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보험업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보험료 카드결제
수익성 악화에 보험료 인상 불가피…카드 수수료 인하가 우선이란 주장도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정부가 보험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법안을 발의하자 보험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경영전략상 수수료 부담을 감수하면서 카드를 받고 있는 중소보험사는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우려가 높다. 다만 소비자 편익이 근본적 취지라면 카드수수료 인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험사가 보험료를 카드로 받는 것은 그동안 보험업계의 단골 논쟁거리였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소비자 편익을, 보험사는 수수료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소비자가 카드로 보험료를 납입하게 되면 보험사는 카드사에 2% 안팎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에 보험업계는 우려를 나타내는 것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카드납부 활성화를 꾸준히 주문해왔다. 하지만 보험사의 반발이 워낙 거센 데다 법적으로 강제할 근거가 없어 사실상 권고 수준에 그쳤다. 이에 지난 2018년 금융감독원은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 생명·손해보험협회와 ‘카드납 지수(전체 수입보험료 가운데 카드 결제 수입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를 개발해 공시화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나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소비자가 신용카드 결제를 원하면 보험사가 이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함에 따라, 다시금 카드납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정문 의원은 소비자가 신용카드·직불카드·선불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하고자 할 경우, 보험사가 반드시 받아들여야 하며 거절 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는 처벌조항을 발의했다.
■ 보험사마다 카드납 비중 상이 / 손보업계 “수수료 부담은 이미 감수하고 있어”
21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2분기 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한 지수는 △생명보험사 4.5% △손해보험사 16.5%이다.
생명보험사에 비해 손해보험사의 카드납 지수가 더 높은 이유는 자동차 보험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자동차 보험은 1년에 한 번씩 보험료를 내 상대적으로 수수료 부담이 적어 카드납이 허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에 생명보험사의 상품은 대개 보험료 납입 기간이 길고 보험료 규모도 큰 상품이 많아 수수료 부담이 매우 크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도 중소형보험사는 대형보험사에 비해 카드납의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카드납 비중이 가장 높았던 보험사는 캐롯손해보험으로 93.1%에 달한다. 에이스보험이 64.1%, AXA손해보험이 51.3%로 그 뒤를 이었다. 10~20%대를 기록한 대형 손해보험사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대해상의 카드납 비중은 12.2%, KB손해보험이 15%, DB손해보험이 16.5%, 삼성화재가 19.5%로 10~20%대로 나타났다.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 A씨는 “대형 보험사에 비해 영업력에 한계가 있어 홈쇼핑이나 텔레마케팅을 활용한 판매가 많다보니 신용카드를 이용한 납부를 많이 받는 편이다”며 “경영전략상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수수료로 인한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
■ “수익성 악화될 것”이라 주장하는 보험사들… 도리어 보험료 인상될까?
보험업계는 카드납을 강제할 경우,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보장범위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수익률이 감소한 상황에서 수수료 부담까지 가중될 경우, 타격이 크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카드사로 하여금 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도록 하는 것이 먼저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 B씨는 “현재로선 그 인상폭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카드납 비중이 높아지면 보험료 인상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 C씨는 “소비자 편익을 위한 것이라면 보험사에만 카드납을 강제할 것이 아니라 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