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포트
글로벌 강자 ‘컴투스’ 송병준, 모바일 시장서 엔씨소프트 넘어설까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게임 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에서 오히려 크게 성장하며 ‘언택트(비대면)’ 시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산업 중 하나로 주목받는다. 특히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컴투스(대표 송병준)는 일찍이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 뛰어든 기업 중 하나로, 현재 모바일 게임 사업으로 가장 성공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시된지 약 3년만에 국내 모바일 게임 최초로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하고 지난해는 2조원을 돌파했다. 누적 다운로드 수도 1억 2000만건에 육박하면서 콘텐츠가 넘쳐나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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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모바일 게임사 컴투스 / '서머너즈 워'로 해외시장서 돌풍, 2분기 실적개선 신호탄 쏴 / 코로나19 수혜주 합류
컴투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469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7년과 2018년의 매출은 각각 5079억원과 4817억원이다. 지난 3년간 매출은 조금씩 감소했으나 올 2분기 매출 1475억원을 벌어들이며 전년 동기 대비 18.8%, 전분기 대비 50.1% 라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그동안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2018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1466억원에서 지난해 1295억원으로 떨어졌다. 다만 이번 2분기 영업이익 38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7.8%, 전분기 대비로는 60.9%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컴투스의 대부분의 매출은 ‘컴투스 프로야구2020’, ‘MLB9이닝스20’ 등 야구 게임 시리즈와 ‘서머너즈 워’가 견인하고 있다. 야구 게임분야는 컴투스가 1세대 2G폰 모바일 게임 시절부터 뛰어든 주력 분야로, 여전히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보이며 지난 7월까지 야구게임 매출 1위와 스포츠게임 순위 10위권을 유지했다. 지난 4월에는 한 달 매출 100억원 이상을 달성하며 컴투스 호실적에 기여했다.
하지만 더 주목할 게임은 바로 컴투스가 2014년 출시한 ‘서머너즈 워’이다. 컴투스는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약 82%를 차지하는데 이 중 대부분이 ‘서머너즈 워’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올해 6주년을 맞은 서머너즈 워는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1억 1700만건, 87개국 게임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해외 모바일 게임 시장 내에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컴투스 관계자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 19)로 인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 활력이 돌면서 자사 게임들의 인기가 더욱 치솟았다”며, “매출 비중이 북미는 87%, 유럽은 69% 이상 큰 폭으로 상승하며 그동안 부진했던 실적을 단번에 역전시켰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서머너즈 워의 인기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e스포츠 대회인 ‘SWC’와 현지 마케팅 등으로 자사가 꾸준히 투자한 결과가 드러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도록 콘텐츠 강화 및 현지화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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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너즈 워’의 글로벌 히트 3대 요소/ 장르를 혼합한 높은 콘텐츠 완성도/ 현지화와 마케팅 / 다양한 IP의 활용
‘서머너즈 워 : 천공의 아레나’는 다른 국내 인기 모바일 게임과 인기 궤도가 다르다.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진출하는 다른 모바일 게임들과 달리 서머너즈 워는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있다. 2019년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WC 2019’은 총 상금 21만 달러(약 2억 5000만 원)의 규모로 진행되었다. 월드 결선은 실시간 시청 조회수 125만회를 기록했다. 더불어 지난해 11월 단일 모바일 게임 IP 최초로 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등 사실상 서머너즈 워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더 많은 셈이다.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는 어떻게 해외시장에서 더 성공할 수 있었을까. 첫 번째는 ‘RPG(역할수행게임)’ 장르와 ‘전략게임’ 장르를 접목한 완성도 높은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서머너즈 워는 기존 RPG게임 특성인 캐릭터 육성뿐만 아니라 여기에 턴제 전략 요소와 실시간으로 게이머들과 경쟁할 수 있는 ‘PvP(유저간 실시간 대전)’ 요소까지 같이 즐길 수 있다.
실제로 서머너즈 워가 e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도 RPG와 PvP, 전략적 요소가 다양하게 섞여 있는 덕분이었다. MMORPG가 강세인 한국과 달리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게임 시장은 퍼즐, AOS(실시간 전략 게임), FPS(1인칭 슈팅 게임), 시뮬레이션 등 많은 장르에 게이머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으며 서머너즈 워는 여러 요소를 게임에 도입함으로써 그들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었다.
서머너즈 워가 성공할 수 있었던 두 번째 요인은 차별화된 마케팅과 현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머너즈 워는 현재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태국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 약 20개 언어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각 언어에 해당하는 커뮤니티도 운영 중이다. 또 게임 출시 이후 로스앤젤레스, 뉴욕, 시카고, 멕시코 시티, 밴쿠버 등 14개 주요 도시에서 28번의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며 해외 유저들과 소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세 번째는 서머너즈 워 IP의 다양한 활용으로 게임 자체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먼저 컴투스는 관련 e스포츠 대회인 ‘SWC’를 매년 개최해오고 있으며 지난해 서머너즈 워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이은 애니메이션 ‘프렌즈 앤 라이벌’과 코믹스 시리즈인 ‘서머너즈 워 : 레거시’를 선보였다. 이러한 IP 활용은 게임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관련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통해 서머너즈 워에 대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나아가 신규 유저를 확보하는데 유리한 전략 중 하나이다.
■ 컴투스 송병준 대표의 '도전정신', 글로벌 모바일 게임시장 장악력 높일 듯
컴투스·게임빌 송병준 대표의 경영 철학은 바로 개척정신이다. 지난 2013년 게임빌이 컴투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현재 지분 29.45%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되었다. 2000년 게임빌을 처음 만든 것이 바로 송 대표이다. 그는 ‘피츠넷’이라는 이름으로 1세대 모바일 게임 시장에 뛰어든 뒤 3개월 만에 1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끌어모으며 벤처기업으로서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된다. 이후 ‘게임빌’로 사명을 바꾸고 ‘프로야구 시리즈’, ‘놈’, ‘제노니아’ 등 히트작을 내면서 당시엔 생소했던 모바일 게임 시장을 빠르게 점령해 나갔다.
경쟁사였던 컴투스를 인수하면서 양사는 더 큰 시너지를 얻게 된다. 다른 게임 기업들이 한창 PC와 콘솔게임에 주력하고 있을 때 송 대표는 모바일 게임에만 몰두했다. 당시만 해도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인 2G 휴대폰 단말기 세대이고 모바일 게임은 아주 작은 시장이었다. 그러나 송 대표는 재밌으면서도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을 만들면 승산이 있겠다고 생각해 아무도 모르는 미지의 영역에 뛰어들었다.
이후 컴투스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모바일 게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해 오다가 2014년 ‘서머너즈 워’를 글로벌 히트시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유럽 51개국, 아메리카 55개국을 포함한 세계 234개 국가 이용자들이 ‘서머너즈 워’를 플레이 하고 있다. 이 게임의 해외 누적 매출은 전체의 90%를 기록했다. 따라서 컴투스는 모바일 게임으로만 봤을 때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넥슨의 ‘바람의 나라 : 연’보다도 더 높은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송 대표는 10여년 넘게 모바일 게임만 개발함으로써 특화된 경쟁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문화 상품인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끝장을 보겠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송 대표의 강력한 도전정신은 컴투스의 글로벌 모바일 게임시장의 장악력을 높여줄 핵심적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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