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몰고 병원 안가니...손보업계 코로나19 수혜?

이상호 전문기자 입력 : 2020.04.24 06:15 ㅣ 수정 : 2020.04.24 06:15

차량운행 급감으로 보험 손해율 급락, 실적개선 기대 VS 일시적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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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운행 급감과 병원가기를 꺼리는 사회풍조의 확산이 손해보험사들의 경영난 타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일시적 현상에 머물지, ‘나이롱환자’ 등의 만연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손해보험사에 장기적인 호재가 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2월 하순 대구 중심가의 텅빈 도로모습. [사진=연합뉴스]
 
■ 외출 안하고 병원도 안가니...자동차보험 손해율 급감
 
최근 손해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삼성화재를 중심으로 주요 보험사들의 3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난달 대비 최대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율이 100%가 넘어 고객들이 내는 보험료 보다 보험금이 많았던 중소형 보험사들의 손해율도 90%대로 떨어졌다.
 
삼성화재의 올해 3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6.5%로 전달 대비 10.7%포인트 하락했다. 1월 대비로는 19.4%포인트 급락한 수치다. 지난해 3월(81.9%) 대비로는 5.4%포인트 떨어졌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자동차 운행 횟수가 줄어 자동차사고 또한 감소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여기에다 사소한 부상에도 병원을 찾아 진단서를 떼던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 때문에 병원을 꺼리는 현상도 기여했다.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등 다른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3월 들어 완연한 손해율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100%를 넘었던 MG손해보험이나 더케이(The-K)손해보험의 손해율은 90%대로 하락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본 확충 등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시간적 여유를 번 셈이다.
 
■ 손해보험사들 주가도 급등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제로대로 떨어지자 약세를 면치 못하던 보험업종의 주가도 큰 폭으로 반등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손해보험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했던 전망이 현실화 되는 모양새다.
 
24일 장중 한화손해보험 주가는 2100원까지 올랐다. 지난달 19일 종가 965원을 기록하며 ‘동전주`라는 굴욕을 겪은 지 한 달여 만에 217% 상승한 것이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 등 다른 손해보험주 주가도 최소 50% 이상 올랐다.
 
NH투자증권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1분기 손해보험사 5곳 합산 손해율이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 상승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전망치는 6%포인트였다.
 
코로나19 전염 우려로 병원 방문 환자 수가 급감한 것도 보험사의 장기 위험손해율을 개선할 수 있는 요인이다. 실제 병은 있지만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 환자가 줄어듦으로써 손해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보험 업황이 본격 개선될 것이란 예상까지 나온다.
 
■ 손해율도 주가도 일시적, “저금리로 인한 불확실성이 더 큰 상황”
 
손해보험 업계에서는 이같은 손해율 하락을 “일시적인 현상”이라면서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초반에는 비슷한 흐름을 보였지만, 뚜렷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화재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조5200억원, 영업이익은 27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중의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신규 환자 수가 급감하고 날씨가 풀리면서 길거리에 자동차가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4월 부처님 오신날 연휴부터 가정의 달인 5월이 되면 나들이객 증가 등에 따라  손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한 최근 손보업계 주가 상승에 대해서도 일시적 현상 내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잠깐 반등하는 ‘데드캣바운스’라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세계적 저금리 기조가 고착되면서 보험업계 장기 성장가능성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손보사들은 지난해 자동차 정비업체들 요구에 정비수가가 올라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올린 바 있다. 하지만 경기가 둔화하면 손해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인상하기도 어려워진다.
 
저금리 기조는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수익도 감소할 수 밖에 없다. 당장 보험사들이 갖고 있는 채권의 수익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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