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이 일하는 법(1)] 김영진 회장이 입증한 '몰입의 법칙', 휴가 끝판왕은 실적도 좋다
쉴 때 쉬어야 실적도 상승? 연차 25개 부여하고 출산휴가 장려해도 코로나19중 실적 개선
헨리 포드는 통조림 공장에서 영감을 얻어 컨베이어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소품종 대량생산시대를 열었습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시대로 넘어오면서 소수인원이 팀을 구성해 작업하는 ‘워크 셀’이 대세가 됐습니다. 명품차 페라리는 한 명의 장인이 한 대의 차를 완성시키는 방식을 통해 생산됐습니다. 이처럼 걸작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탄생합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일하는 방식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산업과 기업의 특징과 장점에 따라서 무궁무진하게 변형되는 추세입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하는 법’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합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일하는 법’에 대한 뉴스투데이의 기획보도는 혁신을 갈망하는 기업과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편집자 주>편집자>
[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제약업계 근무자에게 한독은 워라밸 천국으로 불린다. 한독의 연차 개수가 무려 25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승진을 앞두고도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는 육아휴직은 덤이다. 이 때문에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타 제약사 직원들이 이직하고 싶은 제약사 최상위권에 드는 회사로 꼽고 있다.
한독이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연차 개수는 25개로 직장인에게 평균적으로 지급되는 법적 연차가 15일인 것을 고려했을 때 약 1.6배 이상인 셈이다. 또 사용하지 않은 연차에 한해서는 연차 보상금까지 지급해준다. 지급된 연차 중 사용하지 못한 연차 일수에 비례해 보상금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한독에 다니는 직장인 A 씨는 “25일을 다 쉴 수는 있지만 연차 개수의 절반은 연차 보상금이 따로 나와 굳이 다 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한독은 워킹맘들에게도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육아 휴직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복귀한 뒤에도 불이익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한독은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제약업계에서 최초로 육아휴직을 도입한 곳이다.
한독 관계자는 “여자 직원들은 물론 남자 직원들도 지속해서 육아휴직을 쓸 만큼 자유로운 편이다 ”면서 “지난 2013년에는 제약 업계 최초로 남성 육아 휴직을 허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독에서는 임신 중인 여성이 최종 합격하는가 하면 육아 휴직 중에 승진한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육아휴직 제도를 사용해도 불이익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리면서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 제도를 활용해 가정에 충실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 직원의 수도 다른 제약사 대비 많은 편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독의 직원 수는 남자 547명, 여자 406명이다. 국내 주요 제약사의 전체 직원 비율에 있어서 남성 직원이 여성 직원 대비 2배 이상 차이 나는 것과 비교했을 때 한독의 여성 직원 비율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 같은 휴가 복지 제도를 장려하는 사내 분위기는 김영진 한독 회장이 추구하는 경영 철학과도 연결된다. 한독관계자는 "직원들이 행복하게 성장해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는 최고경영자(CEO)의 철학에 따라 다양한 복지제도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강조했다. .
한독 관계자는 “사실 복지 제도라는 것도 원래 기본적으로 모든 회사에서 탑재된 제도이지만 한독은 유독 기본에 충실해 원래 있던 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권장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 같다”면서 “복지제도 이외에도 직원들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제도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독은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5월 ‘남녀 고용 평등 우수기업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공정한 채용과 인사제도로 직원에게 평등한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또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등 가족친화제도로 직원의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다양한 근무 환경을 조성한 점 역시 표창을 수여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 일할 땐 일하고 쉴 땐 확실히 쉬는 사내 분위기…코로나19에도 2분기 실적 큰 폭 개선
한독은 지난해 매출액 4730억 원, 영업이익 27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9%, 24.4% 성장한 수준이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398억 7602만 원으로 전년 대비 464.6% 성장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한독은 2분기 매출액 1210억 원, 영업이익 8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23% 증가하며 위기 속 강한 기업의 면모를 보여줬다.
한독 관계자는 “케토톱, 훼스탈 등 자사 제품 매출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고 또 전체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도 매출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도 동반 상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한독을 놀 땐 놀고 일할 땐 일 하는 분위기가 잡혀 있는 제약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압도적인 연차 수와 탄탄한 복지 제도를 누리며 충분히 쉬는 대신 일할 때는 집중도가 높고 회사를 위해 열심히 창의적으로 근무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한독의 사례는 "휴가 끝판왕이 실적도 좋다"는 법칙을 만들어 내고 있다.
다만 한독은 유독 주식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식 시장이 안정세를 찾으면 한독의 최근 실적을 반영해 빠른 반등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독은 워라밸 측면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는 그야말로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면서 “요즘은 연봉보다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대기업에서도 한독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잦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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