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올해 4대 그룹 신년사 키워드는 ‘생존·미래·고객’
삼성·현대자동차·LG 등 신년사 발표…위기대응과 신성장동력 발굴 강조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국내 4대 그룹의 올해 신년사에선 세계적인 경영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위기대응과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성장동력 발굴이라는 과제를 안은 그룹총수들의 고민이 엿보였다. 아울러 고객과 사회의 행복을 추구하는 상생 메시지도 담겨 있었다.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4대 기업은 2019년 기해년(己亥年)을 맞아 2일 일제히 신년사를 발표했다. 삼성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대신 지난해 말 승진한 김기남 부회장이 새해 인사말을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직접 신년사를 내놨다.
4대 그룹은 공통적으로 올 한 해 경영 위기에 대비한 회사의 생존 전략을 모색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갈등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 대내적으로는 국내 최저임금 인상 변화와 내수 침체 등 이어진 악재가 올해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녹록지 않은 환경 속에서 고객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겠다는 다짐을 내놨다.
동시에 이들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 전환기에 새 먹거리 발굴을 최대 과제로 인식하는 모습이었다. 예측 불가능의 신기술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러한 기술들의 융·복합이 필요한 시장 변화에 대한 긴장감을 드러냈다. 회사의 최대 목표는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동력 육성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방점이 찍혔다.
■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위기 극복하고 초일류 100년 기업 도약하자”
삼성전자는 그룹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최고경영인 김기남 부회장이 신년 다짐을 전했다. 김 부회장은 이날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반도체 고점 위기 극복과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해 과감한 도전과 투자를 하자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2019년은 삼성전자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라면서 “10년 전에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도약한 것처럼, 올해는 초일류·초격차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자”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제품과 혁신 기술로 신성장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건설적인 실패를 격려하는 기업 문화, 신기술에 대한 과감한 도전과 투자로 미래 지속성장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친환경차·자율주행차 등 신사업으로 4차 산업 주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날 양재동 사옥에서 그룹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직접 시무식을 주재하며 신년사를 발표했다. 정 부회장은 “지금까지 성장방식에서 벗어나 우리의 역량을 한데 모으고 미래를 향한 행보를 가속화 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미래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4차산업 혁명 시대를 주도해 나가겠다”면서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2025년까지 친환경차 44개 모델, 연간 167만대 판매와 2021년 국내 자율주행 친환경 로보택시 시범운영, 그룹차원의 독자적인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 모델 구축 등을 제시했다.
■ SK 최태원 회장, “고객과 사회의 ‘행복’ 추구…사회적 가치 창출 강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신년회에 참석해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더 큰 행복을 만들어 사회와 함께하자고 강조했다. 특히 최 회장의 경영철학이자 사업전략인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토대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육성을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회사의 제도 기준을 ‘관리’에서 ‘행복’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회사의 핵심성과지표인 KPI의 사회적 가치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KPI에 사회적 가치 항목을 새롭게 추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그는 “‘구성원’의 개념을 고객, 주주, 협력사, 사회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동시에 조직 내에서는 인사하기, 칭찬하기, 격려하기 등 작은 실천을 더해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LG 구광모 회장 “LG의 미래, 답은 고객”…‘고객’만 30번 언급
LG그룹은 지난해 취임한 구광모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새해 인사말을 전했다. 신임 총수의 첫 신년 행사답게 올해에는 기존 시무식 장소였던 LG 트윈타워(본사) 대신 LG의 새로운 연구개발(R&D) 메카인 마곡 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됐으며, 임직원들은 캐주얼 정장 복장으로 참여해 격식을 없애는 등 파격적인 변화가 눈길을 끌었다.
구 회장은 “지난해 6월 ㈜LG 대표로 선임된 후, LG가 쌓아온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더 높은 도약을 위해 변화할 부분과 LG가 나아갈 방향을 수없이 고민해 보았지만 결국 그 답은 ‘고객’에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10분간의 스피치 중 ‘고객’이란 단어를 총 30번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구 회장은 ‘LG만의 진정한 고객 가치’에 대한 세 가지 기준으로 △고객의 삶을 바꾸고 감동을 주는 것 △고객에게 남보다 앞서 주는 것 △고객 가치를 지속적으로 만드는 것 등을 제시하면서, “고객과 사회로부터 진정 사랑받는 LG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저부터 멈추지 않고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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