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과거 직매입 중심의 성장 전략을 펼쳐온 이커머스 업계가 최근에는 오픈마켓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물류비용 부담이 큰 직매입 비중을 과감히 줄이고 오픈마켓 시스템을 늘리고 있는 것. 예컨대 쿠팡은 지난해부터 오픈마켓 비중을 늘리면서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가 하면 11번가도 최근 직매입 사업 대폭 축소에 나섰다.
11번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직매입 등 비효율 사업 축소해 수익선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오픈마켓 경쟁력을 초기 기반으로 가진 회사인 만큼 기존 오픈마켓 경쟁력을 이어가는 동시에 올해는 특히 검색 기능 강화, 고객 참여 기반의 커머스 서비스 본격 출시 등 ‘커머스 포털’ 전략을 통해 고객 트래픽을 높이고 다양한 대형 제휴사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외형적인 성장을 이뤄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사실 직매입 구조는 특성상 중간 유통 단계를 줄일 수 있어 상품을 싸게 공급할 수 있다. 또 직접 물건을 구매해 소비자에게 배송까지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판매액 전액이 매출로 잡혀 매출 외형 확대에도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상품이 팔리지 않으면 재고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며 원가 부담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실제로 한국판 아마존으로 불리며 이커머스 업계 메기처럼 등장한 쿠팡은 직매입 방식을 도입해 주문 후 다음날 바로 배송해주는 ‘로켓배송’을 앞세워 몸집을 키운 바 있다. 그러나 매출이 증가하는 만큼 손실도 커졌다. 지난 수년간 쿠팡의 누적 적자는 1조 원에 육박할 정도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러나 쿠팡은 지난해 매출 7조1530억 원, 영업손실 720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64.2% 성장하고 영업손실은 36% 감소한 수치다. 쿠팡의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 2014년 로켓배송 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적자 폭을 줄일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로 오픈마켓 서비스 비중을 늘린 점을 꼽았다. 그동안 쿠팡의 매출은 직매입과 오픈마켓 비중이 각각 90%, 10%를 차지할 만큼 직매입 비중이 높았다. 쿠팡 측은 현재 오픈마켓의 정확한 비중을 별도로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난해부터 국내뿐 아니라 해외 입점업체 모집에 나서는 등 오픈 마켓 사업자 모시기에 힘을 쏟은 결과가 수익선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티몬, 위메프, 이베이코리아 등 기존 이커머스업체들도 수익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 수익이 나지 않는 직매입 등의 사업은 과감히 축소하는 추세다. 롯데, 신세계 등 이커머스 후발주자들도 더는 직매입만 고수하지 않고 오픈마켓과 투트랙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이커머스 업계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직매입 사업을 축소하고 오픈마켓 시스템을 늘리는 구조로 가고 있다”면서 “직매입은 아무래도 물류 인프라 조성, 인력 운용, 재고 관리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기업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 직매입 사업 비중을 점점 줄이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