와 사막을 가는데 상사가 맡긴 ’바늘‘을 잃어버렸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말 그대로 ‘어버버’하다가 면접이 끝났다. 면접 후 낙심하고 있었지만, 친구들이 ‘면까몰’이라며 위로해주었다. B씨도 인터넷에 수없이 돌아다니는 ‘면까몰’ 사례를 보면서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합격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면까몰’이란 ‘면접은 까볼 때까지 모른다’의 준말이다.
 
면접장에서는 면접을 망쳐 탈락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결과를 까보면 합격인 경우가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완벽한 대답으로 지원자 스스로 합격을 예상했으나, 막상 탈락하기도 한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면접 결과는 지원자의 예측이 힘들다는 의미다.
 
‘면까몰’에는 취준생의 두 가지 심리가 녹아있다.
 
첫째는, 예상과 다르게 합격한 사례들을 보며 자기 위안으로 삼는 것이다. 실제로 ‘면까몰’ 사례로 붙는 합격자에게는 면접에서 합격하는 순간 ‘면까몰’은 지나가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면접 전형 탈락이 예상되는 지원자에게 ‘면까몰’은 그야말로 실낱같은 희망이자 자기 위안이다.
 
높은 청년 실업률에 면접 전형 탈락은 취업준비생 기간의 연장을 의미하기 때문에 취준생에게 ‘면까몰’은 면접 합격을 바라는 간절한 심리가 만들어낸 신조어이다.
 
둘째는, 면접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다. 당연히 면접 전형에서 합격할 줄 알았으나 막상 결과를 까보니 탈락할 경우, 면접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면까몰’은 면접 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의미한다.
 
최근 AI를 서류심사와 온라인 면접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하나씩 늘고 있다. 면접의 공정성 때문이다. 이는 면접관이 보는 면접은 공정하지 못할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한다.
 
실제로 인크루트 설문조사에서 AI 채용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의견이 50.9%로 아슬아슬하게 절반을 넘었다. 찬성하는 이유는 ‘부정행위 검증’이 22.6%로 가장 높았다. 또 ‘채용시스템 기록 확인을 통해 기업의 채용비리문제 해결할 수 있다’는 답변도 17.1%나 나타났다. 취업준비생에게 면접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인식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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