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한국생산성본부 CEO 북클럽] (12-2) 고려대 박지순 교수, '획일적 주 52시간 근무제'의 '폭력성' 지적
[CEO 북클럽] 획일적 주 52시간의 '폭력성' 지적
신축적인 노동법 필요성 제기돼...개별 근로자의 니즈 반영해야
박 교수 “노동 정책의 유연화 통해 개인의 ‘연결되지 않을 권리’ 필요”
[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맞아 노동법은 신축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다층화된 어느 하나를 독식하는 대신 신축적인 노동법이 필요합니다. 취업자별 노동 및 사회정책의 다층화 즉 디지털 노동세계 근무자의 실태를 면밀히 분석해 근로시간 제도부터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7일 서울 롯데 호텔에서 열린 ‘CEO 북클럽’에서 ‘4차 산업혁명과 노동법의 과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박 교수는 "지난 7월부터 임직원수 500인 이상의 대기업들에 한해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실시되고 있는데 사실 이렇게 직원 수로 뭉뚝뭉뚝하게 잘라서 법을 이행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획일적으로 주 52시간 근무시간을 모든 노동자에게 강요하는 것은 '노동 복지'정책이 아니라 정치권력의 '폭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의 취향과 산업구조의 변화 등을 감안하지 않고 종업원 수라는 하나의 잣대로 근무시간 제도를 획일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 4.0시대에는 입법활동에서 개별적인 접근 필요"
그는 “주 52시간 근무제는 내년 1월 1일부터 임직원수 50인 이상 300인 미만의 중견기업으로 확대 시행되는데 벌써부터 중소기업 대표 및 정부는 고민이 늘고 있다”면서 “현재 정부에서는 계도 기간을 별도로 주고 있지만 사실 이는 법치주의 국가 체계가 무너지는 것이며 노동 4.0 시대에는 다양한 가능성을 고민해 학문적, 행정적, 입법적인 차원에서 개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개별 근로자 이미지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획일적이거나 통일적으로 법을 규정하고 처벌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갖기 어렵고 근로 계약을 통해 개별 근로자의 니즈를 반영하는 법률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동 4.0시대에는 '자율 노동'이 대세, 기업이 노동 '시간' 및 '장소' 통제 못해
카톡방은 '24시간 스탠바이' 초래
한편 4차 산업혁명이 등장하면서 노동법 역시 변화했다. 디지철화를 통해 노동 4.0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노동 4.0시대는 크게 일하는 방식이 ‘자율 노동’으로 변했다.
또 플랫폼 경제 및 공유 경제와 새로운 취업 형태의 확산을 이끌었다. 모든 것이 네트워크화 되면서 기업의 경영 조직이 시간과 장소에 대한 통제권을 더 이상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시간 연결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문제들이 대두됐다. 박 교수는 "노동 4.0시대에 근로자는 효율성, 신속성, 생산성을 높였지만 퇴근 시간 이후에도 쉴새 없이 울리는 카톡방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이른바 ‘24시간 스탠바이’ 시대가 됐는데 근로자의 자유와 사생활 보장을 위해 노동 혁신과 노동 정책의 유연화를 통해 연결되지 않을 권리가 필요해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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