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의 IT 인재 부족현상은 몇 년 전부터 계속되어 왔지만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 확산과 재택근무의 보급으로 인해 기업들의 업무시스템 교체수요가 많아지며 더욱 인력수급에 애를 먹는 모습이다.
당장 IT 인력 공급이 극적으로 늘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술자 한명이 아쉬운 기업들은 점차 많아지다 보니 결국 일이 터졌다. 일부 IT인력 파견회사가 사실상 경력이 없거나 초보자에 가까운 기술자들의 경력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하여 기업들에게 소개해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기술자를 파견 받은 기업 중에는 도쿄1부 증권시장에 상장한 나름의 매출과 규모를 갖춘 기업들도 다수 존재했다.
최근 문제가 된 회사는 도쿄 치요다구(千代田区)에 위치한 스카이테크(スカイテック)로 IT인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 적합한 기술자를 파견하여 사내 시스템을 새로 개발하거나 유지보수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해당 과정에서 기업고객들에게 제공된 파견직원의 직무경력서에는 허위정보가 가득했다. 파견된 기술자의 대부분이 중국인으로 실무경험은 거의 없음에도 IT관련 자격증과 업무노하우가 풍부한 것으로 소개된 것이다.
언론취재가 시작되자 스카이테크의 사장은 "그런 일은 일절 없다"며 부정하였지만 소속 기술자 중 한명은 경력서에 기재된 연령도 업무경험도 전부 거짓말이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아사히신문이 스카이테크에 소속된 IT기술자 약 40여명의 경력증명서를 입수했는데 실제로 해본 적이 없는 업무임에도 경력연수가 매우 긴 것으로 기재되어 있거나 실무에서 사용가능할 만큼 충분히 숙달되지 못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바로 사용이 가능한 것처럼 허위 기재된 부분을 다수 발견하였다.
예를 들면 중국의 한 대학을 갓 졸업한 전혀 실무경험이 없는 20대 초반 기술자의 나이를 5살 더 많은 20대 후반이라고 속이고 그렇게 속인 5년 사이에는 실무경험을 쌓은 것처럼 날조하는 방식이다.
실제로는 대학생이었던 시기에 중국에 있는 일본기업에서 근무하였다고 기재되거나 한 번도 일본에 와본 적이 없었음에도 일본에서 관련 업종에 취업한 적이 있었다고 기재된 기술자도 있었다.
이렇게 허위로 적힌 경력증명서는 기술자 파견을 요청한 기업들에게 보내졌고 있지도 않은 경력을 포함하여 파견 단가를 산정했다.
상대방이 면접을 요청하는 경우는 가짜 경력이 들통 나지 않도록 사전에 소속회사와 면접연습까지 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스카이테크 측은 "경력증명서는 기본적으로 기술자가 직접 작성하지만 일본어로 어필하기 어려운 부분은 회사가 일부 지도하기도 한다"며 "참고자료로서만 기업들에게 보여줄 뿐 기업들은 경력증명서를 전혀 중시하지 않는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
2015년에 설립된 스카이테크는 현재 약 260여명의 기술자를 기업들에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처럼 허위로 날조된 경력증명서를 적극 활용하면서 2018년 4억 엔이었던 매출이 작년에는 11억 엔으로 급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처럼 일부 파견회사에서 시작된 IT엔지니어들의 경력뻥튀기 소동이 일본기업들 사이에 불신과 불안을 야기하고 있지만 당장 마땅한 대안이 없는 기업들로서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해당 인력들이라도 활용할 수 밖에 없을만큼 일본의 IT인력난은 정도를 더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