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패러다임 전환(2)] 주가 급등보다 중요한 SK바이오팜의 3가지 승부수, 시험대 오르다

오세은 기자 입력 : 2020.07.22 07:39 ㅣ 수정 : 2020.08.24 19:58

이질적 영토에 대한 도전, 사회적 가치와 결합, 인수합병 아닌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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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시대의 ‘비즈니스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기존의 제조업 기반을 고도화시키는 한편 인공지능(AI), 플랫폼비즈니스(Platformbusiness), 모빌리티(Mobility), 시스템반도체 등으로 전선을 급격하게 확대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선점함으로써 글로벌 공룡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대기업 특유의 ‘강력한 총수체제’는 이 같은 대전환을 추동하는 원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주요 그룹 총수별로 ①패러다임 전환의 현주소, ②해당 기업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③전환 성공을 위한 과제 등 4개 항목을 분석함으로써 한국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진단하고 정부의 정책적 과제를 제시한다. <편집자 주>

 

SK바이오팜 조정우 사장. [그래픽=한유진 기자]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SK바이오팜은 세 가지 관점에서 극적인 패러다임 전환의 속성을 내포하고 있다. 우선 반도체·통신·배터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온 SK그룹 입장에서 바이오의약산업은 가장 ‘이질적인 영토’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만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강했고 성패여부에 따른 책임도 컸다.

최 회장은 2002년 “꾸준한 연구개발(R&D)을 지속해 반드시 바이오 사업을 SK그룹의 중심축 중 하나로 만들겠다”고 단언했다. 당시 재계 안팎에서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은 그와 같은 통념을 깨고 성공을 위한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

 

기면증 치료제 솔리암페톨(제품명 수노시.SUNOSI®)과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 XCOPRI®)등 2개의 신약이 美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또 최근 상장한 SK바이오팜은 시장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다. 지난 2일 코스피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의 4배 가까이 올랐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SK바이오팜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다.
 
둘째, 최 회장은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을 요구하면서 신기술 주도와 ‘사회적 가치’의 결합을 강조해왔다. 이 점에서 바이오신약 개발은 수익성을 극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류의 건강한 삶을 지원한다는 사회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22일 세노바메이트가 FDA의 신약승인을 받았을 때, “세노바메이트는 혁신신약 개발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 사례로 사회적 가치의 실천은 앞으로 우리의 성장과 영속성에 필수적 요소다”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셋째, SK바이오팜은 SK그룹의 기존 사업확장 과정과 다르다. ‘인수합병’이 아니라 ‘창업’이다. 그동안에는 절묘한 인수합병을 기반으로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그룹의 기둥격인 SK이노베이션이나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이 사례이다.
 
이에 비해 SK바이오팜은 지주사인 SK(주)의 100% 자회사로 설립된 이래, 최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꾸준한 ‘자생의 길’을 걸어왔다. ‘제 2의 반도체’ 혹은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길 할 경우 문자 그대로 ‘최태원의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표=뉴스투데이]
 

시장 현주소=전세계 제약바이오시장 1400조원, 반도체 시장 408조원의 3배 이상/SK바이오팜은 100위권 밖?

 

최 회장이 SK바이오팜을 ‘제2의 반도체’로 꼽은 이유는 글로벌 시장 규모에서 찾을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산업 분석 업체인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처방의약품 매출액은 2019년 8430억달러(약 1010조원)에서 연평균 6.9%씩 성장해 2024년 1조1810억달러(약 136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0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 408조원의 3배를 넘는 수치이다.

 

처방의약품 시장은 통상 제약바이오 산업으로 지칭된다. 제약바이오는 전통적인 제약기업의 영역인 화학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으로 구별된다. 

 

이중 특히 바이오의약품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지난해 4월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17년 2706억달러(약 306조원)에서 연평균 8.6%씩 성장해 2023년 442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바이오의약품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2018년 기준 매출 규모로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순위를 나열하면 1위 화이자(Pfizer) 2위 노바티스(Novartis) 3위 로슈(Roche) 등이다. 국내에서 매출액 1조원 이상으로 국내 제약사 1위인 유한양행은 세계 주요 제약사 50위권 밖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 1위 유한양행이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80순위대인 점을 감안한다면 SK바이오팜은 100위권 밖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국내 제약사는 △유한양행(1조4803억원) △녹십자(1조3697억원) △광동제약(1조2382억원) △셀트리온(1조1284억원) △한미약품(1조1136억원) △대웅제약(1조1134억원) △종근당(1조793억원) 등으로 총 7곳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매출액으로 시장점유율을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올해 연말은 되어야 회사가 전세계 바이오제약 시장에서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바이오팜의 지난해 매출액은 1238억원 당기순손실은 91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수년째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빠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은 국내에서 FDA 승인 2개 신약을 최초로 보유한 회사이다. 1호 신약인 ‘솔리암페톨’은 지난해 7월부터 판매가 시작됐고, 1분기에 매출 39억원을 기록했다. 2호 신약인 ‘세노바메이트’는 지난 5월 11일 미국 시장에 출시됐다. 세비 보리엘로 SK라이프사이언스 최고 상업화 책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의료 환경을 고려해 미국 현지 마케팅, 판매 전략을 세심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표=뉴스투데이]
 

