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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산업의 지각변동 알리는 이랜드이츠와 CJ푸드빌의 '비상경영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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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슬 기자
입력 : 2020.08.27 05:48 ㅣ 수정 : 2020.08.27 09:24

CJ푸드빌에 이어 이랜드리테일도 ‘비상경영’ 선언 / 코로나19는 울고싶은 데 뺨 때린 격 / 1인가구 증가와 외식 트렌드 급변에 적응 못해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대표적인 외식업체인 CJ푸드빌에 이어 이랜드이츠까지 적자점포는 철수하고 무급휴가를 시행하는 ‘비상경영’을 선언하며 긴축에 들어갔다. 이는 대형외식산업 전체가 구조적 위기에 처해있음을 시사한다. 코로나19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근본적 위기는 코로나 이전부터 심화되고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소비자 심리가 위축된 경향이 크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렸던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자취를 감추고 뷔페레스토랑 등이 위기에 빠진 이유는 외식 트렌드 변화라는 구조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는 이야기이다.

 
애슐리 신촌점 매장 전경 [사진=애슐리 홈페이지 캡쳐]
 

■ 이랜드이츠 ‘비상경영’ 선언 / 상반기 30개 외식업장 폐점 예정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이 두 자릿수 역성장을 기록한 이랜드이츠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비상경영’에 돌입한다.

 

이랜드이츠는 지난 25일 석창현·김우섭 대표 명의로 직원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을 통해 부실·적자점포는 철수하고 온라인 중심의 사업구조를 설계하며, 관리직 대상 무급휴가를 골자로 하는 ‘비상경영체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랜드이츠는 “상반기 동안 위기경영 3단계를 선포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왔으나 대내외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고, 전년 대비 매출이 40% 줄어드는 등 적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랜드이츠 임직원 모두가 생존을 위한 자구안을 필수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기에 위기경영등급을 한 단계 격상했다”고 밝혔다.

 

외식브랜드 이랜드이츠는 앞서 본사 직원부터 주 1회 이상 자율적 무급휴가를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도 했고, 김완식 이랜드이츠 대표는 직책 수당을 포함한 급여의 50%, 임원은 30%, 조직장은 직책 수당을 반납한 바 있다. 오는 31일부터 연말까지 관리직을 대상으로 자율적 동참을 전제로 무급휴가를 다시 한시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앞으로 이랜드이츠는 위생·안전·품질 영역 등 고객 만족과 직결된 영역을 제외하고는 전 부분에서 비용 통제에 들어가며, 신규 투자 역시 사업부 전략에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곤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랜드이츠의 대표 브랜드인 뷔페레스토랑 ‘애슐리’는 지난해 10여개의 매장이 정리되었는데, 상반기 내 이랜드이츠의 30여개 부실 및 적자점포를 추가로 폐점할 계획이다. 이랜드이츠는 외식 브랜드 전략도 재편할 예정이다. 이는 체질 개선 작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분석된다.

 
빕스 1호점 등촌점 매장 전경 [사진제공=CJ푸드빌]
 

■ CJ푸드빌, 이랜드이츠보다 앞선 지난 3월 ‘비상경영’ 체제 돌입

 

뚜레쥬르, 빕스,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등 10여개의 외식 브랜드를 가진 CJ푸드빌은 2015년부터 4년째 줄곧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 초기 정성필 CJ푸드빌 대표 명의의 ‘생존을 위한 자구안’을 발표하고 경영 악화에 따른 유동성 확보에 역량을 쏟겠다 밝혔다. 골자는 이랜드이츠의 비상경영 체제와 다르지 않다.

 

CJ푸드빌은 경영 정상화 이뤄지기 전까지는 모든 투자를 전면 중지하겠다 선언하고, 기존에 상생 강화 차원에서 법정 기준 이상으로 가맹점 리뉴얼 지원금을 지급했지만, 법정 기준으로 지원금을 줄이고 채권관리, 현금지출의 억제 등 다방면의 조처를 하고 있다.

 

임원들은 급여도 반납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정 대표는 상반기 동안 급여의 30%, 임원과 조직장들은 차등적으로 월급 일부를 자진 반납했다. 또한 자율적 동참을 전제로 지난 6월까지 최소 1주일 동안의 무급 휴직도 시행했다.

 

이랜드이츠보다 앞서 CJ푸드빌은 생존을 위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CJ푸드빌의 수익성 제고를 해왔던 알짜배기인 뚜레쥬르까지 매각을 추진 중이며, CJ푸드빌의 전체 매각설까지 돌고 있다.

 

이랜드이츠와 마찬가지로 CJ푸드빌 역시 2018년부터 뷔페레스토랑 브랜드 ‘빕스’와 ‘계절밥상’의 부진 점포 정리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빕스는 2018년 61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지난 3월 현재 40개로 3분의 1가량이 줄었다. ‘계절밥상’ 역시 2018년 29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지난 3월 15개로 절반가량 줄었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주 메뉴인 아메리칸 푸드 [사진=픽사베이]
 

■ 포화상태던 ‘패밀리 레스토랑’ 대부분 한국 철수

 

외식 시장을 이끌던 패밀리 레스토랑, 뷔페레스토랑은 존폐위기에 놓여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 외국계 업체의 국내 상륙이 본격화되었던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는 전성기를 누리던 패밀리 레스토랑들은 아웃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국 시장에서 볼 수 없게 됐다.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불리던 1995년 국내에 론칭한 베니건스는 실적 악화로 2016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고, 씨즐러(2013년), 마르쉐(2013년), 토니로마스(2014년) 모두 사업을 중단했다.

 

아웃백은 명맥은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 전문기업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570억원에 사들인 지 4년만인 최근 다시 매물로 나왔다. 외식업을 둘러싼 환경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아웃백은 더는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지 못하는 상태다.

 

해외여행이 지금처럼 자유롭지 않았던 1990년대 이국적인 느낌의 패밀리 레스토랑이 고급 레스토랑으로 사랑받자, 경쟁이 치열해지며 패밀리 레스토랑은 포화상태가 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빠르게 변화는 외식 트렌드에 패밀리 레스토랑은 발맞추지 못해 도태된 것으로 분석된다.

 

■ 대형 레스토랑 폐점 사태 원인과 돌파구는?

 

최근 익선동, 문래동, 성수동 등 특색있는 레스토랑이 즐비한 이른바 ‘골목 맛집’으로 외식 트렌드가 바뀌자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뷔페레스토랑과 같은 대형 외식업체들이 맥을 못추는 상황에 빠지게 되었고, 설상가상 코로나19의 여파로 하루평균 고객 수가 크게 줄어든 것이 연이은 폐점 사태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가정간편식과 배달 문화 활성화 분위기도 외식산업의 설 자리를 좁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19년 국내 외식 트렌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외식 빈도는 12.9회로 집계됐는데, 이는 최근 4년 사이 약 14% 줄어든 최저치다. 반면 지난해 배달 주문은 2017년 대비 13.3% 증가했다.

 

패밀리 레스토랑, 뷔페레스토랑과 같은 외식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1인 가구의 증가와 경기침체로 인해 외식산업이 위기에 빠진 만큼 배달과 테이크아웃 가정간편식 메뉴의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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