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변동금리 역대 최저…변동·고정 놓고 행복한 고민?

윤혜림 입력 : 2020.05.20 05:30 ㅣ 수정 : 2020.05.20 05:30

고정보다 변동이 더 높은 ‘금리역전’ 해소/변동금리 주담대로 ‘갈아타기’ 수요 증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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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5개월 연속 하락해 코픽스와 연동하는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짐에 따라, 대출을 앞둔 소비자들은 변동금리냐, 고정금리냐를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더 높은 역전현상이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1.20%를, 신(新)잔액 코픽스는 1.31%를 기록해 지난 달 대비 각 0.06%(p), 0.07%(p)가 하락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일반적으로 주담대는 변동형보다 혼합형(고정형) 상품의 금리가 더 높다. 하지만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은행채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가격 상승(금리 하락)을 이끌어내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낮은 주담대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그러나 코픽스의 지속적인 하락세에 주담대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코픽스 연동형 금리 하단보다 높아짐에 따라, 고정금리로 주담대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대출 상품 갈아타기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역대 최저 수준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로 인해,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대출을 찾기 위해 주판알을 굴리게 된 것이다.

1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신규 취급액 코픽스와 신(新)잔액 코픽스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20%로 3월 기준 1.26%에 비해 0.06%포인트(p) 하락했다. 코픽스는 올 1월 초 1.60%에서 5개월 연속 하락했고, 최근 10년 내 가장 낮은 금리로 떨어진 것이다.

또한 4월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1.31%로 같은 기간 1.38%에서 0.07%p가 떨어지며 지난해 7월 공시 이후, 연속 10개월째 하락 중인 모습을 보였다.

코픽스가 은행 주담대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만큼, 코픽스에 연동되는 은행권 주담대 금리도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현재 가장 낮은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는 곳은 NH농협은행으로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2.27~3.88%이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변동형 주담대의 금리는 각각 0.06%p 하락한 2.40~3.90%와 2.71~4.31%이다.

이처럼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한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p 인하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한국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대응책으로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낮췄다.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낮아지며, 이와 연동하는 코픽스 금리가 낮아진 것이다. 코픽스는 국내 은행이 매월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수신상품의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을 말한다.

이렇듯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자,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는 소비자들도 사이에선 변동금리를 적용할지, 고정금리를 적용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금융채 5년물 금리가 기준인 혼합형(고정) 금리도 낮게 형성되고 있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로는 △KB국민은행이 2.13~3.63% △농협은행 2.17~3.58% △하나은행 2.309~3.609% △신한은행 2.60~3.61% △우리은행 2.72~4.13% 등이다.

아직까지는 혼합형 상품의 금리가 변동형 상품보다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주택을 구입하려는 입장에선 어떤 금리로 대출을 받아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NH농협·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의 4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448조7894억원으로 지난달 444조1989억원에 비해 4조5905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2월의 주담대 증가 폭인 9563억원에 비해 무려 380%가 증가한 수치다.

이에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시행되기 전에 계약을 한 뒤, 잔금을 치르기 위해 주담대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담대는 30년까지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조건에 따라 이자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어, 자신에게 맞는 조건의 금리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기존 고정금리를 적용받아 주담대를 이용하던 소비자들은 갈아타기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코로나19사태의 여파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다, 당분간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변동형 금리가 유리하다. 특히 주담대는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이 없어지기 때문에, 금리 갈아타기로 인한 추가적인 비용도 들지 않는다.

 
이에 기존 3%대 고정금리에서 벗어나 2%대 변동금리 주담대로 갈아타기하는 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외국계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내세워 갈아타기 수요를 놓치지 않고 있다. 현재 스탠다드차타드(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평균금리는 각 2.61%, 2.60%이다.

더불어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 역시 다소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4월, 한국은행이 집계한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고정금리 비중은 43.4%로 전월대비 0.9%포인트 감소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공격적인 재정정책과 수출 부진으로 인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에 여력이 있다면, 갈아타는 것도 추가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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