 

강점=최태원 회장의 열정과 지지/2개 신약이 공략할 잠재시장 규모 10조원/최 회장, SK바이오팜 키울 인수합병 역량 보유/글로벌 1위 화이자의 성장과정도 인수합병

 

그룹 총수인 최 회장의 신약개발에 대한 열정과 지지는 SK바이오팜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993년부터 중추신경계 질환 신약을 개발해왔다. 이후 SK바이오팜을 지주회사인 SK(주)의 100% 자회사로 둬 투자와 연구를 지속하게 했다.

SK바이오팜이 2011년 분사 이후 8년 간 연구개발비로 5000억원을 투자했다. 실제 영업활동에 소요되는 자금도 △2016년 489억원 △2017년 983억원 △2018년 1413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신약 개발에는 오랜 시간과 상당한 지출이 동반되기 때문에 SK바이오팜은 2017년 연결기준 매출은 없었고 2018년 매출은 11억원에 불과했다. 또한, 2018년 상반기 가장 많은 연구개발에 투자했던 셀트리온의 경우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용이 25%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SK바이오팜은 상당한 연구개발을 지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최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로 SK바이오팜은 지난해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후보물질 발굴, 신약 허가, FDA 승인까지 전과정을 마무리한 기업으로 거듭났다. 잠재적 경쟁자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아직 이루지 못한 성과이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SK바이오팜의 매출 확대로 향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솔리암페톨과 세노바메이트의 기대 시장규모를 각각 4616억원, 1207억원으로 보고 있다.
 
후속 신약 개발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SK바이오팜은 내년 희귀 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의 3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카리스바메이트는 개발 단계에서 이미 FDA가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 받으면 특허권에 관계없이 미국에서 출시 후 7년, 유럽에서 10년간 독점적 판매 권리를 보장 받는다.

 

SK바이오팜 측은 신약 3개(세노바메이트, 솔리암페톨, 카리스바메이트)에 대한 기대 시장 규모를 6600억원 정도로 산출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연결에서 “연구개발과 마케팅 등에 집중해 시장에서 예상하는 매출 규모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더욱이 업계 일각에서는 뇌전증 치료제와 수면무호흡증 치료제의 현재 시장규모를 각각 7조원과 1조 8000억원을 넘어선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두 시장의 합산 규모는 약 10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SK바이오팜이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장의 규모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국내 제약사는 총 7곳이다. 매출 순위 기준 △유한양행 1조 4803억원 △녹십자 1조3697억원 △광동제약 1조2382억원 △셀트리온 1조1284억원 △한미약품 1조1136억원 △대웅제약 1조1134억원 △종근당 1조793억원 등이다.
 
SK바이오팜이 2개의 신약만으로도 10조원대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인 것이다. 
     
(왼쪽)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17년 SK바이오팜 미국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방문해 조정우 대표 등 관계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K]
 
최태원 회장이 향후 특유의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SK바이오팜을 급성장 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글로벌 공룡 제약사들도 M&A를 통해 빠르게 성장해온 경우가 적지않다. 미국의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혁신적 의약품 개발에 성공한 이후 타 지역의 바이오 및 제약회사들에 매각 및 합병됐다. 일례로 전세계 제약기업 중 1위인 미국 기업 화이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공격적인 M&A를 추진했다. 1999년 11월 화이자는 워너 램버트를 824억달러(99조원)에 매수하겠다고 공개매수를 발표했다.
 
그리고 2년 뒤인 2002년 7월에는 파마시아를 600억달러(69조원)에 인수했다. 당시 화이자가 파마시아를 인수함으로써 두 회사의 시너지로 연간 수입이 480억달러(58조원), 연구개발에 70억달러(8조원)를 넘어서는 최대의 제약업체가 탄생하게 된 것으로 추정됐다.  화이자는 또 2009년 와이어스 제약을 680억달러(78조원) 2010년 킹제약을 36억달러94조원), 2015년 2월 호스피라를 152억달러(17조원)에 각각 인수했다. 2012년 세계 제약바이오기업의 순위를 보면, 1위는 존슨앤존슨이었고 2위가 화이자였다.  

그러나 화이자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성공시킴으로써 정상을 차지하게 된 셈이다.

