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법 무산’ 케이뱅크, 증자 시나리오는 어떤 것?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03.08 07:00 ㅣ 수정 : 2020.03.10 18:00

KT 자회사를 통한 우회증자나 신규 주주 영입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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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본사[사진=연합뉴스 제공]

[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운명을 가를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서 결국 부결됨에 따라 케이뱅크가 자본확충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방식을 택하게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정치권·금융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방안은 △KT 자회사를 통한 우회증자 △NH금융지주회사의 추가 주주 영입 △신규 주주 영입 등 세가지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5개월 만에 통과되면서 본회의에서도 최종통과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인 지난 5일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은 결국 본회의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회 본회의 재석의원 184명 가운데 찬성 75명, 반대 82명, 기권 27명으로 결국 부결됐다.

 

당초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은 지속적인 자금난에 시달려온 케이뱅크에 활로를 틔워줄 것으로 기대됐다. 동 개정안은 ‘인터넷은행 대주주 결격 사유’에서 공정거래법 위반(벌금형 이상)을 제외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난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고발된 KT가 케이뱅크 지분을 최대 34%까지 늘리면서 자본 조달의 여력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KT는 케이뱅크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4월 총선 전에 마지막으로 열리는 이번 국회에서 법안이 부결되면서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은 사실상 자동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는 자본확충 대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시나리오 1 : KT 자회사를 통한 우회증자

 

케이뱅크가 택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대안 중 하나는 KT 자회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증자를 하는 것이다. KT는 지난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정보통신기술(ICT)·부동산, 미디어, 금융, 스타트업·기타 계열에 총 64개의 자회사가 있다.

 

케이뱅크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 A씨는 이중 금융계열 자회사인 ‘비씨카드’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비씨카드의 경우 금융 계열사 중 가용 자본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비씨카드는 2019년 3분기 기준 자회사 중 자본(순자산) 규모가 1조2919억원에 달한다.

 

이에 더해 KT 지배 지분율이 높고 자본 규모가 큰 자회사들 역시 우회증자 후보군으로 고려될 전망이다. 특히 ICT·부동산 계열사 중 하나인 ‘KT에스테이트’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자회사 중 가장 큰 자본규모(1조3800억원)를 자랑하고 있다. 또한 KT 지분율이 100%에 달하기 때문에 우회증자 역시 수월할 수 있다.

 

 

▶시나리오 2 : NH금융지주회사의 추가 주주 영입

 

또다른 시나리오는 케이뱅크 주주들 중 10%의 지분율을 차지하는 NH투자증권에 더해 NH금융지주회사의 다른 자회사들을 추가 주주로 영입하는 방법이다. 가장 큰 지분(13%)을 갖고 있는 주주는 우리은행이지만 은행법(지분율 10% 미만으로 제한)이 적용되기 때문에 유상증자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지분율 규제에서 자유로운 NH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를 추가 주주 후보로 고려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에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34%)과 한국투자금융지주(5%)가 유상증자에 적극 나선 바 있다.

 

그러나 NH금융지주회사는 농협중앙회의 계열사 중 하나기 때문에 농협중앙회와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A씨는 NH금융지주나 NH-Amundi자산운용을 추가 주주로 영입하는 것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관련, 금융업계 관계자 B씨 역시 NH금융지주가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시나리오 3 : 신규 주주 영입

 

마지막으로 케이뱅크는 새로운 증권사, 금융지주 등을 신규 주주로 영입하면서 자본을 수혈하는 방안을 택할 수 있다. 하지만 A씨는 이에 대해 “내부 사정으로 인해 아직 신규 주주후보 윤곽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의 현재 재무상태 역시 안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케이뱅크가 이후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적극 어필하지 않는 이상 대규모 유상증자를 할 만한 신규 주주가 적극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케이뱅크는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우리은행·NH투자증권·케이로스유한회사·한화생명·GS리테일 등이 참석하는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러 안을 고려하겠지만 케이뱅크의 존폐가 걸려있는 만큼 협의는 신속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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