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독서법 (1)] 블랙스완① 삼성생명 전영묵 대표체제가 암시하는 2가지 극단값의 공포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스의 엇갈린 운명, 막판에라도 눈치 채라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인] 레바논 출신 경제철학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60)는 저서 ‘블랙스완(black swan)’에서 서구의 주류학문인 경험과학을 맹비난한다. 정규분포곡선으로 대변되는 평균값에 집착하는 어리석은 편집증 정도로 규정한다. 인류역사는 ‘극단값’에 의해 변동하고 진화했지만, 인간의 지식은 익숙한 평균값을 유일한 진실로 여기면서 언제나 대변화를 예측하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요컨대 흰 백조는 평균값이고 블랙스완은 극단값의 일종이다.
2009년에 세계경제를 충격으로 몰고 갔던 금융위기, 2001년 미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을 붕괴시킨 9.11테러 등을 대표적 블랙스완으로 꼽는다. 실제로 미국 금융자본가들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채권이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 아래 무수한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어냈고, 자신들의 배를 불렸다.
탈레브에 따르면, 이는 주택시장이 “지금처럼 앞으로도” 호황일 것이라는 확증편향이 빚어낸 비극이다. 그러나 미주택시장의 거품이 정점을 찍는 순간 서브프라임모기지 채권시장 전체가 폭발해버렸다. 산산조각 났다. 그 수백 배로 추정되는 파생금융상품도 고스란히 부실화됐다.
뉴욕 월가를 주물러온 투자은행들은 도산위기에 몰렸다. 막판에 파생금융상품을 최대한 팔아치웠던 골드만삭스는 살아남았고, 어리석게도 그 물량을 소화했던 리먼브러더스는 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블랙스완(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의 출현을 수시간전에 인지해 긴박한 대책을 실행한 반면에 리먼브러더스는 여전히 블랙스완은 없다고 우긴 결과물이다.
■ 주인을 친구로 오인한 칠면조의 비극은 귀납법적 인식의 오류
탈레브는 블랙스완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인식론적 한계를 설명하기 위해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럿셀로부터 ‘칠면조의 교훈’을 차용해온다. 한 마리의 칠면조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인간 주인은 칠면조에게 매일 먹이를 가져다 준다. 하루, 이틀, 사흘... 시간이 흐르면서 칠면조는 주인을 고마운 친구 정도로 인식한다. 내일도 주인은 먹이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는 1000일 간의 경험이 만들어낸 인식론적 오류에 해당된다.
이 오류는 최종 순간이 되기까지 드러나지 않는다. 1000일 동안 인간 주인은 칠면조에게 먹이를 가져다 준다. 그러나 1001일이 되는 추수감사절날 주인은 먹이 대신에 식칼을 들고 온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칠면조를 잡아 가족과의 식탁위에 올리기 위해서다. 인간 주인은 친구가 아니라 도살자였다. 목이 잘려 나가려는 순간 칠면조는 “젠장”이라고 외칠지도 모르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는 일이다.
탈레브에 의하면, 거위가 주인을 친구라고 생각했던 것이 ‘귀납법적 인식론’이 범하는 오류이다. 1000일 간의 아름다운 경험이 만들어낸 허상이다. 물론 거위가 주인의 실체를 미리 파악했다고 해도 뾰족한 탈출구는 없다. 칠면조가 사육장을 탈출해 장수하기란 불가능하다.
인간은 다르다. 블랙스완의 출현을 감지한다면 큰 성공을 거두거나 진보의 주역이 된다. 헐리우드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으로 나온 ‘괴짜 투자자’ 마이클 버리(실존 인물. 크리스천 베일 분)는 금융시장의 폭락에 베팅하는 금융상품에 투자한다. 칠면조의 목이 잘릴 것을 예견하고,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를 친 것이다. 월가의 쟁쟁한 투자자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해고당할 때, 버리는 승리의 환호성을 지른다.
■ 자산운용전문가인 전영묵 대표의 기용은 적시타, 세 마리 블랙스완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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