제약바이오기업으로 첫 발을 뗀 SK바이오팜이 향후 파괴력이 큰 M&A를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시장의 순위 바꿈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더욱이 최태원 회장은 인수합병의 귀재로 꼽힌다. 2012년 SK텔레콤이 현대로부터 하이닉스를 인수 한 것도 최 회장의 작품이다.  2020년 SK의 시가총액은 137조5260억원으로 10년전인 2010년의 시총 58조원과 비교해 135% 증가했다. 시가총액 급증은 최근 상장한 SK바이오팜 시총 17조원도 포함됐지만, 무엇보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등의 비중이 크다.

약점=합성의약품 일색인 신약 포트폴리오/바이오신약 개발해 성장하는 ‘블루오션’ 공략해야

SK바이오팜은 사명에도 나타나듯이 성장하는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겨냥하고 만든 제약바이오기업이다. 하지만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지 못한 상태이다.

 

미국 FDA로부터 승인받은 기면증 치료제 수노시와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와 같은 2개의 신약은 모두 모두 화학의약품(합성의약품)이다. 합성의약품으로 구성된 SK바이오팜의 신약포트폴리오는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약점이다.

즉 합성의약품 시장은 기존 강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레드오션’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다. 국내제약사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게 쉽지 않다.  

 

국내 의약품 시장은 약 22조원(2018년 기준) 규모로 글로벌 대형 제약사 1곳의 연 매출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이처럼 협소한 내수시장 한계 극복을 위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시장에 진출하는 게 필수적이다. 하지만 선진국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진입장벽이 높다.

SK바이오팜이 세계적인 제약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 높은 벽을 넘어야 한다. 그 벽을 넘기 위해서는 합성의약품보다는 바이오의약품이 유리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바이오의약품은 급성장하는 시장이므로 수시로 ‘블루오션’이 열리는 구조라는 것이다.

실제로 제약산업 기술·시장동향을 분석하는 ‘이벨루트파마’(EvaluatePharma)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규모는 2019년 기준 2623억불(약 313조원)로 전체 제약시장에서 29.4%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시장은 향후 2025년까지 연평균 9% 성장해 3987억불(약 476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럴 경우 제약시장 내 비중은 32.1%가 된다. 

상위 의약품으로 범위를 좁히면 바이오의약품의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글로벌 제약산업 2019년 프리뷰및 2024년 전망’ 보고서에서 오는 2024년 상위 매출 100대 제품 중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전세계 의약품 시장이 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재조합 DNA 기술을 응용하여 제조하는 바이오의약품은 항체 약물 접합체의 성장과 DNA 백신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지난해 11월 26일 엑스코프리 시판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을 진행시킬 예정이며 2~3년 내 사업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 중에서도 항암제 분야를 우선적으로 연구개발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정부의 정책적 과제=신약 개발위한 정부 지원 취약/정부 정책지원금 선택과 집중 필요/정부에 의한 신약후보물질 이관은 연 2건 안팎/글로벌 시장 공략 위한 정책적 선택과 집중 필요

 

신약개발을 위한 정부의 예산지원이 취약하다는 점은 SK바이오팜과 같은 제약바이오기업에게는 또 다른 아킬레스건이다.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중인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각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신약개발 경쟁에서 정부의 역할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분야 연구개발(R&D) 예산은 1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중 보건복지부가 집행하는 예산은 5000억원이 채 안 된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보건의료 분야에 투자되는 금액 1조5000억원 규모의 정부 예산중 산업계에 투자되는 규모는 3000억원 수준이다”면서 “3000억원에서 20%는 의약품을 연구개발하는 기초 과학 등에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약품 개발에 투자되는 금액은 6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설명인 셈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금 분배에 있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최종 제품이든 신약 개발이든 시장에 나오는 제품은 산업에서 만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정부 지원에 의해 신약후보 초기물질이 기업에 이전되는 건수는 연간 2건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김태억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사업본부장은 지난 4월 ‘코로나19와 제약바이오산업’ 보고서에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의 질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여러 가지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다”며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이 약 9년 동안 접수받은 과제는 총 590개이며, 이 중에서 162개 과제에 대해 연구개발비를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27%의 과제선정율이다.

 

김 본부장은 “정부의 미래의료 기술개발사업 지원 규모는 연간 120억원씩이며, 총 5년(2014년~2018년)간 지원한 결과 창출된 파이프라인의 개수는 103개로, 연간 20개가 새롭게 만들어졌다”며 “이 중 신약 개발단계 이행율이나 국내 초기물질의 기업 기술 이전율을 적용해보면 기업체로 이전된 파이프라인은 연간 2~3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제약산업은 그 본질상 국내 수요가 아닌 세계적인 수요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글로벌 차원의 개방형 혁신을 연구개발 투자전략의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과학기술혁신본부는 지난해 12월 원천기반, 의약품, 헬스케어서비스, 산업혁신-규제과학 등을 바이오헬스 관련 연구개발을 위한 4대 분야로 재구성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연간 4조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의 지원책인 글로벌 시장 흐름에 대한 정확한 독해력을 기반으로 선택과 집중에 성공할지 여부에 의해 SK바이오팜의 미래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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