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카카오에 이어 증권업 진출 가시화…‘핀테크 증권사’ 경쟁 막 오르나
[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간편 송금 서비스 앱인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증권사 설립 예비인가 안건이 증권선물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은 두 번째 ‘핀테크(Finance+Technology) 증권사’의 출현이 가시화됐다. 이에 따라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 두 핀테크 증권사들이 벌일 치열한 맞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핀테크 증권사란 모바일 플랫폼의 회원을 기반으로 한 지점이 없는 ‘손안의 증권사’들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신청한 증권사 설립 예비인가 안건을 통과시켰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증권사 설립의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앞으로 금융위의 심의와 의결 절차를 거친 뒤, 6개월 내 인적·물적 설비를 갖추고 본인가를 통과하면 토스는 지점이 없는 모바일 전용 증권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6월 토스는 금융당국에 증권업 인가를 신청했으나, 금융감독원은 심사 과정에서 129억원의 자본금 중 75%를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조달한 자본 구조가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절차를 중단했다. 자본금 조달 능력이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RCPS는 투자자가 투자금을 회수하려 한다면 자금조달 안정성의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2019년 상반기 토스의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한 차례 불허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에 토스는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등 주주의 동의를 얻어 지난해 11월 전체 자본의 75%에 이르는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전환우선주(CPS)로 전환했다. 이는 RCPS의 경우 투자자의 자금회수 가능성이 있어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지만, 상환권이 없는 CPS는 자본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토스의 증권업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가게 됨에 따라, ‘핀테크 증권시장’은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열띤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와 카카오페이 모두 증권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2030 고객들을 자사 플랫폼을 이용하는 새로운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2018년 10월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약 400억원에 인수한 후, 지난 2월 6일 금융위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허가를 받아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증권 설립 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섰다. 증권 계좌를 생성한 사용자에게 시중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느나 하면, 소액투자가 가능한 펀드상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이에 카카오페이증권은 출시 6일 만에 20만 계좌 개설이라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현재 토스가 신청한 투자중개업은 투자자들의 동의를 받아 주식이나 채권 등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하는 사업이다. 반면에 카카오페이증권은 현재 펀드 등의 금융투자 상품만을 판매하고 있다.
이에 토스는 개인투자자들이 스마트폰을 활용해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자체적으로 구축, 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금융업에서 제공하는 MTS는 개인 퍼스널컴퓨터(pc)를 사용하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단순히 모바일로 옮겨놓은 것이라, 고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주식거래를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토스가 기존 금융회사와 달리 핀테크 회사이기 때문에 고유의 역량을 발휘한다면 기존 MTS와 다른 인터페이스를 적용, 고객을 유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토스 관계자는 “아직 예비 인가가 통과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제시할 수는 없다”며 “이제 본인가를 신청하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필요한 인력을 확충하거나 물적 설비를 갖추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토스가 플랫폼 업체의 장점인 뛰어난 서비스 접근성과 사용자 경험을 지닌 만큼, 앞으로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또한 서비스를 제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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