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주파수 비용’에도 5G 단독모드 주목받는 이유는?…해결책은 ‘주파수 공유’
이원갑
입력 : 2020.07.21 12:57
ㅣ 수정 : 2020.07.21 12:57
동적 스펙트럼 공유(DSS) 기술로 같은 주파수 대역 다른 종류 통신망이 공유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완전한 5G’의 열쇠인 단독모드(SA)가 정부에 낼 ‘주파수 값’ 걱정을 한층 덜 수 있게 됐다. 동일한 주파수 대역을 5G와 LTE가 공유할 수 있는 동적 스펙트럼 공유(DSS) 기술 덕분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상용망의 기지국과 코어 장비에 이어 유선 구간에 대한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능이 개발되면서 DSS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5G SA 전 구간에 대한 상용망 구축이 가능해졌지만 남겨진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SA는 현행 5G와 달리 LTE망을 빌려쓰지 않는 ‘완전판’ 5G 통신망을 가리킨다. 이 물리적 통신망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여러 개로 쪼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5G의 핵심 기술이 네트워크 슬라이싱이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지국이나 코어 장비 외에도 유선망구간에서 실시간으로 5G 망을 측정하고 분석해 서비스 및 장애 위험을 알려줘야 한다. 이를 위해 네트워크 상태가 변하면 능동적으로 최단거리 통신 경로를 유지해주는 기술이 필요하고 비로소 네트워크 전 구간에 대한 이른바 ‘End-to-End’ SA 상용망 구축이 가능해진다.
SA 상용망이 이처럼 통신체계를 모두 갖추고 나면 5G 통신 속도는 지금보다 이론적으로 최대 약 2배 이상 빨라지고 지연시간은 10분의 1로 짧아지게 된다. 특히 24GHz 이상의 서브밀리미터파 대역의 기지국이 깔리기 전에도 산업용 로봇을 안전하게 통제하기 위한 전제조건인 1ms(밀리세컨드)의 지연시간을 구현할 수 있다. 현행 5G 통신망은 LTE 통신망에 기생하는 종속모드(NSA)로 LTE 망을 ‘한 다리 건너’ 통신이 이뤄지면서 지연시간이 길어진다.
문제는 SA 상용망이 진가를 발휘하는 24GHz 이상의 고주파수 대역이 장애물에 가로막혀 차단되기 쉽다는 특성에서 출발한다. 2.6GHz 이하의 LTE나 3.5GHz의 5G NSA 망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SA 상용망을 제대로 쓰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기지국과 중계기를 세워야만 한다. 즉, 설비 투자비 확보가 곧 SA 상용화의 지름길이다.
그러나 이통 3사는 총 3조원에 육박하는 ‘방세’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LTE 시절까지 쓰던 기존 주파수 대역폭의 이용 기간이 내년에 끝나는데 이를 갱신하기 위해 돈을 더 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2021년 이용 기간이 끝나는 기존 이동통신 주파수를 기존 이용자인 이통 3사에 ‘재할당’하기로 결정했다. 재할당 주파수 폭은 SK텔레콤은 95MHz, KT는 95MHz, LG유플러스는 120MHz씩이며 대가 지불에 대한 세부 정책안은 올 11월 마련된다. 5G를 뺀 나머지 주파수의 78%가 여기에 해당하며 정부의 기존 방식대로 산정한 추정 대가는 약 2조8700억원에 달한다.
통신 주파수를 운용하는 차선(車線)의 역할을 하는 ‘주파수 대역폭’은 혼선을 막기 위해 국가가 관리하며 이를 쓰고자 하는 사업자에게 돈을 받고 팔고 있다. 주파수 사용 대가가 지불되는 만큼 5G SA에 대한 설비 투자 금액이 영향을 받게 된다.
이처럼 정해진 투자비를 갖고 한정된 주파수 대역에 더 많은 통신망을 구겨넣어야 하는 입장에서 이통 3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책 중에서는 같은 주파수 대역을 다른 종류의 통신망이 서로 공유할 수 있게 하는 동적 스펙트럼 공유(DSS)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DSS는 주파수 대역폭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트래픽 사용량에 맞춰 그때그때 자원을 ‘동적’으로 활용해 대역폭 자원을 최적화시켜서 분배하는 개념을 가리킨다. 가령 40MHz 대역폭에서 5G와 LTE를 사용하기 위해 기존에는 5G가 20MHz, LTE가 20MHz를 각각 나눠 써야 했지만 DSS 기술이 구현되면 두 통신망이 40MHz의 ‘고속도로’를 함께 공유하며 운용되는 식이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27일 박병성 에릭슨엘지 수석네트워크컨설턴트는 ‘5G 네트워크 진화와 주파수 활용’ 보고서에서 “DSS는 LTE대역 내에서 LTE와 NR(5G)을 동시에 지원하는 기술로서 LTE대역의 5G 전환과정에서 주파수 활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DSS를 지원하는 장비의 경우 장비 교체 없이 5G 전환이 가능해 장비 구축의 투자비를 줄일 수 있다”고 기술했다.
또 “NSA 형태에서 5G 단독 모드로의 진화과정에 있어서 LTE 대역과 같은 저대역의 활용은 중요하다”라며 “DSS와 같은 LTE/NR 주파수 공용 기술은 저대역의 5G 전환 과정에서 효율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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