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G 스마트폰 점유율 화웨이 36.9%, 삼성전자 35.8%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희비 엇갈린 삼성전자와 화웨이
[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20 시리즈 출시로 '5G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5G 스마트폰 출하량은 1870만대였다. 화웨이는 이중 690만대를 출하해 36.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670만대를 출하해 35.8%의 점유율로 화웨이에 1.1%p 뒤진 2위에 올랐다. △비보(10.7%) △샤오미(6.4%) △LG전자(4.8%)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4월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5G는 미국, 중국, 유럽 등 상당수 국가들로 확대됐다. 관계자들은 지난해가 5G 발판 마련이었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5G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5G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약 1100만 대에서 17배 이상 급증한 1억90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언팩 2020'을 열고 '갤럭시S20 시리즈'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5G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날 행사에서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S20은 최신 5G 이동통신과 초고화소 이미지센서 AI 카메라를 지원한다"며 5G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시리즈에 대한 시장 평가도 좋다. 블룸버그통신은 "최상위 제품인 S20 울트라 모델은 지나칠 정도로 성능이 탁월하다”면서 “5G, 120Hz 지원은 아이폰에 없는 기능들”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IT전문매체인 폰 아레나는 "120Hz 디스플레이는 실제로 봤을 때 믿기 어려울 정도로 멋지다”고 말했다. 고스펙을 탑재한 갤럭시S20 시리즈는 5G 관련 서비스에 구현에 최적화된 스마트폰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5G 스마트폰 기존 강자 화웨이는 고난을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중국 내 화웨이 주요 제품 생산을 위탁하는 폭스콘 공장 가동 중단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폭스콘은 본래 이달 10일 공장 가동을 재개할 방침이었지만 9일 새벽 이 계획을 취소했다. 현재 폭스콘 정저우 공장 전체 인력의 10%인 약 1만6000명만 복귀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 남부 선전의 폭스콘 공장도 11일부터 부분적으로 생산 재개를 중국 정부로부터 승인 받았다. 그러나 이 공장 역시 10%인 약 2만명만 복귀한 상황이다. 그 외 쿤산 등 다른 지역 폭스콘 공장은 중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로 인해 화웨이의 5G 스마트폰 'P40 시리즈' 출시가 미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화웨이는 오는 3월 프랑스 파리에서 P40 시리즈 발표회를 앞두고 있다. 화웨이가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하더라도 생산차질 우려가 예상된다.
샤오미 또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제품 생산과 판매에 차질을 빚고 있다. 샤오미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0'에 참석해 부스에서 '미10 5G'를 선보이기를 강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역시 폭스콘 등 중국 공장에서 제품을 받고 있는 사정을 감안하면 기존 목표 생산량보다 적게 출고할 것으로 분석된다.
SA의 린다 수이 디렉터는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600~700만대, 샤오미는 200만대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트남과 인도에 스마트폰 생산 거점을 둔 삼성전자가 뜻밖의 수혜자가 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12월 톈진 공장, 지난해 9월 후이저우 공장을 각각 철수해 화웨이, 샤오미 등에 비해 중국 의존도가 낮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기지를 분산시킨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수혜를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 기회를 발판 삼아 상반기 갤럭시S20 시리즈, 하반기 갤럭시노트, 폴더블폰 등을 통해 올해 5G 1등 주도권을 노릴 전망이다. 특히 올해 1분기 갤럭시탭S6 5G 출시에 이어 하반기 갤럭시탭S 신제품 5G 탑재가 기대되고 있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 글로벌 뉴스룸에서 "삼성에게 올해는 갤럭시 5G의 해가 될 것이며, 더 많은 기기 카테고리에 5G를 도입하고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모바일 경험을 소개하게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 사장이 화웨이, 샤오미 등과의 경쟁에서 5G 실질적 성과를 이뤄내 이 다짐을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