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쿠팡 김범석과 마켓컬리 김슬아의 공통점은 코로나19 속 ‘손실 감수 경영’ 전략
단기적인 이윤 극대화보단 소비자 니즈 충족에 역점, 일시적인 손실 증가를 감수하는 경영 전략의 성패 주목
[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커머스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까지 시행되고 있지만, 다가오는 추석을 앞두고 대규모 ‘물류 대란’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커머스 업계는 계속해서 발생하는 확진자로 인해 물류센터를 열었다 닫기를 반복하는 상황이다. 위기가 지속됨에 따라 수익구조를 맞추기 위한 경영압박이 심해지는 국면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 쿠팡(대표 김범석)과 마켓컬리(대표 김슬아)의 ‘손실 감수 경영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일종의 역발상이다.
마켓컬리는 코로나19확진자 발생이후 대처 방식 및 새벽배송 지연 등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컬리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슬아 대표는 지난달 31일 마켓컬리 회원들에게 자필 서명 메일을 보내며 마스크, 손 소독제 등의 필수 방역 상품 가격 인하와 물류 안정화를 약속했다. 김 대표가 자필 사과문을 발표한 것은 지난 5월 서울 송파구 장지동 상온 1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두 번째다.
김 대표는 메일을 통해 “최근 코로나19와 긴 장마로 올여름 전 국민이 노력하고 있는 상황 속 마켓컬리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긴급 논의를 통해 필수 방역 상품에 대한 큰 폭의 가격 인하를 결정하게 됐다”면서 “또 현재 최선을 다해 상품을 수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주문량이 대폭 증가한 탓에 조기 품절이나 배송 지연 등의 이슈가 발생하고 있어 비상 운영 체제를 가동 중이다”고 밝혔다.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대한 안전하게 고객님의 입장에서 모든 문제를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 대표가 그동안 강조해오던 ‘컬리정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평소에도 직원의 한 사람이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 어떤 상품을 사고 싶을지, 고객의 입장에서 어떤 시간대에 제품을 받아보고 싶은지 등을 고민해왔다. 이러한 '진정성 '을 토대로 한 실행력은 마켓컬리의 빠른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김 대표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정공법을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물류센터 전신 소독기 설치,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방역물품 등 방역 비용 및 인건 비용이 늘었긴 하지만 항상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는 품질과 고객 만족을 위해서 당연한 조치다”고 설명했다.
쿠팡 역시 '이익의 극대화' 대신에 '소비자 만족 극대화'를 선택하고 있다. 올해 초 마스크 가격을 동결한 것을 시작으로 상반기에만 1만2277명의 일자리를 추가 채용했다. 그 결과 쿠팡의 직원 수는 올 상반기 기준으로 7만 8500여명에 달한다. 국내 유통기업 44개사에서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국내 44개 기업이 2519명의 직원을 줄인 것과 대조된다.
특히 쿠팡의 배송직원인 쿠팡친구 일자리 채용이 급증하고 있다. 쿠팡의 배송인력인 쿠팡친구는 지난해 말 기준 5000명에서 올해 7월 1만 명을 돌파하는 등 배송 인원 비중을 계속 늘려가는 중이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인재를 충분히 채용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택배 배송량에도 새벽 배송과 당일배송 약속을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쿠팡은 코로나 초기 당시 마스크 가격을 동결해 수급 안정에 기여한 바 있다. 물론 이런 조치는 손실 요인이다. 쿠팡은 지난달 27일 알베르토 포나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사내 이메일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연간 5000억 원 이상의 추가지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쿠팡 관계자는 “올해 초 마스크 대란이 발생했을 때 당시 마스크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초기 가격대로 판매하기 위해 비싸게 매입해 전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대량의 손해를 감수하게 됐다”며 “고객과 직원 모두의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방역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쿠팡과 마켓컬리 두 기업은 당장의 이익이 목적이 아닌 소비자와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손실 감수 경영 전략’을 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단기적 이윤 극대화보다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경영전략의 성패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이와 관련 쿠팡이 만성적인 적자폭을 줄이는 등 빠르게 실적개선을 이뤄내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쿠팡의 지난 해 매출은 7조원 대를 넘어섰고 영업손실은 시장 예상치 2조원을 큰 폭으로 밑도는 7000억원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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