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다수 10월 기준금리 동결 예상
(뉴스투데이=송은호 기자)
한·미 금리 차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정부의 금리 인상 압박 등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수의 국내 증권사들이 오는 18일 열리는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7개의 증권사 중에서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5개 증권사는 한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5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15일 유안타증권과 IBK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 3곳 역시 한은이 10월에는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같은 관측의 근거가 되는 경제지표는 2가지이다.
첫째 지표, 경제성장률 둔화…OECD 및 IMF 등 한국 성장률 하향 조정
둘째 지표, 실업률 악화 등 경기 지표 전반적 악화
첫째, 경제성장률의 둔화이다. 한국은행은 현재 경제지표와 앞으로의 경기 전망을 고려해 금리를 결정한다. 이론적으로 시중금리는 기준금리를 따라가는데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은 자금조달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투자를 늘리고, 이에 따라 고용이 늘어난다. 또한 가계는 금리가 낮을 때 저축보단 소비를 늘리게 된다. 즉, 경기를 부양시켜야할 때는 기준금리를 낮추고 반대로 경기가 호황일 때는 물가 상승 위험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높인다고 할 수 있다.
한·미 간 금리격차 확대 등과 같은 외부적인 금리인상 압박 요인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것은 국내 경기 여건이 금리 인상은커녕 인하를 바라볼 만큼 부진하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 김지나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한·미 금리 차 확대로 ‘금융 안정’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면서도 “'경제적 논리'만을 본다면 기준금리 동결이 마땅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지난주 국내 성장률을 기존 3.0%에서 2.8%에서 0.2%p 하향 조정하고 내년 성장률은 2.9%에서 2.6%로 낮췄다”며 “또한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그린북에서도 경제 회복이라는 단어가 삭제됐다”고 덧붙였다.
유안타증권 정원일 연구원은 “대내외 금리 차 확대와 자본유출 우려, 전월대비 상승한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 등으로 금리 인상의 명분은 세워졌다”면서도 10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둘째 지표는 실업률 등 고용지표 악화이다.
정 연구원은 “7~8월 신규 취업자 수 증가폭은 1만명에도 미치지 못했고 9월 역시 4만 5000명에 그쳐 고용지표에서도 경기 둔화세가 지속적으로 관찰됐다”며 “또한 국내 실업률은 평균적으로 3.0% 초중반을 기록했는데 올해 4.0%를 넘은 적이 여러 번 인데다 9월 역시 4.0% 기록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금통위가 열리는 18일, 한국은행은 10월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는데 성장률을 하향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며 “그런데 성장률을 하향하는 동시에 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 구혜영 연구원은 “펀더멘털을 분석해보면 7월이나 8월 금통위에 비해 금리 인상요인은 오히려 악화됐다”며 “특히 고용지표는 올해 상반기보다 저조해 연내 동결이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한·미 금리 격차 확대보다 경제상황의 차이가 더 심각?
실제로 최악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월별 취업자수 증가폭도 2개월 연속 10만명 아래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호황일 때 쓰는 ‘금리 인상’ 카드를 쓰기에는 부적절한 것이다.
결국 미국은 경기호황이 지속됨에 따라 금리 인하를 지속하고 있지만 한국은 오히려 금리 동결 혹은 인하를 선택해야 하는 불황의 그늘에 머물러 있다. 이 같은 한·미 간 경제상황 차이로 인해 한·미 간 금리격차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10월 금리 동결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