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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패러다임 전환

⑥ 현대차의 20% 차지할 로보틱스, '웨어러블 로봇'앞세워 세계시장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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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은 기자
입력 : 2020.03.18 07:01 ㅣ 수정 : 2020.03.19 07:35

'20% 발언'에 담긴 밑그림은 ?... '유동적 판세'인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 겨냥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시대의 ‘비즈니스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기존의 제조업 기반을 고도화시키는 한편 인공지능(AI), 플랫폼비즈니스(Platform business), 모빌리티(Mobility), 시스템반도체 등으로 전선을 급격하게 확대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선점함으로써 글로벌 공룡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대기업 특유의 ‘강력한 총수체제’는 이 같은 대전환을 추동하는 원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주요 그룹 총수별로 ①패러다임 전환의 현주소, ②해당 기업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③전환 성공을 위한 과제 등 4개 항목을 분석함으로써 한국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진단하고 정부의 정책적 과제를 제시한다. <편집자 주>

 

지난 2017년 1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을 돕는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 H-MEX가 소개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한국전쟁 이후 불모지 남한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현재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의 약 6%를 차지하는 현대자동차가 ‘로봇’ 시장에서 날개를 활짝 펴 주목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 대강당에서 임직원 1200여 명이 자리한 자리에서 “앞으로 자동차가 50%, 개인항공기(PAV) 30%, 그리고 로보틱스가 2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현대차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구체적 수치를 들어가며 현대차의 미래를 제시했다.

 

로보틱스는 로봇과 공학의 합성어로 로봇공학 분야를 말한다. 현대차가 집중하고 있는 로봇 시장은 ‘웨어러블’(착용형)이다. 웨어러블 로봇은 옷처럼 입는 로봇을 의미한다. 사람의 몸동작을 따라 움직이며 큰 힘을 내는 로봇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BIS에 따르면 세계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9600만달러(1077억원)에서 2026년 46억5000만달러(약 5조2150억원)로 전망됐다. 현대차가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조9438억엔(한화 약 11조6300억원)이었던 글로벌 로보틱스 시장 규모는 2025년에 4조5464억엔(한화 약 46조 5032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차의 비즈니스 모델중 20%가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웨어러블 로봇을 앞세워 로보틱스 시장 전체를 공략한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특히 로보틱스 시장에 미국, 일본 등이 먼저 뛰어들었으나 '확고한 강자'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유동적 판세'인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가 정 부회장의 '20% 발언'에 내재돼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2018년에 미래 자동차와 로봇,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 23조원의 투자 계획도 밝혔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4만5000명의 일자리 창출 계획도 밝혔다.

 

[표=뉴스투데이]
 

■ 시장 현주소=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H-MEX’ 상용화 코앞

 

현대차가 주력해 개발하고 있는 웨어러블 로봇은 로봇산업 대분류에서 전문서비스용 로봇(의료, 군사, 엔터테인먼트, 빌딩서비스용 등)에 해당한다.

 

현대차가 개발한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의 대표적인 제품인 ‘의료용 착용로봇’(H-MEX·Hyundai Medical EXoskeleton)은 최근 TV 광고에도 자주 등장한다. H-MEX는 보행이 불편한 고령자나 하반신 마비인 장애인에게 보급이 가능한 웨어러블 로봇이다. 현대차는 이 제품을 지난 2017년 세계 가전박람회(CES)에서 소개했고, 현재 의료기기 상용화를 위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과정에 있다.

 

H-MEX 외에도 자동차공장 중심으로 웨어러블 로봇이 개발되고 속속 도입되고 있다.

 

지난 2018년 9월 현대·기아차는 북미 공장에 ‘의자형 착용로봇’(H-CEX·Hyundai Chairless EXoskeleton) 시범 적용했다. 산업 현장에 적용할 목적으로 개발된 첫 번째 웨어러블 로봇인 이 로봇은 작업자의 앉은 자세를 유지해주는 무릎관절 보조 시스템으로 1.6kg의 가벼운 로봇임에도 체중 150kg까지 견디는 내구성을 지녔다.

 

H-CEX와 동시에 공개된 ‘윗보기 작업용 착용로봇’(H-VEX·Hyundai Vest EXoskeleton)은 작업자가 팔을 올리면 최대 6kg가량의 힘을 더해 근골격계 질환 예방 및 작업 효율성에 탁월한 효과를 가져다준다.

 

[자료제공=코트라]
 

현대차가 시장에 로봇 제품들을 선보인 것은 최근 일이지만,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현대로템은 지난 2010년부터 웨어러블 로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당시 이 회사가 추산한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는 2010년 기준으로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BIS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25년 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이 현대차가 일단 역점을 두고 있는 웨어러블 로봇시장은 전체 로보틱스 시장에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후지경제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의료및 간호용과 건설용 등에 웨어러블 로봇이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는 웨어러블 로봇시장에서 안착해나가면서 다른 로보틱스 분야에도 진출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 강점>> 자동차 제조 노하우로 타사 제품보다 가벼워

 

현대차는 자동차 제조 노하우를 살려 웨어러블 로봇을 특화하고 있다.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이레그스, 이스라엘 리워크 등과 비교하면 20% 이상 가볍고 보행 속도나 배터리 구동시간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현대차가 산업 현장의 특성을 고려해 전기 공급이 필요 없는 ‘무동력 작동’ 형태로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벡스’의 중량은 2.5kg으로 기존 제품보다 최대 42% 가벼워 착용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구명조끼처럼 간편하게 착용이 가능한 이 로봇은 세계 최초로 인체의 어깨 관절을 모사한 다축 궤적 구조와 멀티링크 구조의 근력보상장치를 개발, 적용해 활동성과 내구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한, 벡스는 내장된 관절 구조와 스프링의 결합으로 힘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일반 성인이 3kg짜리 공구를 들 때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 약점>> 美·日 기업보다 다소 늦은 출발

 

현대차는 글로벌 기준으로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서 후발 주자에 속한다. 현대차는 H-MEX 시제품 개발 당시 2020년에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현대차가 시제품 개발 당시 이전인 2014년에 이미 상용화했다.

 

미국 로봇전문업체 엑소(EKSO)는 장애인과 재활치료를 위한 웨어러블 로봇을 2014년에 이미 미국 내 병원에 1대당 약 1억원에 판매를 시작했으며, 같은 해 일본 도요타도 재활과 의료 분야에서 웨어러블 로봇 사업화를 추진했다.

 

또한, 일본 도요타는 최근 미국의 로봇 전문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해 이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 혼다 역시 로봇 개발에 저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정부의 정책적 과제>> 서비스 로봇 분야 집중 육성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부에 요구되는 움직임은 로봇산업 생태계를 안착시키기 위한 세부적인 과제들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의료, 웨어러블 등 유망 서비스 로봇 분야를 성장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과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 로봇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 중 다수가 일본 소재 기업으로 그중 높은 기술력 바탕으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장해 가고 있어 정부는 로봇 부품 제품과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육성하고 이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올해부터 30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해 4대 서비스 로봇 분야 기술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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