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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무덤’이었던 천안이 술렁이는 까닭은
[뉴스투데이=최천욱 기자] 수도권을 벗어나 광역시와 세종시를 제외하곤 집값 상승과 거리가 멀었던 지방 부동산시장에서 천안이 술렁거리고 있다. 한때 미분양 물량이 골칫거리였던 이 지역은 12·16대책 이후 풍선효과로 이점이 해소되고 가격이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6·17대책으로 규제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점과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삼성SDI사업장에서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관련 비즈니스 회동을 가진 소식이 이 지역 부동산시장의 호재로 작용하면서 재평가되고 있는 분위기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 2월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천안은 지난해 8월 1538가구로 정점은 찍은 후 빠르게 소진하면서 올해 5월 300여 가구로 떨어지더니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벗어났다. 수도권과 가깝고 청약조건, 분양권 전매제한, 종부세 부담 등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워 실·투자수요의 이동 때문으로 풀이된다.
천안역 가까이 있는 K 중개업소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분양이 많다보니 가격이 오르지 못했다”면서 “지난해 후반기부터 갭투자 등 목적의 투자자들이 들어와 (정체된 가격이 풀리면서)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미분양 문제가 해결되자, 집값도 꿈틀되기 시작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천안시의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692만원에서 729만원으로 4.5% 올랐다. 같은 기간 충남의 상승률(3.1%)보다 높은 수치다.
6·17대책 발표 후에는 집값 상승세에 탄력을 받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천안의 집값 상승률이 전주(0.14%)대비 3배 오른 0.42%를 기록했다. 대전과 청주가 규제지역에 묶이면서 이들 지역과 가까운 천안이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온 풍선효과를 계속해서 보고 있는 것.
2017년 준공된 불당동에 있는 ‘천안불당린스트라우스2단지’ 전용 84.97㎡는 지난 5월 27일 5억9000만원(3층)에 실거래됐는데, 지난달 12일에는 6억9000만원(27층)에 매매 계약서를 작성했다. 보름 새 1억원이 올랐다.
호가도 오르고 있다. 천안시 S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2년 전 분양가 2억원 후반대 단지의 시세가 3억원을 넘어섰고 호가는(3억원)중반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부터 있었던 투자 등 삼성 관련 소식이 최근 이슈가 됐고 수도권과 가깝고 젊은층의 인구 유입이 많아지면서 한동안 바닥을 다졌던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천안 부동산시장의 관심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 전문가는 “지난해 말 12·16대책으로 수도권 일대 아파트들이 대출 규제를 받자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고 천안도 예외가 아니다”면서 “정부가 추가 규제를 예고하고 있지만 (천안은)한동안 풍선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 아파트 공급이 없던 동남구 지역이 분양을 앞두고 있고 개발 여부를 놓고 찬반이 이어졌던 일봉산 일대가 결론이 나면서 공원조성으로 주거환경도 쾌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간특례사업으로 진행되는 일봉산 사업은 동남구 용곡동 일대 40만2000여 ㎡의 부지에 약 6700억원을 투입, 29%(11만7770㎡)는 신축 아파트(1820가구)를 짓고, 71%(28만4844㎡)는 산책로와 생태학습원, 체력단련장 등을 조성해 천안시에 기부채납하는 걸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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