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끌어올리자”…보험사 CEO 자사주 매입 ‘러시’ 효과는?

윤혜림 입력 : 2020.06.17 06:37 ㅣ 수정 : 2020.06.17 06:37

3월 말 최저치 기록한 보험주, CEO의 자사주 매입에 주가 상승·수익률 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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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코로나19의 여파로 대면영업이 어려워지며 연일 하락세를 보이던 보험사의 주가가 최고경영자(CEO)들이 책임경영 의지를 표명하며 자사주를 매입함에 따라 최근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지난 3월 자사 주식 6000주를,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는 자사 주식 7만2000주를 매입했다.

이에 주요 보험사 CEO들은 책임경영을 내세우며 1분기 실적하락이란 악조건을 극복하고 주가를 끌아올리는데 성공했다. 더불어 주가 매입을 통한 차익 실현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실질적인 여파가 미치는 2분기, 이 같은 자사주 매입 전략이 실적하락에 대한 주가 하락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연일 하락세를 보이던 보험사들의 주가가 최근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이 같은 보험주 상승에는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사진=픽사베이]
 

올해 1분기 국내 보험업계 당기순이익은 1조466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26.1%(5156억원)가 감소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저금리 기조에, 코로나19의 여파로 해약이 증가한 데다 투자 자산의 부실화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보험사의 하루가 다르게 추락했다.

주가가 하락하자 보험사들은 보증준비금 전입액 증가로 보험영업손실이 크게 확대되면서 1분기 실적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의 실적하락이 이어지자, 삼성생명·한화생명·삼성화재·한화손해보험 등의 CEO들은 책임경영과 실적개선의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생명보험사(생보사) 중에서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동양생명의 CEO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3월 23일과 24일, 자사주 4000주와 2000주를 3만2937원과 3만3000원에 매입했다. 또한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은 3월 17일 자사주 3만주를 매입했으며, 동양생명의 뤄젠룽(羅建榕) 사장은 3월 23일과 24일, 자사주 7000주와 1000주를 1742원과 1734원에 매입했다.

해당 생보사들의 주가는 3월 말에는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모두 상승세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동양생명의 주가는 200%가 넘게 반등하기도 했다.

3월 20일 3만1700원하던 삼성생명의 주가는 6월 15일 4만4750원으로 41.17% 반등했으며, 동양생명의 주가는 같은 기간 1540원에서 2850원으로 상승해, 206.12%가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한화생명의 주가는 3월 23일 881원 하던 것이 6월 15일에는 1400원으로 58.91%가 상승했다.

손해보험사(손보사)들 중에는 삼성화재와 한화손해보험 CEO도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했다. 삼성화재의 최영무 사장은 2월 7일과 12일, 자사주 500주와 297주를 20만9000원과 21만2000원에 장내 매수했다.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사장 역시 3월 17일부터 24일까지 14차례에 걸쳐 자사주 7만2000주를 매입했다. 평균 매입 단가는 약 1260원이었다. 강 사장은 이달 12일에도 8395주와 1만9605주를 2760원과 2765원에 장내 매수했다.

두 손보사의 주가 역시 3월 말에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월 23일 11만7500원 하던 삼성화재의 주가는 6월 15일 17만8000원으로 51.49%가 상승했으며, 3월 20일 931원 하던 한화손해보험의 주가는 6월 15일 2300원으로 147.05%가 상승했다.

보험업계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세계적인 펜데믹 상황에서, 경영진들이 책임경영을 내세우며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 1분기 실적하락이란 악조건을 극복하고 최저치까지 떨어진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주가가 상승하면서 경영진들은 이에 따른 차익 실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책임경영에 나선 것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주식 취득일로부터 이달 15일까지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35.78%, 뤄젠룽 동양생명 사장은 63.70%,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사장은 82.54%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삼성화재 최영무 사장은 21만원대에 구입한 주식이 6월 15일 17만8000원을 기록함에 따라 차익 실현에 실패했다.

1분기와 달리, 2분기에는 코로나19의 여파가 실질적인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침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2분기 영업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잠잠해지는 것 같았던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며, 사회적 거리두기는 물론 대면접촉 기피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보험업계는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손해율 관리에 중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 한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저평가 수준인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경영진의 의지를 표명하는 것 한 방법이다”며, “자사주 매입 후, 주가가 정상화됐다고 할 순 없지만, 주가가 폭락했던 3월 말 이후 보험주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당사도 주가 부양과 주주환원정책을 목표로 올해에 세 번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며 “실제 3월 말 이후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자사주 매입에 여력이 있어, 하반기 주가 하락 시 한 가지 대책으로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자사주 매입이 하락한 주가를 끌어올리는 해법이라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자사주 매입이 경영진에게 차익 실현을 해줄 수는 있어도 회사의 실질적인 수익을 높이는 데는 그리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주가 상승은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과 바닥을 쳤다는 투자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며 “아직 주가 회복을 논하기엔 성급하고 향후 업황 개선의 여지가 없어 회복세가 계속될지는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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