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8월 17일 임시공휴일, 대기업 직원과 자영업자의 웃음 속에 소외된 그들

이태희 편집인 입력 : 2020.07.22 17:14 ㅣ 수정 : 2020.07.22 17:32

공무원, 교사, 대기업 직원은 사흘 연휴 즐기고 자영업자들은 매출 증대 기대감 / 300인 미만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아무런 혜택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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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태픠 편집인] 오는 8월 17일이 임시공휴일로 확정됨에 따라 직업 및 계층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기업 및 공공부문 근로자들은 휴가권을,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은 수익증대를 각각 누리게 된다. 반면에 중소 및 중견기업 근로자들은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한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번 조치가 원칙적으로는 공무원, 학교 및 공공기관 직원을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의 경우 권고 대상이지 강제사항이 아니다. 지난 2018년 근로기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임시공휴일과 선거일을 민간기업도 유급 휴일로 보장하도록 했다. 하지만 사업자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실시된다. 300인 이상 기업은 2020년, 30~300인 미만 기업은 2021년, 5~30인 미만 기업은 2022년에 각각 임시공휴일을 휴급 휴일로 보장하는 게 의무화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올해 민간기업의 경우는 300인 이상 대기업만 8월 17일을 유급 휴일로 시행한다. 이에 따라 공무원, 학교 교사, 공공기관 직원, 대기업 직원 등은 휴식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정부가 21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관공서의 임시공휴일 지정안’을 심의·의결하면서 그 목적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지친 의료진과 국민들의 휴식권을 보장이다. 둘째, 휴가철 내수 활성화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조치다.

 

우선 공무원과 대기업 직원 등은 첫째 목적에 해당되는 권리를 갖게 되는 셈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일 발표한 ‘8.17 임시공휴일 지정의 경제적 파급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8월 17일에 휴무하는 인구는 대기업 및 공공부문 근로자의 비중을 고려할 때 전체의 50%인 2500만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통계청이 작성한 올해 한국인구는 5178만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추산한 2500만명은 쉬는 근로자와 그의 부양가족을 포함한 수치인 것이다. 즉 인구의 절반 정도가 정부가 제공하려는 휴식권을 향유한다고 볼 수 있다. 

 

8월 1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됨에 따라 토요일인 8월 15일부터 월요일인 17일까지 사흘간의 연휴가 발생하게 된다. 이번 조치는 올해 법정 공휴일인 6월6일 현충일과 8월15일 광복절이 주말과 겹쳐 휴일 수가 줄어듦에 따라 지속적으로 검토됐던 내용이다. 올해 실제 휴일 수 115일은 지난 해 117일에 비해 이틀이 줄어든 수치이다.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올해 휴일 수는 116일이 됐다.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은 ‘내수 활성화’라는 둘째 목적에서 비롯되는 경제적 이익을 누리게 된다. 보너스 휴가를 받은 대기업 직원 등이 식당, 휴가지 등을 방문해서 소비를 할 경우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어려워진 영업상황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의하면, 임시 공휴일 하루에 1인당 소비지출액은 8만3690원으로 추산된다. 2500만명이 이 정도 규모의 추가 소비를 한다고 가정할 경우, 8월 17일 하루 동안 한국 경제 전체 소비지출액은 2조 1000억원 정도이다. 또 이러한 추가 소비는 파급 경로를 통해 경제 전체에 생산유발액 4조 2000억원, 부가가치유발액 1조 6300억원, 취업유발인원 3만 6000명 등의 경제적 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업종별로 따져보면, 음식업과 그 후방산업이 얻는 경제적 혜택이 가장 크다. 생산유발액 1조 5500억원, 부가가치 유발액 5900억원등의 효과를 얻게 된다.

 

숙박업과 그 후방산업이 그 뒤를 잇는다. 생산유발액 1조800억원, 부가가치유발액 4100억원 등이다. 운송서비스업과 그 후방산업도 생산유발액 1조500억원, 부가가치유발액 3800억원 등의효과를 누리게 된다.

 

그 다음은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과 그 후방산업이다. 생산유발액 5200억원, 부가가치유발액 2500억원 등이다.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대부분 근로자들은 8월 17일에 출근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대기업 직원들처럼 휴일을 즐길 수도 없고, 자영업자들처럼 일은 하지만 소득은 늘어나는 기쁨을 만끽하지도 못한다.

 

대기업에 비하면 열악한 급여수준도 개선될 조짐이 없다. 지난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313만9000원이다. 대기업 평균 월급 535만6000원의 58.6% 수준이다. 2017년 57.9%에서 2018년 56.9%로 낮아졌다가 다시 소폭 상승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양극화가 심하다.

 

지난달 말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발간한 ‘한국사회 격차 문제와 포용성장 전략’ 합동보고서에 의하면 2016년 기준 국내 근로자 10∼99인 사업체의 월평균 임금은 500인 이상 대기업의 54.6%에 그쳤다. 이에 비해 일본은 79.9%, 미국 72.8%, 프랑스 69.7% 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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