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관련 아베의 일방통행식 의사소통에 여론 부글부글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전국 초중고교에 일제 휴교령이 내려지고 도쿄올림픽 연기설에 경기하락 위기까지 거론되며 총리임기에 적신호가 켜지자 아베 총리는 이번 달 14일에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방침을 명확히 전달하여 국민들의 불만과 불안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일방적 발표문 낭독과 이를 추궁하는 기자들의 질문을 제지하는 모습을 보이며 아베 정권은 변한 것이 없다는 인식만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기자회견을 중계하던 NHK가 방송을 종료하자마자 볼일이 끝났다는 듯이 곧바로 자리를 정리하고 퇴장하려던 정부 관계자들의 모습은 기자들의 불만을 사기에 충분했다. ‘아직 질문 있습니다’, ‘총리! 이걸 회견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까?’라는 기자들의 반발이 쏟아지기 전까지 겨우 8명의 기자만이 질문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소리치는 기자들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낀 하세가와 에이치(長谷川 ?一) 총리보좌관이 기자 한명에게 추가로 질문을 허용하였지만 답변이 끝난 후에는 역시나 거수하는 기자들을 뒤로 한 채 자리를 뜨려하자 재차 성난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베 총리가 다시금 추가 질문을 받아들이며 기자회견은 총 52분 만에 끝나고 12명의 기자들이 질문을 마쳤지만 기자들의 의혹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아보였고 다음 스케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뜨는 것처럼 서둘렀던 총리는 그대로 관저로 돌아가 하루일정을 마쳤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하여 열린 이날 기자회견은 2월 29일에 이은 두 번째 자리였지만 일본 정부 측은 한결같은 일방적 발표와 기자들에 대한 고압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심지어 기자회견장에서 나올지 모를 노골적인 질문을 염려하여 기자회견 전에 각 신문사에 질문내용을 미리 제출하라고 연락했다는 사실에 많은 기자들이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의사소통을 가장한 일방적 통지와 묵살은 기자뿐만 아니라 같은 국회의원들에게도 마찬가지인 상황. 갑작스럽게 전국 초중고교가 일제 휴교에 들어간 이번 달 2일에 열린 국회심의에 나타난 아베 총리는 야당의 비난과 질문에도 이후 기자들에게 보인 것과 똑같은 방식을 고수했다.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향후 1~2주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대가 진행될지 수습이 될지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한다. 학교에서의 집단감염을 막아야 한다’며 미리 인쇄해온 대본을 그대로 읽어내려 간 아베 총리는 한 국회의원의 질문에 ‘이번 휴교령에 대해서 직접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하며 여야 모두를 혼란에 빠뜨렸다.
졸업식이 중지되고 맞벌이와 한 부모 가정들이 당장 일과 육아를 동시에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할 것이 뻔히 예상됨에도 ‘전문가에게 물어보지 않고 결단했다’는 당당한 대답에 의장 안에서는 수근거림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아베 총리의 근거 없는 의사결정과 소통 없는 대화방식에 국회는 물론 국민들까지 혼란이 가중되자 자민당의 한 간부는 ‘정권 말기다’라는 표현으로 현재 일본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1500명을 넘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도쿄올림픽의 취소가능성마저 점쳐지는 악화일로 상황에서 그의 통보와 다름없는 의사소통 방식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납득하고 있을지 의문이 생기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