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삼성생명·교보생명 등 생보사들이 금융당국과 엇박자 행보하는 까닭은?
[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사의 순이익이 증가한 것과 달리 생명보험사의 순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저금리가 지속되고 운용자산이익률이 하락된데다 코로나
19
로 대면 영업이 불가능 했기 때문으로
,
삼성생명을 비롯한
NH
농협생명 등 주요생보사들은 예정이율 인하에 나설 계획이다
.
예정이율을 인하하면 보험금은 동일해도 보험료는 사실상 인상된다. 삼성생명은 이미 10월 인하 계획을 발표했고 NH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도 인하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10월 보험료 인하를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생보사의 예정이율인하는 금융당국의 보험료 인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의 모습을 띠고 있다. 보험업계는 나아가 간편하게 보험을 선물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는가 하면, 건강증진형 상품개발에 박차를 가해 젊은층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생보사들이 대안 찾기에 나선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업계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생명보험사가
2
조
727
억원
,
손해보험사
1
조
7156
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
손보사의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5.5%
인
2306
억원이 증가한 것에 비해 생보사의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
2.6%
인
549
억원이 줄었다
.
생보사들이 지난해에 비해 순이익이 감소한 이유는 저금리가 지속되며 투자여건이 악화돼 운용자산이익률이 하락된데다 코로나
19
의 확산으로 주력 사업인 보험영업에서 대면 영업이 불가능 해졌기 때문이다
.
■
대형 생보사, 줄줄이 예정이율 인하 나서 / 한화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은 이미 인하
이에 삼성생명을 비롯한
NH
농협생명 등은 오는
10
월 보험 상품 개정에 맞춰
,
예정이율 인하를 예고하고 나섰다
.
예정이율이란 보험사가 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거둬들일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말한다
.
보통 예정이율을
0.25%
포인트
(p)
낮추면 보험료가
5~10%
정도 오르게 된다
.
삼성생명은
10
월 금리 변동형 일부 상품에 한해 예정이율을
0.25%p
내릴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가장 발빠르게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지난 4월 2.5%에서 2.25%로 인하한데 이어 7월 2.0%로 추가 인하, 총 0.5%p 낮췄다. 때문에 하반기 추가 인하는 없다는 입장이다. 메트라이프생명도 8월 들어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0.2%p 인하했다.
교보생명은 10월 예정이율 조정안을 검토 중이며 NH농협생명 역시 9월에 2.25%이던 예정이율을 2.10%로 조정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시중 주요 보험사들의 예정이율 인하는 보험료 인상을 가져와 상품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
하지만 이 같은 단점을 감수하며 예정이율 인하에 나선 것은 시중금리 하락으로 인해 생보사들의 자산운영이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문제는 생보사들의 예정이율 인하를 통한 실질적인 보험료 인상과 달리
,
금융당국은 보험료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
금융당국은 오는
10
월부터
’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
’
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번 개정안이 적용될 경우
,
무
·
저해지환급형 보험의 환급률을 낮추는 대신 해당 상품의 보험료를 인하해야 한다
.
또한 무
·
저해지 환급형 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들은 납입 만기 이후 받는 환급금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
.
따라서 보험사의 수익성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
때문에 이번 예정이율 인하가 금융당국의
10
월 보험료 인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는 금융당국의 인하 폭을 고려
,
예정이율을 동시에 인하해 보험료 인하폭을 상쇄시키기 위함이란 이야기다
.
한 보험사 관계자는
“
보험업계의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개정안 발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나 마찬가지다
”
며
“
자산운용 수익률이 낮아지면 예상수익률도 낮아지기에 보험사 입장에선 보험료를 올려서라도 고객에게 줄 보험금을 채울 수 밖에 없다
”
고 전했다
.
보험사들이 저금리 상황에서 자산운용을 통한 수익 창출마저 쉽지 않다보니 예정이율 인하에 나섰지만
,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
금융업계는 보험사의 수익성 향상을 위해서는 예정이율 인하보다 시장의 한계성을 극복할 수 있는 상품과 젊은층을 유입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
■
보험업계, 수익성 향상 위한 자구책 마련나서
이에 보험업계도 수익성 제고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
지난
6
월 보험사들은 손해율을 악화시키는 주범인 실손보험의 신규 가입 연령을
65
세에서
49
세로 낮추었다
.
실적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입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
더불어 소비자의 신뢰를 쌓기 위해 불완전판매 근절에 나서는 한편
,
각 상품별로 차등화해 보험료를 책정할 예정이다
.
또한 금융당국이 해외투자 한도를 확대함에 따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
해외의 채권이나 주식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
더욱이 최근엔 모바일을 통해 간편하게 보험을 선물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는가 하면
,
헬스케어 서비스 같은 건강증진형 상품개발에 박차를 가해 젊은층의 끌어 안기에 나서고 있다
.
이에 대해 보험사 관계자는
“
시장의 한계성을 고려해 헬스케어와 인슈어테크를 통합한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보험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
며
“
이젠 손해율을 줄이는 것을 넘어
,
사전예방을 통해 지급 비용을 줄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
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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