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수건 쥐어짠 카드사, 상반기 실적 선방하고도 '쉬쉬'

김진솔 입력 : 2019.07.31 08:33 ㅣ 수정 : 2019.07.3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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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각 사, 그래프=김진솔 기자]

 

[뉴스투데이=김진솔 기자/정우필 기자] 올해 신용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실적에서 선전했다. 마케팅비용을 줄이고 줄여 얻은 고육지책의 결과지만 수수료 추가인하 얘기가 나올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5개 카드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7640억원)보다 7.1% 줄어든 709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부터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충격이 본격적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부분 한 자릿수 감소폭을 보였다.

 

각 카드사 실적을 보면 신한카드는 3.8% 감소한 2713억원, 삼성카드는 1.2% 감소한 1920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카드의 경우 12% 줄어든 1461억원이었지만, 지난해 상반기 캠코 채권 매각으로 일회성 이익 300억원 가량이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순이익이 늘었다.

 

우리카드는 1.6% 줄어든 665억원으로 집계됐으며 하나카드는 34.7% 감소한 337억원으로 5개 카드사 중 가장 크게 하락했다.

 

카드업계는 하나카드가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가맹점 수수료 인하 충격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카드업계의 '선방' 배경을 비용 절감과 수익원 다각화 등 노력이 결과로 나왔다고 평가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보다 리스 등 자산이 22.6% 늘었고 할부금융과 카드론 자산은 각각 12.8%, 8.4% 증가하는 등 수익원을 다각화했다.

 

삼성카드는 저수익성 사업을 축소하는 등 선제적인 내실경영에 나서 금융비용과 법인세를 각각 4.1%, 26.1% 절감했다.

 

국민카드는 판매관리비 감축과 더불어 2분기 연체율을 1.25%로 개선하는 등 리스크 관리 고도화를 실현했다.

 

우리카드는 '카드의 정석' 시리즈 흥행과 BC카드와 회원사 간의 소송 승소액이 포함된 일회성 이익 163억원 등으로 수수료 인하 충격을 줄였다.

 

하나카드는 비록 감소폭이 컸지만 그룹 공동비용이 증가했고 상반기 수익 중 일회성 이익이 적었다.

 

▲ 카드사들은 주요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뒀다. [사진=뉴스투데이DB]

카드업계가 올해 상반기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경기 악화에 따른 카드 연체율 증가와 카드 수수료 환급 등 악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먼저 카드 연체율 증가가 예상되면 카드사는 미리 충당금을 추가 확보해둬야 하므로 비용이 증가한다.

 

또 금융당국은 지난 29일 신규 가맹점이 영세·중소가맹점으로 선정될 경우 수수료 차액을 환급받도록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을 처음으로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수수료 환급은 신규 가맹점 22만7000개를 대상으로 신용카드 444억원, 체크카드 124억원으로 알려졌다.

 

거기다 지난 6월30일 이전에 폐업한 사업자도 매출 정보가 확인되면 수수료 환급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환급은 오는 9월11일까지 완료될 계획이며 카드사는 우대수수료율 적용일로부터 45일 이내에 해당 가맹점에 차액을 환급해줘야 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로 인한 실적 악화를 방어하기 위해 최대한 비용 절감을 하고 있는데 상반기에 번 돈까지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비용 절감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원 발굴 등 다양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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