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현대차그룹 저력 발휘, 3월 자동차 수출 증가세 전환... 미래모빌리티 투자 차질없을 듯
[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현대차그룹의 해외 공장이 중단됐지만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전방위적으로 미래 모빌리티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3월 자동차 수출실적이 3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나고 올 1분기 영업이익도 우려보다는 선방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전기차, 자율주행차, 수소차 등과 같은 미래모빌리티 라인업을 위한 투자전략이 큰 차질을 빚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팬데믹 공포가 글로벌 시장을 강타한 지난 3월 자동차 수출액은 38억2000만달러로 3.0%로 늘면서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글로벌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확대로 북미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유럽으로의 친환경차 수출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전략적인 시장공략이 주효한 셈이다. 자동차부품 수출액도 19억4000만달러로 0.6% 상승하면서 2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지켰다. 악조건 속에서도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하기 위한 실탄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 7조원대 보유현금과 매년 현금 유입 합쳐서 투자 진행
실제로 지난해 9월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앱티브와 40억 달러 규모의 자율주행 합작사 설립 절차를 지난달 27일 완료했으며, 싱가포르에 미래 신산업 기지 역할을 할 ‘현대 모빌리티 글로벌 혁신 센터’를 세운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지난해 12월4일 ‘CEO 인베스더 데이’를 개최해 2025년까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61조원 이상의 자금 투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의 투자재원 확보 계획에 대해 고영석 현대모비스 기획실장은 지난 1월7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2020에 참석해 “지난해 초 기준 보유현금 7조4000억원에 매년 현금이 1조4000억원에서 2조원이 들어오기 때문에 3년 후엔 12조원에 달한다”고 밝혔었다. 더불어 고 실장은 “이 중 3조5000억원은 남겨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핵심부품 기준으로 매출 약 10조원 중 연구개발(R&D) 투자 지출 비중을 약 7%에서 10%로 늘린다는 계획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 지난해 연구개발비 3조217억원, 전년 대비 10% 증가해 역대 최대치 기록/해외 공장 재가동되면 미래차 주도권 빠른 물살
1일 KB증권은 현대차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1만원으로 26.7% 하향한다고 밝혔다. 강성진 연구원은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9% 감소한 6029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31일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올라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6055억원으로, 전년(2조4222억원) 보다 1조1800억원 가량 증가했다. 1분기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8년 1분기 영업이익은 6813억원에서 2019년 1분기 8249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1분기 영업이익 6029억원으로 추정되어 2018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연간 연구개발비 투자액은 3조217억원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다. 전년(2조7424억원)보다 10% 가량 상승한 수치로, 지금까지 현대차가 지출한 연간 연구개발비 중 최대치다. 현대차는 매년 연구개발비를 증가해왔고, 2025년까지 61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만큼 올해도 연구개발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해외 공장의 재가동시기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해외 공장 12곳 가운데 9곳이 중단됐다. 현대차는 중국을 제외한 미국·인도·체코·터키·러시아·브라질 공장, 기아차는 중국과 멕시코를 제외한 미국·슬로바키아·인도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해외공장 생산이 재개되면 현대차의 미래차 시장 주도권 확보전략은 좀 더 빠른 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