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현대차 위기속 미래 포석 주목, 정의선의 '패러다임 전환' 겨냥한 첫 채용

이원갑 입력 : 2020.03.30 16:09 ㅣ 수정 : 2020.03.30 16:09

모터·연료전지 등 친환경차 연구 인력 ‘올인’…내연기관 연구 신규채용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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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현대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던 상반기 수시채용을 재개했다. 채용 분야는 '연구개발(R&D)'이다. 신입과 경력 모두 수소차 기술 개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배터리시스템 개발 등 미래사업 분야에 집중됐다. 연간 판매량에서는 10% 남짓 차지하는 친환경차 부문이지만 채용 수요는 독점에 가까운 수준이다. 연구개발에 국한된 것이지만 내연기관 부문 채용이 없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고스란히 반영된 첫 채용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현대차는 30일 연구개발본부 신입 및 경력사원 상시 채용 공고를 내고 62개 직무분야에서 신입 및 경력사원을 뽑는다고 발표해다. 주요 모집 분야는 △수소차 및 연료전지 △전기 배터리 △차량 기본 성능 등이다. 특히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UAM은 지난해 9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재원 박사를 영입해 사업부를 신설한 지 6개월만에 제대로 된 팀이 꾸려지게 됐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 "이번 채용은 미래차 산업 주도권 강화하기 위한 핵심인재 확보가 목적" / 유진투자증권, "코로나만 잡으면 친환경자동차 시장 급성장 할 것"
 
다음 달 12일까지 진행되는 신입사원 모집은 총 23개 직무에서 시스템 개발직 위주로 이뤄지며 △환경차 시스템 개발 △환경차 성능 시험 △차량 성능 컨셉개발 및 시험-해석 △연료전지시스템 설계-평가 △샤시 시스템 설계 △바디 시스템 설계 △수소 신기술 개발 등이 포함됐다. 비개발 부문은 △연료전지시스템 사업기획 및 사업개발 △노무관리 등이다.
 
경력사원의 경우 같은 달 19일까지 39개 직무에서 서류를 받으며 UAM을 비롯해 친환경차의 세부 개발 인력을 선발하기 위해 △디자인전략 자율주행 센서퓨전 기술 개발 △환경차 구동모터 전자기 설계 △특허개발 △차세대 표면제어 공정 개발 △전력변환 부품 전자파 설계 연료전지 운전장치 설계 △센서 소자 연구 등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상시 채용은 미래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갈 핵심 인재 확보를 통해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연구개발부문 우수 인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코로나19도 내연기관→친환경차 패러다임 전환 흐름은 못 막아
 
현대차 채용의 패러다임 전환은 현대차의 사업구조 변화 때문에 일어났다. 지난해 전체 판매대수 178만 4401대 중 코나EV, 넥쏘, 아이오닉 등 친환경차의 비중은 11.11%(19만 8203대)에 불과하지만 정의선 부회장은 친환경차 비중을 늘리고 UAM 등 혁신 모빌리티 신사업을 키우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월 2일 신년사에서 신사업은 기술개발, 내연기관은 경영 효율화에 각각 방점을 찍으면서 “불필요한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개발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원가혁신 활동을 추진하겠다”라며 “거대한 조직의 단순한 일원이 아니라 모두가 스타트업의 창업가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창의적 사고와 도전적 실행을 해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변신은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려는 행보다. 지속적으로 추락하는 글로벌 자동차 수요와 정반대로 전기차 시장은 성장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유럽이 친환경차 산업 육성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는 ‘그린 뉴딜’이 실행을 앞두면서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일으키고 있는 코로나19마저 호재로 소화할 정도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보고서에서 지난 주말 EU 대표부의 합의를 들어 “EU가 매우 빠른 대응을 통해 코로나로 인한 경제 위기극복을 그린 뉴딜을 통해 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관련 산업들의 리스크는 그만큼 낮아졌다”라며 “코로나로 인한 위기만 낮아진다면, EU시장에서의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시장 성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의 지난 12일 조사에서 세계 차량 전동화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279억 달러(한화 약 34조원)에서 연평균 8.5%씩 성장해 오는 2026년에는 533억 달러(한화 약 65조)로 2배 가까이 불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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