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최천욱 기자] 대출 강화, 공시가격 인상, 9억원 이상 주택 거래시 자금출처계획서 제출 등의 고강도 규제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로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서울 아파트값을 리딩하는 ‘강남3구’(서초·송파·강남구)의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이에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폭도 둔화되면서 풍선효과가 시들해지고 있고 이런 분위기가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31일 한국감정원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지난 23일 기준)변동률이 두 주 연속 보합세(0.00%)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서초는 -0.12%→-0.14%로, 강남은 -0.12%→-0.14%로, 송파는 -0.08%→-0.10%로 하락폭을 키웠다. 풍선효과가 뚜렷했던 마포는 0.04%→0.03%로, 용산은 0.02%→0.01%로, 성동은 0.02%→0.00%로, 노원은 0.06%→0.05%로, 도봉은 0.08%→0.06%로, 강북은 0.08%→0.06%로 상승세가 주춤 거렸다.
이들 지역의 최근 아파트 거래량도 이를 뒷받침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31일 기준)은 2602건에 달한다. 이는 2월 8074건보다 68%줄어든 수치다. 강남3구(738건→205건, 72%↓), 마용성(547건→182건, 67%↓), 노도강(1949건→647건, 67%↓) 역시 반토막 이상 줄었다.
각종 규제 등으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관망세를 이어오다가 ‘코로나19’로 집을 보여주기 꺼려하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거래 성사 자체가 안되는 시장이 장기화 되고 있는 걸로 해석된다. 여기에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간간히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추가 하락 기대감에 계약을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다.
비규제지역 등의 영향으로 경기지역 아파트값 상승의 중심이었던 수원(0.75%→0.25%)역시 상승폭이 둔화됐다. 조정대상지역 추가 지정 등 규제 강화,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우려에 대한 인식, 가격 급등 피로감, 공시가격 상승률 영향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돼서다. 인천 역시 0.53%에서 0.42%로 오름폭이 줄어들었다.
연기됐던 부평(힐스테이트 부평)과 송도(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 지역의 청약 열기로 인해 기존 아파트에서 관심도가 옮겨진 결과라는 게 한국감정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매수문의 지수도 위축됐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서울의 매수우위지수(23일 기준)는 81.1로 전주(91.8)대비 크게 하락했다. 강남지역은 지난주 82.8에서 73.1로, 강북지역은 지난주 102.0에서 90.2로 하락하며 매수문의가 대폭 줄어들었다.
마포구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연초에 내놓은 매물(25평)에 대한 매수문의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 등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장기화 된다면 매수심리 위축이 심화되면서 집값 하락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3구의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하락폭이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가의 아파트가 있는 마용성 등 지역도 (가격)구간별로 다르겠지만 호가를 낮춘 매물이 등장하고 있는데 매수가 없어(서울 아파트값의)하락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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