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대기업 외식업체 '배달' 늘었다고? 코로나19 상반기 넘기면 '큰 일' 난다

김연주 기자 입력 : 2020.04.05 07:02 ㅣ 수정 : 2020.04.05 10:34

"내 월급만큼 이웃 집 가장 월급도 걱정"/소비심리 위축의 장기화가 외식업계에겐 독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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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항공 및 관광업계에 이어 외식업계 일자리도 큰 타격을 입을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인원감축으로 인한 일자리 상실과 근로시간 조정을 통한 임금 삭감이 이뤄질 것 같다"면서 "그럴 경우 소비심리 위축도 더욱 위축됨으로써 외식업계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 걱정된다"고 말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바깥 외출을 자제하는 풍토 속에서 외식업계의 매장 방문 고객이 줄어들고 있는데, 외식업계를 포함한 다양한 업종에서 구조조정과 임금삭감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경우 외식업계가 빠져드는 불황의 수렁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걱정이다. "내 월급 깍이는 것도 걱정이지만 이웃집 가장이라도 잘 지내길 바라는 심정"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업종의 특성상 '소비위축'이 근본적인 고민거리인 것이다.

대기업 외식업체 '배달' 늘었다는 건 '소문난 잔치'...고객 감소율 65.8% / 업계 관계자, "상반기 지나도 호전 안되면 구조조정과 임금삭감 조치 나올 듯"걱정

 

코로나19 사태로 외식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외식업중앙회와 한국외식산업연구원(K-firi)이 진행 중인 ‘외식업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영향 모니터링 조사’의 5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전체 업체의 누적 고객 감소율은 65.8%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달이 늘었다고 하지만 한계는 있다. 매장 판매를 위주로 한 대기업 외식업체 관계자는 "이번달 매출이 전년대비 30%이상 감소했다"며 "배달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속담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타격으로 영세업체는 인원 감축, 휴업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 외식업체의 경우, 코로나19가 확산한 지 약 두 달이 지난 만큼,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인력 조정은 피할 수 없으며, 전국적으로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그 여파는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인력 구조조정 조치를 내리지 않고 있지만, 올 상반기가 지나면서도 사태가 계속된다면 조처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하면 매장직원, 관리직원 순으로 근무시간 조정 등의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직원 해고 등은 최후의 수단이고, 매장직원을 반씩 나눠 일정 기간 순환휴직을 하는 방안을 먼저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예상되는 외식업계 종사자의 피해액은 얼마가 될까. 크레딧잡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 외식업체를 빕스, 더플레이스,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등을 운영하는 CJ푸드빌의 임직원 수는 2934명이다. 국민연금 기준 평균연봉은 1261만원이다. 푸드빌은  임직원 다수를 시간제 알바생이 차지하는데 이들도 국민연금에 가입돼있다. 따라서 평균연금이 낮게 잡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사태 장기화로 올 하반기부터 한 달씩 순환휴직을 하게 된다면 2020년 한 해 근로자가 받는 임금은 평균연봉의 4분의 3인 945만 7500원이 된다.

 

애슐리, 자연별곡, 피자몰, 로운 샤브샤브 등을 운영하는 이랜드이츠의 경우 본사·매장을 포함한 전체 직원 수는 7262명이다. 국민연금 기준 평균연봉은 1842만원이다. CJ푸드빌과 같은 방식으로 계산해 본다면 이랜드이츠 근로자가 2020년 한 해 받을 임금은 평균연봉의 4분의 3인 1381만 5000원이 된다.

 

해당 수치는 잡포털 사이트인 크레딧잡에 개시된 국민연금을 기준으로 한 각 사 평균연봉 자료에 근거한 것이며, 평균 수치를 기준으로 계산했기 때문에 실제 연봉과는 상당한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식업체 직원들이 겪게 될 경제적 피해와 충격의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준은 된다.  

 

이처럼 팬데믹에 취약한 업종들이 순차적으로 순환휴직, 구조조정, 연봉 삭감 등에 들어갈 경우 급격한 국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연봉이 4분의 1이 줄어든다면, 소비는 그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하기 마련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동향에 따르면,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액은 2011년 이후 가장 크게 떨어진 6% 하락률을 보였다. 신발·가방 품목은 30% 이상 소비가 줄었고, 백화점 면세점 판매는 20~30%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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