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 빈통장 부여잡고 알바 고민하는 직장인, 그 이름은 갑통알’
월급 받은 지 평균 16일만에 소진, 이후 37만원은 신용카드나 대출로 충당
'갑통알(갑자기 통장을 보니 알바를 해야할 것 같다)'되뇌이며 알바 모색
직장인의 70%가 현 직장에 불만, 낮은 연봉이 불만의 가장 큰 이유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월급이 로그인 하셨습니다” 월급이 입금됐다. 하지만 동시에 ‘00카드: 퍼가요~♡’, ‘00카드: 퍼가요~♡’(중략) ‘의료보험: 퍼가요~♡’, ‘교통카드: 퍼가요~♡’ 순식간에 출금되면서 “월급님이 로그아웃 하셨습니다.”
이 내용은 한 네티즌은 월급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장면을 재치있게 묘사하면서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유포됐다.
월급이 입금되는 동시에 무자비하게 빠져나가는 금액들을 보곤 직장인들 사이에 ‘텅장(‘텅빈 통장’의 준말)’이 부상했다. 하지만 여기서 나아가 이제는 부족한 텅장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생각하는 직장인들도 늘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갑통알’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갑통알’이란 “갑자기 통장을 보니 알바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의미다. 월급이 들어온 통장은 쥐도 새도 모르게 잔고가 빠져나가고 비어 있는 통장을 보고 아르바이트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풍자한 것이다.
실제로 직장인 3명 중 2명은 월급을 받은 날로부터 16일이 지나면 모든 월급을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직장인 8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7.6%(603)가 월급을 받고 난 뒤 다음 월급날 이전에 월급을 다 써버린다고 답했다. 그중 소진하는데 걸린 시간은 평균 16일(여성 15일, 남성 17일)로 집계됐으며 월급 소진 후 평균 37만원을 신용카드나 대출 등으로 충당해 다음 월급날까지 버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 보니 현 직장을 다니면서 알바를 해서 경제적 여유를 찾으려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더 연봉이 높은 직장을 찾아 이직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런 현실로 인해 직장인 중 무려 70% 가까운 사람이 자신의 직장에 불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 수준에 대한 불만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이달 초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7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 직장 만족도 및 이직에 대한 인식 조사’결과 불만족 비율이 여성직장인(73.3%)이 남성직장인(65.4%)에 비해 높았다. 특히 중소기업 근무자 중 72.2%가 불만족한다고 밝혀 대기업 (59.3%)·공기업(58.7%) 직장인 대비 약 13%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다.
현 직장에 불만족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연봉수준이 38.8%(복수응답)로 가장 높았다.
'갑통알'의 악순환으로 인해 취업을 해도 다시 취업시장으로 나오는 게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겪는 쓸쓸한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