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일하는 법(1)] 모빌리티 시대 이끌 박정국 대표의 애자일 조직론, 인재개념 진화시킨다
실리콘밸리 기업에서처럼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중요해져 / 모빌리티 부문 뿐만 아니라 내연기관 파트도 변신 중
헨리 포드는 통조림 공장에서 영감을 얻어 컨베이어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소품종 대량생산시대를 열었습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시대로 넘어오면서 소수인원이 팀을 구성해 작업하는 ‘워크 셀’이 대세가 됐습니다. 명품차 페라리는 한 명의 장인이 한 대의 차를 완성시키는 방식을 통해 생산됐습니다. 이처럼 걸작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탄생합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일하는 방식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산업과 기업의 특징과 장점에 따라서 무궁무진하게 변형되는 추세입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하는 법’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합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일하는 법’에 대한 뉴스투데이의 기획보도는 혁신을 갈망하는 기업과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편집자 주>편집자>
[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자동차산업이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현대모비스는 굳건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올해 2분기까지 8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10.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모비스에서는 일하는 방식의 대변화가 진행 중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자동차시장은 내연기관차시대에서 전기차 및 수소차 등 친환경차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의 등장에 따라 정보기술(IT) 관련 기업과도 경쟁해야 한다. 이에 따라 현대 모비스 역시 정보통신기술(ICT) 융합과 공유경제, 인공지능(AI), 스마트 모빌티 등과 같은 미래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내연기관 부품 생산 위해서는 ‘노하우’와 ‘경험’ 이 중요 / 모빌리티 시대에는 ‘순응’보다 ‘주도적 역량’이 중요해져
현대모비스는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제조 업체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와 함께 성장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회사의 공동 대표이사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수석 부회장, 박정국 사장 등이다. 박정국 사장은 전문경영인으로서 ‘일하는 법의 변화’와 ‘기술인재 육성’을 기치로 내걸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박 사장은 2016년부터 3년간 현대차그룹의 엔진, 부품 생산업체인 현대케피코의 대표였다. 그는 현대차에서 성능시험실장과 미국기술연구소장, 중앙연구소장, 성능개발센터장, 시험담당 임원, 연구개발기획조정 실장 등 주요 연구개발 보직을 거치며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을 이끈 핵심 임원으로 성장했다.
박사장이 추동하는 ‘변화된 일하는 법’에서는 창의적 인재가 중요해지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 생산을 위해서는 수십 년간 축적되온 노하우와 경험을 최대한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전기차, 자율주행차와 같은 미래차 부품생산은 새로운 일이다.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지시에 순응하는 태도’가 아니라 ‘주도적 역량’이 발휘돼야 한다. 박 사장은 지난 6월 바로 이런 방식으로 현대모비스의 시스템을 개선해 궤도 위에 올려 놓았다.
■ Agile 조직으로 변신한 지 3개월 넘어/현대 모비스 관계자, “보고 간소화 등 업무 효율성 높아져”
현대모비스는 지난 6월 1일부터 급변하는 경영환경, 미래차 산업지형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 방향은 애자일(Agile. 민첩한) 조직이다. 신속하고 민첨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다양한 시장상황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포인트이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앞서 도입한 방식이다.
기존의 내연기관 부품은 과거의 경험과 검증된 방법이 중요하지만 전기차, 자율주행차 부품생산 같은 새로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창의적 문제해결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부서는 본부, 사업부가 혼재되어 있었으나 이를 6개의 사업부, 10개 부문 (각 사업부 성과달성 지원 및 전사 조정역할 수행)으로 개편했다. 사업부는 전장, 섀시안전, 모듈, 전동화, 램프, 서비스부품 등으로 나뉜다. 중요한 것은 각 제품군 별로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 받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또한 중간 단계 조직을 폐지해 의사결정 체계를 최대 7단계에서 3~4단계로 축소했다. 특히 연구개발(R&D)조직은 ‘BU(Business Unit)-랩-섹터-셀’로 재편했다. 사업부문이 라인조직의 명령에 의존하지 않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이다.
이 같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일어난 지 3개월이 흘렀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조직개편으로 인한 가시적인 성과를 강조하기는 어렵지만, 보고 방식의 간소화 등으로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업무 효율성이 높아져 목적에 맞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조직개편은 기존 내연기관 부품 생산그룹과 모빌리티 부품생산 그룹에 모두 적용됐다”고 전했다. 성장동력 사업인 모빌리티 부품생산의 발전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기존 주력사업이던 내연기관 부품 생산 역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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