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현대차 노사 아반떼 등 증산 협의, 내수키워 해외공장 셧다운 '만회' 기대감

이원갑 입력 : 2020.03.27 16:09 ㅣ 수정 : 2020.03.28 06:46

노사간 노동시간 연장 협의중/현대차 노조, "생존을 위한 특단의 조치 목소리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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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현대자동차가 국내 생산을 최대화하고 신차 효과를 통해 해외 생산 중단 피해를 상쇄하는 전략을 추진해 주목된다. 가동 중단 시기에 밀렸던 생산량을 채우고 사전예약 1만여 대가 걸려 있는 신형 아반떼의 수요도 맞추려면 노동시간 연장까지 필요한 입장이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올 뉴 아반떼’가 사전 계약 하루 만에 1만 58대의 계약 대수를 채웠다고 밝혔다. 정식 출시는 다음 달 7일이지만 벌써부터 일감이 폭증한 셈이다. 이미 계약 대수가 밀려 있는 ‘팰리세이드’, ‘그랜저’, ‘GV80’ 역시 출고 대기 기간이 각각 6개월에서 1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올 뉴 아반떼'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  일감 밀린 팰리세이드’, ‘그랜저’, ‘GV80’ 증산 위한 노사 공감대 형성/현대차 노조 "영세 협력사들  사정 심각"
 
노조의 반응도 노동시간 연장에 긍정적이다. 현대차의 완성차 생산 활동이 늘어나면 그간 일감을 받지 못해 고사 위기에 처했던 하청업체의 숨통도 트이게 되기 때문이다. 노조는 사측과의 특근 재개 합의 과정에서 하청업체들의 생존 보장을 명분으로 내세운 바 있다. 다만 내부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아직까지 노조 차원의 공식적인 결정은 내리지 못했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27일 발간한 소식지에서 “현장에서 노동시간 유예제를 놓고 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도입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마비된 경제활동에 여기저기서 생존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본력을 갖고 있는 원청 대기업은 그나마 버틸 수 있다고 하지만 그 반대인 영세 부품 협력사들의 사정은 심각하다”라며 “이에 2, 3차 부품협력사들이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안타까운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기술했다.
 
이날 현대차 관계자는 증산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근로시간 확대는 이제 얘기가 나와서 협의 중에 있다”라며 “그 부분을 저희(사측)가 노조에 요청해 전달했고 노조는 실무협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까지 결론은 나지 않았기 때문에 협의 중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는 지난 2월 중국산 부품 ‘와이어링 하니스’ 수입이 중단되면서 한 달간 전국의 공장 문을 닫았던 바 있다. 이 때 ‘밀린 일감’은 현대차 측이 지난 3일 밝힌 바에 따르면 8만 대 수준이며 6일에는 연말까지 이를 나눠서 채우기 위한 특근이 노조의 동의 하에 시작됐다.
 
■  베트남, 중국 제외한 해외공장 생산중단 상태/국내 증산 최대화는 정의선 부회장의 위기극복 방식으로 주목돼
 
현대차의 해외 생산기지는 27일 러시아와 터키 공장이 멈춰서면서 중국과 멕시코를 뺀 나머지 전체가 마비됐다. 국가별 공장 폐쇄 기한은 잠정적으로 △미국 3월 31일 △인도 3월 31일 △체코 4월 5일 △브라질 4월 9일 △러시아 4월 3일이며 터키 공장은 무기한 폐쇄된다. 같은 계열사 기아자동차의 미국 공장이 종전보다 10일 늘어난 4월 10일로 폐쇄 기간이 연장된 만큼 현대차 역시 기한 연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게 됐다.
 
폐쇄된 이들 공장의 지난해 판매량을 모두 합하면 195만 7470대로 전체 해외 공장 판매량의 72.36%에 해당한다. 현재 가동 상태로 남아 있는 해외 생산기지는 베트남과 중국 등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의 수요 위축이 전망되는 가운데 그나마 남은 수요마저도 맞추지 못할 위기에 봉착한 셈이다.
 
정의선 현대차 그룹 수석부회장이 코로나19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는 시점에서 임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중단시키고 유연근무제로 전환한 데도 위기에 직면한 노사가 과감한 국내 증산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현대차의 국내 생산량 증대 논의는 국내 매출을 키우고 해외 매출의 손실을 최소화해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식으로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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