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 신한 추월한 KB, 하반기도 기세 이어갈까
KB, 푸르덴셜생명 순이익 기대 vs 신한, 비은행 강화 가속화
[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사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KB금융이 2분기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2분기 리딩금융 성적을 가른 것은 라임펀드,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Derivative Linked Fund) 사태 등을 대비하기 위한 일회성 비용의 규모였다. 금융사고를 피한 KB금융지주사는 해당 비용이 적었지만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실적 타격이 불가피했다. 업계는 향후 일회성 수익원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KB금융이 하반기 리딩금융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유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두 금융지주 모두 코로나19의 시간차 타격 등 리스크 관리와 비은행 부문의 강화 등의 방책을 세울 것으로 보여, 진짜 승부의 결과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KB금융, 2분기 당기순이익 9819억원…신한금융 1000억원 이상 앞질러 / 라임·헤리티지 사태 등 일회성 비용, 신한금융 3054억원…KB금융보다 약 1000억원 더 발생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2분기 당기순이익 9818억원을 기록하면서 신한금융지주회사의 8731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앞섰다. KB금융은 1분기 대비 34.6%(2524억원) 늘어난 반면 신한금융은 6.4%(525억원) 올랐다.
상반기를 놓고 봤을 땐 신한금융이 순이익 1조8055억원으로, KB금융(1조7113억원)보다 942억원 앞서고 있다.
하지만 1분기 신한금융이 932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KB금융을 2000억원 이상의 격차로 따돌렸다면, 2분기에는 반대로 KB가 상반기 격차를 바짝 줄이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경우 라임 펀드, 독일 헤리티지 DLS사태 등에 대비해 미리 적립하는 대손충당금, 즉 일회성 비용 규모가 커서 2분기 순이익에 타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분쟁 상품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2분기 추가 충당금을 1248억원 적립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관련 선제적 신용손실 충당금 역시 약 1806억원 규모를 추가 적립했다.
반면 금융사고에서 자유로웠던 KB금융은 코로나19 여파가 작용할 미래경기전망(FLC·Forward-Looking Criteria) 등을 반영해 2060억원 규모의 선제적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운용 자산에서 수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Net Interest Margin)은 양대 금융지주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이 1.84%, KB금융이 1.74%였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Non-Performing Loan)도 나쁘지 않았다. 신한금융 NPL 비율은 0.56%, NPL 커버리지 비율은 148%를 기록했고, KB금융의 NPL 비율은 0.48%, NPL 커버리지 비율은 144.4%였다. NPL 비율은 높을수록 안좋고, NPL커버리지비율은 높을수록 좋다.
■ 2분기 리딩은행은 KB국민, 당기순이익 6604억원으로 신한보다 약 1500억원 앞서 / KB증권도 신한금투보다 10배 이상 실적↑
다만 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인 은행에서 KB금융이 신한금융을 따돌렸다. KB국민은행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6604억원으로 신한은행(5142억)보다 약 1500억원 앞섰다.
NIM 역시 KB금융이 앞섰다. 신한은행은 1분기 대비 2bp(Basis point) 떨어진 1.39%를 기록한 반면, KB국민은행은 전분기 대비 6bp 하락한 1.50%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KB금융 측은 “저원가성예금이 증가하면서 조달부담이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하 영향 등으로 NIM이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두 은행 모두 코로나 금융지원의 일환으로 여신을 확대해 이자이익 기반을 확보했다.
가계·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원화대출 증가율은 신한은행이 2.48%(5조7443억원)으로, KB국민은행(2.44%·6조8404억원)보다 높았다. 다만 원화대출 규모는 KB국민은행이 287조2119억원을 기록하며 신한은행(237조2123억원)보다 앞섰다.
그룹 비이자이익 역시 늘어났다. 신한금융은 전분기 대비 약 1.4배 증가한 1조7800억원을, KB금융은 1분기 3928억원에서 2배 이상 늘어난 1조311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KB금융은 비이자이익 중에서도 비은행 부문의 비중이 늘어났다. 직전 분기 비은행이 순수료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7%였지만, 2분기에 더 늘어나 상반기 기준 61.1%를 기록했다.
증권사 승부는 큰 차이로 갈렸다. 라임펀드 사태의 직격탄을 받은 신한금융투자는 전분기 대비 77.8%(364억원) 감소한 103억원을 기록한 반면, KB증권은 마이너스 순이익(-214억원)을 기록했던 전분기보다 8배 이상 오른 1502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동학개미운동으로 양 증권사 모두 수수료수익이 대폭 늘어났다. 상반기 기준 신한금투는 작년 상반기 대비 24.7%(638억원) 늘어난 3218억원을 기록, KB증권은 40.8%(1157억원) 더 늘어난 3992억원을 달성했다.
■ 하반기 KB, 푸르덴셜생명 편입으로 일회성 수익원 기대 vs 신한, 비은행 계열사 통합 등 ‘원(One)신한’ 비은행 강화
하반기 전망 역시 KB금융이 아직까지 더 유리한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이 3분기 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마무리하면 푸르덴셜생명의 순이익이 하반기 그룹 실적에 반영돼 전망이 좋은 편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기환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은 지난 21일 상반기 실적발표회에서 “3분기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그룹 이익 안정성을 제고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과제들을 차분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4월 소액대출금융기관인 캄보디아 ‘프라삭(Prasac)’을 손자회사로 편입하고, 6월에는 세계적인 투자기업인 칼라일 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수익원 다각화에 나섰다.
업계는 프라삭과 푸르덴셜생명의 인수합병(M&A)으로 약 1000억원의 그룹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더해 KB금융 측은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대응해 수익기반을 다변화하고 비용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신한금융은 비은행 계열사를 통합하는 등 효율성 제고를 통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24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신한캐피탈의 1조원대 자동차금융 등 리테일 자산을 신한카드에 넘기는 안건을 심의했다. 양측은 8월말까지 양도 혹은 양수할 금융자산을 확정하고 계약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는 최근 수익원 다변화의 일환으로 본격 나서고 있는 자동차금융에 더 집중하는 한편, 신한캐피탈은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업금융에 더 매진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테일시장에서 주춤하던 신한캐피탈 자산을 신한카드가 인수하는 등 계열사가 강점을 지닌 부분에 집중함으로써 효율적으로 비은행 부문의 실적을 제고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두 금융지주는 리스크 관리에도 소홀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선 관계자는 “KB·신한금융 모두 2분기에 연체율 등 리스크 관리를 잘 한 편”이라면서도, “코로나 금융지원의 후폭풍이 시간차를 두고 오기 때문에 오는 3,4분기에는 여신 확대가 상반기에 비해 보수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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