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리히어로가 인턴십 최종탈락자에게 전화 건 까닭은, 강신봉의 ‘인재사랑’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국내에서 배달앱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 중인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대표 강신봉)가 미래 인재 확보와 관련해 색다른 방법을 채택해 주목된다. 최종 관문에서 ‘낙방한 인재’에 대해 전혀 다른 접근법을 선보였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처음으로 진행하는 채용 연계형 인턴십 ‘히어로십’(Heroship)을 지난달에 마무리했다. 그런데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인턴십 채용 전형에서 최종면접인 2차 면접까지 올라왔으나 낙방한 이들을 대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최근 진행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 DH코리아 관계자, "최종 탈락자는 잠재적 경력직 지원자이자 우리의 고객"
‘히어로십’ 채용은 지원서접수-서류전형-1차 면접(실무진)-2차 면접(임원)-최종합격 순으로 진행된다. 그 마지막 단계인 임원 면접을 보고도 최종탈락한 지원자 중에서 멘토링을 원하는 이들과 화상 혹은 유선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다.
기업 규모가 크고 작은 것을 떠나 탈락한 지원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1:1로 멘토를 진행하는 곳은 매우 드물다. 취준생에 대해서 심각한 갑질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모 IT기업은 온라인 원서접수를 받은 취준생을 대상으로 서류전형 결과도 통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모집공고를 게재, 격렬한 항의를 받았던 사건도 있었다. 이런 기업에 비하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인재사랑’은 각별한 셈이다.
그렇다면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가 이렇게까지 낙방한 이들에게 품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이 직무 역량을 쌓아 자신의 회사에 다시 지원할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관계자는 2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종 탈락했지만 다른 곳에서 직무 경험을 쌓고 향후 우리 회사에 경력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잠재적 경력직 지원자이자 동시에 우리 서비스를 이용할 잠재적 고객이다”라고 말했다.
인턴십 과정을 거쳐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의 인재를 확보하는 동시에 탈락자들이 멘토링을 통해 얻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역량을 강화해 재도전하면 채용하겠다는 메시지인 것이다. 이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만의 미래 인재를 확보하는 방식인 것으로 풀이된다.
■ 2차 면접 담당한 부서장 등이 멘토링 진행, '낙방 이유'보다는 직무역량 쌓기 위한 실질적인 피드백에 역점
그렇다면 탈락자에 대한 멘토링의 핵심은 무엇일까. 우선 화상과 유선으로 1:1로 진행됐다. 멘토는 2차 면접에 참여한 각 부서의 실장과 본부장 등이었다. 2차 면접에서 낙방한 30여 명을 대상으로 이들은 3일에 걸쳐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멘토로 참여한 실무진들은 ‘지원자가 왜 떨어졌는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원 직무 역량을 어떻게 쌓을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전달했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에 따르면 피드백을 받은 이들은 “직무 역량 쌓기 방법을 현업에서 일하는 이들이 얘기해줘서 신뢰가 갔다”라고 한다.
채용 전형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원자들을 관리하는 이 같은 ‘멘토링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인재문화본부에서 탄생했지만, 이를 적극 지지하고 결정한 이는 강신봉 대표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히어로십으로 선발된 이들은 6개월간의 인턴 과정과 테스트 등을 거친 이들에 한해 정규직으로 채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