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게임시장 한국 손아귀에’…모바일매출 10위권 절반이 국산게임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K-게임은 요즘 동남아시아 젊은 세대에게 K팝 스타만큼이나 인기 있는 한류 콘텐츠 중 하나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 속 국내 모바일게임들이 커다란 동남아시아 게임 시장을 점령해 나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상당수 국내 게임업체가 동남아 현지 마케팅과 시장 진출에 속속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1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남아 구글 플레이스토어 모바일게임 최고 매출순위 10위 안에 있는 국내 기업 게임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라이트’, ‘뮤 오리진’, ‘블레이드 & 소울’ 등 총 5개로, 10위권 순위의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라이트’는 동남아 내에서만 다운로드 수 1억건을 돌파하며 어마어마한 인기를 입증했다.
■ 동남아시아 게임산업 성장잠재력 가진 ‘블루오션’
카카오게임즈는 올 상반기 동남아시아 모바일게임 서비스 기업 ‘글로하우’를 인수했다. 동남아 지역에서 모바일게임 마케팅, 운영,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는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모바일게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펄어비스 ‘검은사막’은 동남아 지역에 직접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펄어비스 측은 지난해 태국에서 ‘검은사막’ 이용자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현지 이용자들과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이 밖에 국내의 크고 작은 모바일게임 기업들이 동남아에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현지화에 투자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동남아 모바일게임 시장에 뛰어드는 것일까. 동남아 모바일게임 시장이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게임산업 분석기업 뉴주(newzoo)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 모바일게임 시장은 30억달러(한화 약 3조5685억원) 로, 전년대비 17% 성장했다. 시장 규모는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모바일게임이 차지하는 매출 역시 전체 게임 매출 전체의 69.4%를 차지해 높은 비율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동남아는 아직 게임 시장을 이끌어 갈 힘있는 자회사가 부족하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모바일게임이 발달된 한국 기업이 동남아 게임 시장에 진출하기 쉽기 때문에 그동안 주로 중국 진출을 공략했던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동남아 시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국은 2017년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에만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4년째 열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중국 못잖은 시장 규모와 성장 잠재력을 가진 동남아로 눈을 돌리게 한 것이다.
■ 동남아 스마트폰 보급률 높아 온라인 사용자 밀집…인터넷 이용시간도 매우 많아
나아가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점도 한국게임 기업들이 동남아에 진출하는 이유 중 하나다. 태국은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률 1위를 기록한다. 인구 6900만명 중 약 4100만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다른 동남아 국가 역시 스마트폰 보급이 이미 상당히 이뤄져 있고 사용자 수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또 다른 동남아시아 시장의 강점은 인구 분포가 젊은 세대에 밀집돼 있고 이들이 모바일게임을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사용자란 점이다. 뉴주는 지난달 조사에서 동남아 온라인 사용자 중 무려 82%가 게임을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0%는 모바일게임을 즐긴다고 발표했다.
동남아 국가들의 하루 평균 인터넷 이용 시간도 상당히 높았다. 필리핀 10시간, 태국 9시간으로 전 세계 1,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소셜미디어와 게임 위주의 이용 시간이 가장 높은 편에 속했다. 즉, 모바일게임의 주요 소비층과 향유층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뜻한다.
국내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기업들은 계속해서 동남아시아 게임 시장진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게임업체들이 동남아 게임 시장의 성장과 함께 기업 가치도 높이면서 또 동남아 게임 시장의 성공을 발판 삼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