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 호조, 젊은층 가세로 활동계좌 3000만개 육박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지난해 국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가 10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3000만개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고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한 적이 있는 증권계좌로, 실제 거래계좌를 의미한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활동계좌는 지난해 12월31일 기준 2935만6620개로 1년전보다 233만5547개 증가했다. 연간 증가 폭으로 보면 2009년의 385만9758개 이후 10년 만에 최대다.
특히 활동계좌는 2015년 사상 처음으로 2000만개를 넘어선 이후 불과 4년만에 또 다시 1000만개 가까이 늘어나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처럼 활동계좌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데는 젊은층의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과 미국 등 해외증시 활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작년 국내 투자자의 미국주식 거래대금(매수·매도 합계)은 약 309억 달러(약 35조8000억원)로 전년보다 37.4% 증가했다. 미국주식 거래대금이 급증했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투자에 관심을 갖고 해외주식 거래용으로 계좌를 새로 개설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이나 모바일 뱅킹 등과 연계한 활동계좌 개설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최근 몇 년간 은행의 모바일 뱅킹 등과 연계한 계좌 개설 채널을 대폭 늘렸는데 이것이 활동계좌를 새로 늘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작년 3월부터 카카오뱅크에서 증권 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1년도 채 안되는 기간에 계좌개설수가 116만개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투증권 분석에 따르면 카뱅을 통해 증권 계좌를 튼 고객의 약 80%는 2030세대인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주식투자는 4050 세대가 주를 이뤘지만 지금처럼 젊은층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향후 수요확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해외투자를 선호하는 2030세대의 투자패턴에 맞춰 해외주식을 보다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고심중이다. 한투증권은 카뱅을 통해 소액으로도 해외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올 상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더욱이 정부의 집값잡기 정책에 따라 부동산 투자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활동계좌수는 올들어서도 하루평균 6000개 이상 증가하면서 16일 기준으로 9만3000여개가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