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신한카드, ‘빅데이터 컨설팅’으로 신수익원 확보에 나서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04.08 06:50 ㅣ 수정 : 2020.04.08 06:50

삼성카드, 컨설팅 사업 고도화 vs 신한카드, 조직 개편 통한 시스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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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카드사들이 오는 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본격적인 ‘빅데이터 컨설팅’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빅데이터 컨설팅이란 카드 결제 고객의 가명처리된 데이터를 이용해 마케팅 컨설팅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카드사 중 ‘빅데이터 컨설팅’ 시스템 구축에 가장 앞서 있는 곳이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다. 삼성카드는 기존의 빅데이터 컨설팅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며, 신한카드는 관련 조직의 통합·재편을 통해 데이터 사업의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최근 카드사들이 데이터 3법 시행을 앞두고 ‘빅데이터 컨설팅’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이처럼 카드사들이 빅데이터 컨설팅 시스템 구축에 앞장선 이유는 지난 1월 데이터 3법이 통과되면서 활용 가능한 고객의 데이터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카드사들은 고객이 결제한 품목의 정보를 이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데이터 3법의 통과로 신용정보법이 개정됨에 따라, 카드사들은 고객의 개인정보에서 식별자(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등의 정보)를 가린 일명 ‘가명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고객의 구매 품목과 구매액뿐 아니라, 거주지역·성별·연령 등 보다 정밀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젠 고객의 소비패턴을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카드사들은 기존의 컨설팅 업체보다 더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뷰티제품 기획·판매 업체가 카드사에 컨설팅을 요청할 경우, 카드사는 결제 고객의 구매 품목을 분석한 데이터를 이용해 연령별 선호하는 브랜드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뷰티제품 기획·판매 업체는 특정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 상품을 개발하는가 하면 마케팅을 펼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카드업계는 방대한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카드사의 빅데이터 컨설팅이 기존의 경영 컨설팅 회사들보다 비교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추후 카드사의 비이자 부문 신수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삼성카드, ‘비즈인사이트’&‘링크’ 컨설팅 서비스 연계 vs 신한카드, ‘데이터 비즈’로 조직 개편

 

카드사들 중 삼성카드는 빅데이터 컨설팅의 고도화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빅데이터 컨설팅 서비스인 ‘비즈인사이트(Biz Insight)’를 보다 체계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관련 시스템을 정비하고 조직 개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비즈인사이트는 2016년부터 이미 시행된 서비스로, 주로 컨설팅을 요청한 업체가 속해 있는 시장·소비 트렌드의 변화, 경쟁사 분석, 실제 방문 고객 특성 등의 데이터 분석에 더해 마케팅 전략의 기획·실행에 적합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개인화 마케팅 서비스인 ‘링크(LINK)’와 비즈인사이트의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2014년에 출시된 개인화 마케팅 서비스인 링크는 개인의 소비패턴과 선호업종 등을 분석해 회원 개인별로 각기 다른 혜택을 제시하는 마케팅 방식이다.

 

소비자의 이름, 관심사, 과거 구매이력을 기반으로 시장에 전달할 메시지를 조정해 특정 고객에 맞는 마케팅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개인화 마케팅 전략에 빅데이터 컨설팅을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선제적으로 데이터 사업 수익화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카드는 이미 지난해 대형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트레이더스 위례·월계·부천·부산 명지점에 비즈인사이트와 링크서비스를 결합시킨 데이터 컨설팅을 통해 매출 증가에 성공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삼성카드는 중소 가맹점의 니즈(요구)를 족시키기 위해 비즈인사이트의 서비스 대상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지난 1월 데이터분석센터 내에 가맹점 컨설팅 서비스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이에 비해 신한카드는 지난 달 18일 열린 신한금융그룹 경영 회의에서 임영진 사장이 빅데이터 관련 부서의 실적을 직접 챙길만큼 빅데이터 컨설팅에 관심이 많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각 그룹사 CEO들이 디지털 핵심기술을 직접 관리하는 ‘디지털 후견인 제도’를 바탕으로 빅데이터 부문을 육성하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빅데이터 컨설팅 관련 조직들의 통합을 통해 본격적인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우선 새로이 재편된 라이프 인포메이션(Life Information)의 ‘데이터 비즈(Data biz)’팀에 기존의 ‘빅데이터 컨설팅 셀’을 통합시켰다. 이를 통해 신한카드는 보다 통합적인 빅데이터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소비자 구매 내역 데이터를 보유한만큼, 플랫폼 구축이 본격화되면 삼성카드와 함께 빅데이터 컨설팅업에서 합을 겨룰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중점적인 컨설팅 방향에 대해 “업체들에게 데이터 분석이나 분석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일대일 계약을 통해 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신한카드는 지자체에 빅데이터를 제공하고 분석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사회적 공헌에도 앞장 설 계획이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코로나19에 따른 지자체별 소비동향 분석보고서를 134개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신한카드의 ‘ESG 전략(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일환이다.

■ 소비패턴 집약적 데이터, 경영 컨설팅 회사와 차별화…카드업 신수익원 기대↑

 

데이터 3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카드사들의 빅데이터 컨설팅 운영방식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삼성카드는 비즈인사이트를 통해 업종간의 제휴 마케팅을 연계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삼성카드의 제휴사에 속해 있는 놀이공원업체와 외식업체를 연결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시킨다는 것이다. 즉 빅데이터에 기반한 연계 업종 분석을 통해, 삼성카드가 ‘제휴사 간의 제휴’ 마케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신한카드는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의 일환으로 보험사와 같은 타 업종과의 협업 등,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데이터 3법 시행을 앞두고 데이터 거래소가 신설되는 등, 기반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보험사 등 이종 업종과의 데이터 결합 역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기존 컨설팅 회사들이 보유한 데이터에 비해, 양과 질 측면에서 앞선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방대한 양의 소비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권이나 소비형태를 분석하는 데 비교우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카드 관계자 역시 “카드사들은 전문적인 마케팅 기획·전략 등을 제공하는 경영 컨설팅 회사들과 결이 다르다”며, “카드사들은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생성·관리하기 때문에 보다 고도화된 수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즉, 향후 빅데이터 컨설팅은 비이자 수익 중 눈여겨볼 만한 신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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