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이 일하는 법 (1)] 두마리 토끼 잡은 ‘오픈 이노베이션’, ‘카나브’ 넘어서나

한유진 기자 입력 : 2020.09.10 06:44 ㅣ 수정 : 2020.09.16 16:26

62년 간 흑자 기조 유지하는 ‘안정성’ 과 매출 5000억원 돌파한 ‘성장성’ 입증 / 주력제품인 고혈압 치료제 안고 이제 항암 영역으로 확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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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포드는 통조림 공장에서 영감을 얻어 컨베이어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소품종 대량생산시대를 열었습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시대로 넘어오면서 소수인원이 팀을 구성해 작업하는 ‘워크 셀’이 대세가 됐습니다. 명품차 페라리는 한 명의 장인이 한 대의 차를 완성시키는 방식을 통해 생산됐습니다. 이처럼 걸작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탄생합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일하는 방식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산업과 기업의 특징과 장점에 따라서 무궁무진하게 변형되는 추세입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하는 법’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합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일하는 법’에 대한 뉴스투데이의 기획보도는 혁신을 갈망하는 기업과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편집자 주>

     

 
사진은 보령제약 건물이다 [사진출처=보령제약]
 

[뉴스투데이=한유진 기자] 보령제약(공동대표 안재현, 이삼수 사장)은 제약업계에서 ‘알짜경영’기업으로 손꼽힌다. 창사 이래  62년 동안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지난 해에는 매출 5000억원을 넘겨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처럼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보령제약의 일하는 법 중 가장 큰 특징은 ‘오픈 이노베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에 대한 위험부담과 연구개발(R&D) 비용을 줄이는 반면에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기업과 공동 성장하면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인 셈이다.

■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전략을 말한다.

기업 내부의 R&D 활동을 중시하는 것이 ‘폐쇄형 혁신’이다. 아웃소싱은 한쪽 방향으로 역량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기업 내외의 경계를 넘나들며 기업의 혁신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방형 혁신’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 최근 오픈 이노베이션은? 공동신약 개발 업무 협약 체결

지난 8일 보령제약과 보령제약의 자회사로 면역세포치료제 전문기업인 바이젠셀은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R&D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다양한 면역세포치료제의 성공적인 개발과 상업화를 촉진할 계획이다.

보령제약은 일전에 고혈압 치료제 신약 카나브 개발 및 상업화를 성공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젠셀과 함께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신약개발에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항암분야의 신약파이프라인 및 포트폴리오를 확대함으로써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선 보령제약의 주력 제품인 카나브 패밀리와 함께 매출 신장을 견인할 다른 품목을 개발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보령제약의 자회사인 바이젠셀은 기술특례 상장 기업 선정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보령제약과 바이젠셀의 공동 성장 여부는 눈여겨 볼 대목이다.

■ 보령 디헬스커버리(D:HealthCovery) 출범으로 투자기업과의 공동성장 도모

지난 달에는 디지털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펀드 ‘보령 디헬스커버리(D:Health Discovery)’를 출범시켰다. 총 10억원 규모의 출자액으로 운영되는 ‘보령 디헬스커버리’ 펀드는 국내 최초로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연결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한 ‘더인벤션랩’이 파트너사로 운영을 함께 한다.

투자 외에도 보령제약 및 관계사와의 공동 사업화 기회 제공, 비즈니스 고도화 지원, 헬스케어분야 네트워크 연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 기업과의 공동 성장을 도모할 예정이다.

보령제약의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이 타 제약회사들보다 비교적 낮다. 2017년 7.56%(319억원), 2018년 7.23%(333억원), 2019년에는 7.19%(376억원)을 기록했다. 혁신형 제약기업의 평균 R&D 투자 비율은 11.5% 정도다. 이처럼 낮은 수치는 보령제약이 내부 R&D 투자보다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적 혁신)에 치중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 주력 제품인 고혈압 치료제를 넘어 항암치료제 개뱔, 오픈이노베이션의 효율성 주목돼

보령제약은 2011년 자체 개발한 고혈압 치료제 신약 ‘카나브’를 넘어 항암제 분야에서도 리더십을 구축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항암치료제 개발에서도 오픈이노베이션 시스템이 효율성을 발휘할지가 관전 포인트이다.

사업보고서에서 2019년 주요 제품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제품군 중에서는 고혈압 치료제인 카나브 패밀리가 매출 1위(716억원)를 차지했다. 카나브는 4종의 복합제를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제품수명과 매출 규모를 확대하고 있어 수익성이 향상될 것으로 평가된다. 보령제약에 따르면 올해 2종의 카나브 복합제를 출시 할 예정이다. 두 종 모두 고지혈증 동반 혈압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이상지질혈증 성분인 스타틴을 담았다. 현재 카나브패밀리는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일라이 릴리의 항암치료제 ‘젬자’의 국내 권리를 확보한 바 있다. 더불어 회사는  전문의약품(ETC)부문 산하에 있던 항암 사업본부를 별도의 항암제사업부문으로 독립시키며 항암분야 신약 개발 의지를 높이고 있다. 따라서 항암제 분야에서 보령제약의 시장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 창사 이래 줄곧 흑자기업 / 2019년 매출 5000억원 돌파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보령제약의 매출은 지난 2017년 4227억원에서 2018년 4604억원으로 증가했고 2019년에는 524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7년 102억원에서 2018년 249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2019년에는 39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창사 62년 만에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5000억원 돌파는 사실상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의 힘이 컸다. 2019년 카나브 패밀리의 매출은 716억원으로 전년 대비(575억원) 141억원 정도 뛰었다.

제약업계에서 매출 5000억원이 갖는 상징성은 크다. 국내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약가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낮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반이 탄탄한 중견 제약사들도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올 상반기 매출은 2687억원, 영업이익 230억원으로 지금 같은 속도라면 올해도 연 매출 5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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