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와 KT, 커넥티드카 움직이는 글로벌 통신망 구축이 목표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국내 1, 2위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가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 기술 상용화를 주도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글로벌 연합전선'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NTT도코모, 버라이즌 등 일본과 미국의 통신사들은 각각 SK텔레콤과 KT와 손을 잡았다. 커넥티드카, 스마트팩토리 등을 움직이는 글로벌 통신망을 구축하는 게 연합전선들의 공통된 목표이다.
이들의 첫 대결의 승부처는 스마트팩토리 분야가 될 공산이 크다. MEC 기술은 5G 모바일 네트워크에 접속한 사람과 중앙 데이터센터 사이에 중간 관리자(소규모 데이터센터)를 설치해 통신 시간은 단축시키고 반응 속도는 높이는 기술이다. 특히 데이터를 찾으러 먼 곳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뒤적이는 일 없이 접속자와 가까운 ‘가장자리(edge, 에지)’ 선에서 접속자의 요구가 빨리 해결되는 구조를 들어 이 같은 이름을 붙였다.
이 기술은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5G 무선통신으로 조종되는 로봇이 빠른 속도로, 오차 없이 동작하려면 명령과 동작 사이의 시간차를 최소화한 ‘초저지연’ 통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5G에서 이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반응속도인 1ms(밀리세컨드)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 MEC다.
KT는 4일 이 기술을 적용한 외국 통신사의 5G MEC 통신망과 우리나라의 통신망을 연결하는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특정 이용자가 만들어낸 데이터를 다른 나라의 ‘에지’로 전송하는 이번 ‘국가간 MEC 상호 연동’ 시험에 참여한 통신사는 스페인 ‘텔레포니카’, 호주 ‘텔스트라’, 중국 ‘차이나 유니콤’ 등 3개사다.
이들 4사는 연동 시험 외에도 최적의 위치에 있는 ‘에지’를 찾아내는 기술도 검증에 성공했다. 최종적으로는 스마트 팩토리, 커넥티드 카와 같이 전세계적으로 통용될 서비스와 네트워크 인프라 역량을 연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KT ‘5G 퓨처 포럼’ VS. SKT ‘텔레콤 에지 클라우드 TF’ 대결
나라별 MEC 기술 표준 통일해야 국가간 통신에도 MEC 적용 가능
KT는 MEC 기술 개발을 위해 국제적 ‘동맹군’도 조직했다. 지난달 17일(한국시간) KT는 버라이즌(미국), 보다폰(영국), 텔스트라(호주), 아메리카 모빌(멕시코), 로저스(캐나다) 등 해외 5개 통신사와 모여 세계 최초의 글로벌 MEC 연합체 ‘5G 퓨처 포럼’을 세웠다고 밝혔다.
포럼은 미주, 아시아-태평양,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통용될 수 있는 5G MEC 표준을 개발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가간 통신에 MEC를 도입할 때 쓰일 기술의 상호 호환성을 갖추고, 이 과정에서 쓰일 단일 스펙(사양)을 개발하는 것을 공동 목표로 한다.
당시 전홍범 KT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소비자들에게는 가장 경쟁적이고 지속적인 5G 인프라 서비스를, 개발자들에게는 전 세계에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도록 에지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SK텔레콤도 지난달 24일(영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해외 통신사 9개사를 모아 MEC 상용화를 위한 협의체 ‘텔레콤 에지 클라우드 TF’를 만들었다. 구성원은 KT의 2대주주이기도 한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를 비롯해 도이치텔레콤, EE, KDDI, 오렌지, 텔레포니카, 텔레콤 이탈리아, 차이나 유니콤, 싱텔 등이다.
TF는 스마트팩토리나 자율주행 등 ‘초저지연’ 서비스의 성능을 높이는 MEC의 상용화와 기술 범용성 확대를 목표로 한다. KT 진영과 마찬가지로, 각국 통신사가 따로따로 구축하고 있는 에지 클라우드를 서로 연동시켜 국가간 MEC를 구현하고 이를 실증 시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SK텔레콤은 MEC 표준화를 위해 지난달 싱텔, 글로브, 타이완모바일, HKT, PCCW글로벌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통신사들과 ‘글로벌 MEC TF’를, 지난해 9월에는 도이치텔레콤, 텔레포니카 등과 함께 ‘오퍼레이터 플랫폼 TF’를 만들었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