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재보험 도입, 보험사 부채 구조개선 넘어 재보험시장 활성화시키나

윤혜림 입력 : 2020.07.03 06:43 ㅣ 수정 : 2020.07.03 06:43

공동재보험으로 보험사는 보험료·위험 이전 가능 / 재보험사는 새로운 수익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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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부채 감축을 위해 공동재보험 제도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보험사가 지급여력(RBC, Risk Based Capital) 비율의 금리위험액 산출 시, 보험부채 위험에서 공동재보험을 반영하게 된다. 이는 2023년 도입될 예정인 IFRS17에 맞춰, 보험사가 지닌 부채의 구조개선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금감원의 RBC 개선안에 따라 RBC 비율을 맞추기 위해 자본확충에 나섰던 보험사들은 한숨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와 위험을 이전,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생겼기 때문으로 공동재보험 시장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보고 있는 재보험사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재보험시장 확대에 따른 보험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금감원은 2023년부터 도입되는 국제보험회계기준인 ‘IFRS17’에 대비해, 보험사의 리스크관리 능력을 높이기 위해 RBC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지난달 30일, 금감원은 2023년부터 도입되는 국제보험회계기준인 ‘IFRS17’에 대비해, 보험사의 리스크관리 능력을 높이기 위해 RBC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선안에는 원보험사가 공동재보험을 통해 보험부채를 재보험사에게 넘길 경우, 원보험사의 RBC 금리위험액 산출 시 해당 계약에 대한 보험부채를 제외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원보험사가 공동재보험 계약에 따라, 재보험사로 넘긴 자산에 대해서는 재보험회사의 신용도에 따른 신용위험을 반영하기로 했다.

이는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태에서 IFRS17이 도입되면 과거 고금리로 판매된 저축성상품의 경우, 금리가 현재의 저금리가 아닌 당시의 고금리로 잡혀 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금액이 더욱 증가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부담은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이에 금감원은 선제적으로 보험사의 보험부채 구조개선과 금리위험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RBC 금리위험액 산출 시 공동보험재를 반영하는 개선안을 마련한 것이다.

공동보험재는 원보험사의 위험보험료·저축보험료·부가보험료와 보험 위험·금리 위험 등을 재보험사에 이전하는 것으로, 보험사의 자산운용사 역할을 하는 셈이다. 물론 원보험사는 그 대가로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관련 자산과 부채를 이전함에 따라 금리 인하에 따라 부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보험사들은 이번 RBC 개선안에 대해 반기는 입장이다. 보험료와 위험을 이전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생겼기 때문이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1분기 가용자본 감소를 경험했기에 이번 개선안에 찬성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1분기 보험사의 RBC 비율은 267.2%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4분기 대비 2.4%포인트(p)가 하락한 수치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유상증자, 후순위채권 발행,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 올해 상반기 △메리츠화재는 1500억원 △MG손해보험은 980억원 △롯데손해보험은 900억원 △흥국화재는 400억원 △푸본현대생명은 15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RBC 비율 관리에 집중했다.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하는 RBC 비율은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업법상 보험사들은 RBC 비율을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RBC 비율이 100%를 충족하지 못할 시, 경영개선권고의 대상에 오르게 되며 개선 방안을 제출하고도 지키지 못할 경우에는 경영개선 명령을 받게 된다. 때문에 보험사들은 항시 RBC 비율을 관리하고 있다.

 

이번 공동재보험 제도 도입은 보험사들이 RBC 비율을 관리를 위해 유상증자나 후순위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게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인 보험료와 위험을 이전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때문에 이번 개선안에 대해 재보험사들도 호의적인 반응이다. 재보험사들은 공동재보험 시장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에 발맞춰 재보험업을 보험업법상 별도의 보험 분야로 분리하고, 재보험사들의 영업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선 공동재보험의 전례가 없기 때문에 공동재보험료 책정에 대해 우선적으로 논의가 필요하다”며 “재보험사는 보험사의 위험을 대신 부담하는 만큼, 높은 RBC 비율이나 충분한 자본력, 그리고 자산운용능력 등을 앞세워 보험사에 높은 재보험 비용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재보험업에 적용할 필요가 없는 규제를 명시적으로 배제하고, 재보험업 허가요건을 완화해 특화 재보험사의 출현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른 재보험 시장의 경쟁이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전업 재보험사는 코리안리 단 1곳으로, 제네럴리·뮌헨리·스위스리 등 외국계 재보험사 9곳을 포함해 단 10곳의 회사만이 경쟁을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 KDB생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JC파트너스가 KDB생명을 공동재보험사로 전환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서는 재보험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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