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국내 유통업·IT 기업들이 잇따라 ‘퀵커머스(Quick-Commerce)’에 뛰어들면서 업체들의 이용회원수 확보 등 시장 주도권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주문 즉시 배송하는 ‘퀵커머스’판을 깐 건 마켓컬리다.
2015년 마켓컬리는 자사앱에 접속해 밤 11시 전에 채소와 과일 등을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 전에 문 앞에 배달하는 새벽 배송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주문 즉시 다음 날 눈을 떠 바로 받아 볼 수 있다’는 새벽 배송 시장 경쟁의 포문을 연 것이다.
하지만 최근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앱 업체들은 ‘주문 즉시 30분 안에 배송이 가능합니다’라는, 마켓컬리 새벽 배송보다 더 빠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마켓컬리와 배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첫째, ▶ 타깃이 다르다는 점이다.
마켓컬리는 특히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도가 높다. 또 배달이 특정 일부 지역에 국한되지도 않는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2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신혼부부와 30대 연령층이 이용률이 가장 높다”면서 “특히 계란 한 알이 아니라 한 판 이렇게 판매해 제품에 대한 수요층이 타사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운영중인 ‘B마트’는 1,2인 소형 가구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주문 품목으로 이를 알 수 있는데, 계란 2구, 두부 300g 1개 등 1인이 한 끼에 필요한 양을 판매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B마트 타깃은 1,2 소형 가구”라면서 “생필품이나 간편식(HMR) 주문량이 특히 많다”고 말했다. 배민이 B마트 사업모델을 구축한 것은, 최근 3년 우리나라 가구수를 정통한 비즈니스 모델로 관측된다.
지난달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총가구는 2089만1000 가구로 나타났다. 가족으로 이루어졌거나 가족이 아니어도 5인 이하로 이루어진 일반 가구는 2034만3000 가구로 이 중 1인 가구(614만8000명)가 차지하는 비중은 30.2%로 전녀(29.3%)보다 0.9%포인트 증가했다.
또한,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일반 가구에서 1인 가구는 561만000명으로 28.6%였는데, 2018년(584만9000명) 29.3%, 2019년(614만8000명) 30.2% 수준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둘째, ▶ 품목 가짓수와 볼륨에 차이가 있다.
마켓컬리의 경우 주문 가능한 품목은 1만여 개로 배민 B마트 5000여 개의 2배 수준이다. 품목 가짓수가 이처럼 차이가 나기 때문에 물류 센터의 규모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마켓컬리의 물류 센터는 서울 장지동, 경기 남양주 화도,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 그리고 현재 센터를 짓고 있는 김포까지 도합 4군데이며, 물류 센터 부지를 매입해 운영하고 있다. 공사 중인 김포 센터는 나머지 3군데 센터장을 합친 면적보다 더 큰 규모다.
반면, 배민의 경우 소형 가구를 타깃으로 해 마켓컬리처럼 대규모 면적의 물류 센터가 필요하지 않다. 배민은 현재 총 30개의 물류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센터 공간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규모면에서는 배민이 소규모일지 몰라도 성장 속도는 매우 가파르다. 배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15개였던 물류 센터는 올해 1분기에 추가로 15개가 늘었다.
셋째, ▶ 마켓컬리는 주문에서 배달까지 반나절, 배민은 30분 이내
마켓컬리는 밤 11시 이전에 주문을 완료해야 다음 날 아침 7시 이전에 배달을 완료한다. 마켓컬리는 새벽 배송 문을 열었지만, 해가 지고 난 다음 해가 뜬 뒤에 물품을 받아 볼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반면, 배민의 B마트는 주문을 완료한 시점으로부터 30~40분 이내 배달이 완료된다. 배민과 마켓컬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문 즉시 배달 여부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