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액제 클라우드 VR 게임…5G로 HMD 무선화
저사양 환경에서 ‘비트세이버’ 등 고사양 게임 즐겨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LG유플러스가 후진 없는 ‘콘텐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6월 증강현실(AR) 콘텐츠 스튜디오 증설 계획을 낸 데 이어 이번에는 직접 월정액제 서비스인 ‘5G 클라우드 가상현실(VR) 게임’ 계획을 내놓고 이달부터 체험 공간을 마련한다.
이 서비스는 중앙 서버에 게임을 설치하고 이를 원격 조종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때문에 게임을 사용자의 컴퓨터나 콘솔에 설치할 필요도 없고 저사양 환경에서도 원활한 통신 환경만 갖춘다면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머리에 쓰는 VR용 고글(HMD)에 케이블을 연결하던 과정도 5G 적용에 따라 무선화된다.
2일 LG유플러스는 서울 용산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사업 선정 계기와 특징, 파트너사인 카카오VX·롯데월드와의 협업 사항 등을 공개했다. 다만 구체적인 월정액 요금 규모는 이용자들의 실제 이용 수요를 집계한 후에 결정될 예정이다.
관여하게 될 영역은 이미 시작된 HMD 보급에서부터 협업을 통한 콘텐츠 제작, 유명 게임의 입점 제휴, 플랫폼 생태계 조성, 월정액 구독형 서비스 운영 등에 이른다.
이날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전무)은 VR 게임에 클라우드를 도입하기로 한 배경과 관련해 “VR 게임용 (장비) 설치가 너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어려움 때문”이라며 “5G의 저지연 클라우드 기능을 적용하면 VR 게임을 즐기기에 많은 불편이 해결될 것이라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향후 전망에 대해 이 전무는 “게임은 VR 시장의 40%를 점할 것으로 예측된다”라면서 “VR 게임 콘텐츠를 생산하는 업체와도 동반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 VR 공간 뛰어다니는 ‘6 DoF’ 채택
클라우드 VR 게임은 6 DoF(Degrees of Freedom) 규격의 HMD를 기준으로 서비스된다. 상대적으로 저사양인 3 DoF HMD는 사용자의 위치가 고정돼 있다고 가정하고 머리의 움직임만을 추적하지만 6 DoF 방식은 추가 센서를 달아 HMD의 위치까지 추적한다.
LG유플러스 측은 기존의 3 DoF 방식만으로는 프로그램의 덩치가 크고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있어 6 DoF를 선택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5G 통신 도입 이전까지 데이터 통신량이 많은 6 DoF 방식은 무선 통신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어 유선에 의존했다.
김준형 LG유플러스 5G서비스추진그룹장(상무)는 “PC나 콘솔에서 즐기는 VR 게임들은 6DoF를 이용하고 있고 이번 클라우드 VR 게임은 이를 채택했다”라며 “3DoF의 시야를 따라가는 기능 외에 몸동작을 반영해 구르면서 사격하는 등의 동작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기기 보급과 관련해서는 “일체형 6 DoF 방식 HMD에 카메라나 레이더가 부착한 형태를 계획하고 있다”라며 “사실 가격이 비싼 이것들을 어떻게 고객들에게 시중가보다 싸게 공급할 것인가에 대해 제작사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에 현장에서는 월정액 요금과 연동한 마케팅 전략이 나올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 VR 게임 ‘진입 장벽’ 무너뜨린다
‘5G 클라우드’가 적용되면 VR 게임이 가지고 있던 가격이나 편의성 등의 진입장벽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비싼 게임용 장비를 구매하는 경제적 부담이나 HMD를 속박하는 케이블로부터 탈출할 수 있으면서도 버벅되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LG유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기존에는 고사양 PC나 콘솔을 비싼 값으로 구매하고 게임도 별도로 구매해 다운로드해야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특히 6 DoF를 지원하는 고사양 게임은 속도와 반응 속도 측면에서 유선통신에 의존하는 탓에 끊김 없이 게임을 하려면 연결 케이블을 HMD에 꽂아야만 했다.
김준형 상무는 “(고사양) 게임용 PC가 200~300만원 정도고 PS VR도 30만원가량 하며 많은 케이블 등이 VR 게임을 즐기게 하는 데 많은 제한 요소로 작용한다”라며 “단순하게 일체형 HMD 하나만 가지고도 고사양의 게임들을 직접 즐길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5G 적용에 따른 지연시간 감소와 관련해서도 ”게임의 레이턴시(지연시간)는 100ms(밀리세컨드) 이내로 나와야 하며 VR 게임은 그보다 더 낮은 레이턴시가 요구된다“라며 “많은 기술적 노력 끝에 현재 70ms가량의 레이턴시로 VR 게임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 협업으로 시작, 게임사 춤추는 ‘멍석’ 깐다
5G 클라우드 VR 게임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LG유플러스는 초기 인기 콘텐츠 확보와 추가 콘텐츠 확보를 통한 생태계 조성에 방점을 찍었다.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는 VR 게임을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거나 제휴사 콘텐츠를 확보하고 신규 게임사 진입이 쉬운 환경을 구축하는 전략이다.
이날 간담회와 함께 꾸려진 무선 VR 게임 체험 현장에는 ‘비트세이버’가 전시됐다.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의 인기 순위 상위권에 올라 있는 ‘애리조나 선샤인’이나 ‘인투더리듬’을 비롯한 VR 게임 20편가량이 7~8월부터 시범 기간에 한해 무료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카카오VX와 롯데월드는 제휴사로서 계약을 맺고 일정 기간 동안 LG유플러스에게만 독점적으로 납품되는 VR 게임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LG유플러스는 신규 업체들의 진입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이미 PC 기반으로 제작이 끝난 게임을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그대로 포팅(Porting, 다른 환경으로 이식)할 수 있도록 개방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최원기 롯데월드 어트랙션연구소장은 ”클라우드 VR 콘텐츠 개발자 및 플랫폼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다해 낼 예정“이라며 ”이번 협업으로 게임 및 영상을 공동 개발하는 작업부터 현재 보유 중인 VR 콘텐츠를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하는 방법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석 카카오VX 소프트웨어 본부장은 “2015년부터 내부적으로 VR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고 개발과 시험을 진행해왔고 현재 카카오프렌즈 IP(지적재산권)를 사용해 (LG유플러스에 독점 공급되는) 테마파크형 VR 게임을 준비 중이니 조만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발표된 5G 클라우드 VR 게임은 LG유플러스 직영 매장을 위주로 50대가량 보급돼 방문자가 매장 내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며 연말까지 직영점 90곳으로 보급이 확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