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소액 저축상품 ‘저금통’ 출시
매일 1~1000원까지 자동 저축..최대 10만원까지
오픈뱅킹 활용 여부도 관심..카카오뱅크 “법률·기술적으로 고민”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소비는 쉽게 하면서 저축은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 “소소하게라도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보고 싶다”, “필요없는 잔돈들은 알아서 어딘가 저축되면 좋겠다”
카카오뱅크가 이러한 소비자들의 성향을 반영해 1000원 미만의 소액을 자동으로 모을 수 있는 ‘저금통’ 서비스를 내놨다. 목돈은 아니더라도 입출금 계좌의 동전 단위 금액을 꾸준히 모아 10만원까지 만들 수 있는 저축 상품이다.
카카오뱅크는 10일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금통을 소개했다. 저금통 기획을 총괄한 김기성 카카오뱅크 TF장은 “저축에 대한 사용자의 니즈는 항상 존재해 왔지만, 저축하는 습관을 갖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번 상품을 기획했다”고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유사한 서비스는 많지만 저금통은 기존 은행권이나 핀테크 상품의 불편함을 줄였다. 저축 금액은 소액으로 가볍게 했고, 저축을 위한 복잡한 과정도 없애 단순하게 설정했다. 저축 방식도 앱을 실행시켜 수동으로 하는 방식에서 매일 알아서 쌓이도록 자동으로 설계했다. 모으는 과정에 재미 요소도 담았다.
저금통은 기존에 동전을 넣는 오프라인 저금통의 속성을 디지털화 했다. 특징은 크게 3가지로 정리된다.
첫번째는 ‘소액’이다. 기존 상품들은 저금통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서비스에 따라 소비금액보다 저축금액이 더 큰 경우가 발생해 금액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컸다. 하지만 저금통은 입출금계좌에 있는 1000원 미만, 1원 이상 잔돈이 쌓이도록 해 금액 부담을 줄였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자정을 기준으로 통장 잔고의 잔돈이 다음날 저금통으로 이체된다. 집에 돌아오면 주머니의 동전을 실물 저금통에 넣던 습관을 휴대폰 속 은행으로 옮긴 셈이다.
두번째는 ‘자동’ 기능이다. 기존에는 저축을 위해 카테고리나 횟수 설정, 저축 금액 비율 조정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이 모든 과정을 단순화했다. 예를 들어 A 핀테크의 ㅇㅇ저금은 저금개설-저축시작-소비카테고리선택-카테고리비중선택-앱실행-저축완료 등의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했지만, 카카오뱅크 저금통은 ‘저금통 개설-자동저축’ 2단계로 끝난다.
마지막으로 저축 과정에 ‘재미’도 더했다. 실물 저금통에 돈이 얼마나 쌓이는지 볼 수 없다는 점을 그대로 반영했다. 예를 들어 4~5000원이 모이면 커피 그림이, 10만원은 제주도 항공권을 의미하는 귤이 보인다. 실제 금액도 확인 가능하지만, 매월 5일에만 ‘엿보기’ 기능을 통해 볼 수 있다. 저금통 현황도 SNS를 통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최대로 모을 수 있는 금액은 10만원까지다. 잔돈으로만 모으다보니 기간도 오래 걸릴 수 있다. 하루 999원씩 모으면 10만원까지 약 5달이 걸린다. 이에 대해 김 TF장은 “실물 저금통으로 동전을 가득 채웠을 때, 또 가장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금액을 반영했다”며 “내년 상반기 중 새로운 규칙을 오픈할 예정으로, 저금통의 크기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금통 서비스가 오픈뱅킹에 활용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카카오뱅크는 아직 오픈뱅킹에 참여하기 전이지만, 타행 계좌의 잔금을 가져오는 기능이 더해진다면, 또 다른 고객 유입 창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오픈뱅킹 자체가 은행과 은행 관계라 실제 일정 금액을 자동으로 끌어오는 건 가능하지만 자동 서비스는 협재 어렵지 않나 싶다”며 “법률, 기술적으로 고민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금통 개설을 위해서는 카카오뱅크 입출금 계좌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1인단 1저금통 개설이 가능하다. 금리는 연 2.00%다. 카카오뱅크는 저금통 출시를 기념해 모든 고객에서 개설 축하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오는 23일까지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