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만기 WTI 원유선물 6월물 마이너스 유가 악몽 재현? “두 번은 안당한다”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국제 선물시장에서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악몽을 경험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5월물 인도분이 선물 만기를 앞두고 장 마감직전 급락하면서 배럴당 마이너스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한 것이다.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이같은 거래행태는 코로나19 사태로 유가하락 압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선물만기 효과가 겹치면서 벌어진 기현상이다.
원유 선물시장에서는 WTI 6월물 역시 오는 19일(현지시간) 선물마감일에 4월의 악몽이 다시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면 4월의 악몽이 이번달에도 재현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제로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상품선물 계약의 경우 만기가 지나면 실제로 실물을 인수해야 한다. 당시 5월물 WTI 만기일(20일)을 앞두고 선물 투자자들이 5월물 원유를 실제로 인수하기보다는 웃돈을 얹어주고서라도 선물계약을 처리하겠다고 앞다퉈 나서면서 심각한 가격 왜곡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5월물을 버리고 6월물로 갈아타는 롤오버 현상까지 가세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 시장 참가자들을 황당케 했다.
현재 WTI 6월물은 배럴당 24~26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장중 한때 6.5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봉쇄가 조기에 풀릴 것이란 기대감에 석유수요가 늘 것이란 예측과 맞물려 최근 5일 연속 올랐다.
현재로선 6월물 가격이 제로에 가까이 가거나 마이너스로 끝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원유선물 중개업체들은 “두 번은 당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또다른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온라인 금융 및 경제뉴스 전문지인 파이낸스 매그네이트에 따르면 많은 원유선물 중개업체들은 6월물 가격이 일정수준 이하에 접근하면 즉시 거래를 정지하고 더 이상 주문을 받지 않는 방식으로 유가폭락에 대응하기로 했다.
호주에 본부를 둔 FX나 CFD 등은 거래정지의 기준이 되는 6월물 원유선물 가격을 배럴당 5달러로 정했다.
파이넥소닷컴과 트레이드닷컴 역시 장중 6월물 가격이 5달러에 접근하면 매도 포지션을 모두 정지시켜 추가적인 폭락을 막기로 했다.
4월의 마이너스 유가 악몽이 코로나19 전세계 확산에 따른 극심한 공포와 원유저장 시설 재고량 증가 등이 겹쳐 돌발적으로 벌어진 매우 이례적인 점을 고려하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적지만 시장참가자들은 그 가능성마저 아예 없애기 위해 일정가격 도달시 거래정지라는 극약처방까지 준비해 놓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