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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속 ‘약자의 비애’ 고착화, 전국민고용보험제 힘받나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일시적 안정과 재확산이 반복됨에 따라 내년에도 ‘고용 양극화’ 현상이 심각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규직 근로자보다 비정규직 근로자 및 자영업자가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실직 및 소득감소와 같은 경제적 고통에 더 심각하게 노출되는 현재의 구조가 개선되지 못한다는 이야기이다.
현대경제연구원(대표이사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은 4일 펴낸 '2021년 국내 경제 이슈' 보고서에서 "국내 경기는 매우 완만한 '비대칭 U자형' 회복 곡선을 보일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내년 하반기 정도에는 코로나19 이전 경제상황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제적 하위계층의 빈곤문제는 개선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노동시장은 확장적 통화 및 재정정책에 의해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다소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종사상지위, 연령 및 산업별 차별화 양상은 굳어지고 있다.자영업을 중심으로 한 특정 업종의 영업 중단, 기업의 신규 채용 축소 등이 특정 직업집단이나 연령층에게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는 양상이다.
코로나19 확산이 두드러졌던 지난 2분기에 전 소득 구간에서 소득이 감소하는 가운데 특히 소득 1~2분위에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했다.
■ 비정규직 실직 위험 공식 통계 없어 / 민간단체 조사, "비정규직 코로나19 실직경험은 정규직의 7.3배"
그렇다면 비정규직 근로자의 실직 위험성은 정규직에 비해 어느 정도 높을까. 이에 대한 정부의 공식 조사 결과는 없다. 하지만 지난 달 21일 민간공익단체인 직장갑질119가 발표한 ‘코로나와 직장생활 변화 3차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상황은 심각하다.
고용보험 미가입 비정규직의 코로나19 이후 실직경험 비율은 정규직의 7.3배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의 실직 경험 비율은 31.3% 인데 비해 정규직은 4.3%에 그쳤다.
고용보험이라는 사회안전망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계층이 위기에 가장 취약한 역설적 양극화구조가 확인된 것이다. 이 조사는 지난 달 7일부터 10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알바몬의 최근 설문조사에 의하면 알바 구직자 1,977명 중 83.6%가 “코로나19이후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 이는 알바 일자리의 제공자인 자영업의 몰락에서 기인한 것이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7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7월보다 11.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고용양극화 현상이 현대경제연구원의 전망처럼 지속될 경우, 정부가 오는 2025년 완성을 목표로 추진중인 ‘전국민고용보험제’가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권두섭 직장갑질119 대표는 "전국민고용보험법 통과와 제도 안착에 시간이 걸린다면, 실직자나 소득이 감소한 사람들에게 6개월 정도 평소 임금의 63% 수준인 고용유지지원금을 주면 제도 시행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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