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회장, 회추위 만장일치로 사실상 연임 확정
회추위원장 “법률리스크 고려했지만, 문제 없다고 판단”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3년 더 ‘원신한(One Shinhan)’을 이끌게 됐다. 그동안 재판과 관련한 법률 리스크가 변수로 존재했지만, 이변은 나오지 않았다. 재임기간 거둔 성과에 최근 은행권을 강타한 파생상품 이슈에서도 위험 관리를 잘해 연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13일 신한금융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3일 오전 회의를 열고 만장일지로 조 회장을 단독 회장 후보로 결정했다.
이만우 회추위원장은 “일치된 의견으로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현 조용병 회장을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종 선임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이뤄진다.
회추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조 후보가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며 “지난 3년 간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인수 등을 통해 신한금융그룹을 국내 리딩 금융그룹으로 이끄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로 경영능력을 인정 받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금융당국도 의견을 전달한 법률리스크도 고려했지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회추위는 판단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회추위가 처음 소집됐을 때 그 얘기(법적 리스크)를 충분히 따졌다”며 “상법상 이사들이 언제든 유고 시 대표이사를 해임할 수 있게 돼 있고, 이사들에게 충분히 권한을 줬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고 상황은 법정 구속을 의미한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 재직 당시 신입사원 부정 채용 의혹으로 업무방해 등의 협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내년 1월께 1심 선고가 나올 예정이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도 조 회장의 연임 여부와 관련한 법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통상 일정보다 회추위가 앞당겨진 이유도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 결론을 내겠다는 의도로 비춰졌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제가 처음 날짜를 잡았고 (소송 일정은) 몰랐다”며, “이건 순전히 자회사 경영위원회 스케줄에 맞췄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리스크가 사라진 건 아니다. 1심에서 무거운 형이 선고되면 연임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제기될 수 있다. 확정판결까지는 오랜 기간이 소요돼 경영 공백 상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조 회장은 신한맨의 외길인생을 걸었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뉴욕지점장과 리테일부문장, 부행장,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신한은행장을 거쳤다. 영업, 인사, 기획 등 은행 업무 전반을 맡아봤고, 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로 자본시장을 경험하기도 했다.
2015년 은행장에 오른 후 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오르는 신화를 썼다. 취임 후에는 은행에 집중된 수익 체계를 비은행으로 확장하는 데 집중한 결과 KB금융에 밀렸던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다.
재임 기간 눈부신 성과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그룹 당기순이익은 취임 전인 2016년 말 2조7750억원에서 작년 말 3조1570억원으로 13.8% 증가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6년 9.15%에서 올 상반기 10.88%로 올라 당초 올 연말로 목표했던 10% 달성을 조기에 도달했다.
사실상 연임이 확정되면서 재임기간 추진해온 ‘원신한’ 체제도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면접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기본에서 다시 출발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며 “원점에서 준비해 위원들에게 잘 설명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