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만 고객 카뱅, 주요 카드사들 앞에서 플랫폼의 힘 과시
카카오뱅크가 올해 1분기 18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당기순이익(137억원)을 3개월 만에 뛰어넘었다. 올해 1분기 수수료 부문에서 큰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주식계좌 개설 신청서비스와 제휴사와의 연계 대출 사업의 반응이 좋았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주식계좌 서비스는 운영 5개월 만에 100만 건을 달성했으며 저축은행과 카드사를 연결시키는 연계 대출 서비스는 월간 대출액이 1000억원에 달하며 수수료 부문에서 손실을 커버해주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가 단, 기간에 이같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플랫폼 서비스가 가능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사업자(공급자)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여기에 소비자의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형태를 말한다.
카카오뱅크는 1억명에 달한다는 카카오톡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기에 2017년 출범한 후 5일 만에 계좌개설 수(신규 고객 수)가 100만건을 돌파할 수 있었다. 또한 올해 5월에는 카카오뱅크의 가입자 수가 1200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카드는 출시 후 10일 만에 10만장을 돌파했으며 일일 평균 9200장의 신청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카카오뱅크 제휴카드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일반적인 제휴 신용카드는 제휴사에 접속해, 본인인증과 카드사와의 전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에 비해, 카카오뱅크 제휴카드는 기존 계좌 정보를 활용해 카카오뱅크 앱에서 간단한 인증만으로 쉽게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언택트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카카오뱅크의 제휴카드는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해준 것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제휴를 맺은 4개 카드사는 카카오뱅크를 통해 유입된 신규 고객당 12만~15만원의 높은 모집 수수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진다.
더욱이 4개 카드사는 신규 고객 모집을 위해 카드사마다 배달 앱, 스트리밍 서비스, 커피전문점 등과 제휴를 맺어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신규 고객에게 최대 6만원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국내 카드사가 카카오뱅크에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면서도 제휴를 하는 이유로 기존 카카오뱅크의 보유 고객이 1200만명에 이른다는 점과 플랫폼 이용에 능숙한 2030세대를 신규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이번 제휴카드 출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편익이 높다고 생각해 협업한 것 같다”며 “현재 비용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지만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사태의 여파로 가맹점 카드 수수료 0%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카드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에 플랫폼을 이용한 사업은 금융권에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주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다 보니, 새로운 대안으로 플랫폼을 이용한 사업이나 테크핀(데이터 기반 금융서비스)에 눈을 돌린 것 같다”며 “카드사는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마케팅의 효율화와 코로나로 인한 영업활동 축소라는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